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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리포트] 공정위가 "기업 쪼개라" 명령?…"위헌 소지"

[the L] 과도한 재산권 침해·글로벌 경쟁력 약화 우려…日, 도입하고도 적용 사례 없어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을 강제로 쪼개도록 하는 '기업분할 명령제'의 도입을 검토하고 나서면서 법조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재산권의 과도한 침해라는 점에서 위헌 소지가 있는데다 글로벌 경쟁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라는 지적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관계부처와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정거래법 집행체계 개선 TF(태스크포스)'를 통해 기업분할 명령제 도입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상조 공정위 위원장은 지난 6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기업분할 명령제와 계열분리 명령제는 필요하다"며 "다만 발동될 수 있는 상황이나 충격은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업분할 명령제란 시정조치나 과징금만으로는 시장지배적 기업의 독과점 행위를 막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당국이 경쟁 촉진을 위해 강제로 해당 기업을 분할시키는 제도를 말한다. 


국회에선 이미 이 같은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발의돼 계류 중이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개정안은 공정위가 기업분할 또는 계열분리를 목적으로 '시장구조 개선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안은 공정위가 기업분할을 위한 소송을 법원에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기업분할 명령제는 지금 공정위가 내릴 수 있는 시정조치나 과징금으론 독과점 기업들의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법조계 일각에선 기업분할 명령의 경우 강제성이 크고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혁규 변호사(도언 법률사무소)는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는 강력한 명령이라는 점에서 위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기업들이 국경도 없는 무한경쟁을 벌이는 시대에 걸맞지 않는 낡은 규제란 의견도 나온다. 강정규 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이사)는 "글로벌 경쟁시대에 기업분할 명령제가 적합할지 의문"이라며 "이 제도의 적용을 받지 않는 다른 나라의 해당 분야 기업 때문에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기업분할 명령제가 도입된 일본도 이런 이유들 때문에 실제 기업분할 명령이 내려진 사례가 없다. 미국 역시 1982년 대형 통신사 AT&T에 대해 기업분할 명령이 내려진 뒤 35년 동안 적용 사례가 없는 실정이다.


기업분할 명령제와 같은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는 것보다 현행 제도를 잘 활용하는 것이 더 실효성이 높다는 주장도 있다. 이필우 변호사(법무법인 콤파스)는 "기업분할 명령제를 도입하더라도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현재의 제도를 유지하되 과징금을 크게 높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분할 명령 없이도 현행 법 내에서 가능한 시정명령을 통해 유사한 효과를 내는 게 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퀄컴이 이동통신 표준기술에 대한 표준필수특허(SEP)를 독점하고 경쟁사와 휴대폰 제조사 등에 불공정한 라이선스 계약을 강요했다며 퀄컴 본사와 라이선스·모뎀칩셋사업부 등 3개 회사에 역대 최대 규모인 1조3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휴대폰 제조업체들과의 부당한 계약을 금지하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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