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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사진=뉴스1 |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이 자신의 업무수첩을 두고 "100% 박근혜 전 대통령(65)이 다 말씀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 수첩엔 국정농단 사건이 일어난 기간 동안 박 전 대통령이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세세히 기록돼 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성사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61)의 이름도 적혀 있다.
안 전 수석은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이재영) 심리로 열린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61)과 홍 전 본부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 "업무수첩에 홍 전 본부장의 이름이 적혀있다. 공단 이사장이면 몰라도 대통령이 본부장 이름까지 정확히 집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대통령이 실명까지 거론한 게 맞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이에 문 전 장관 측에서 "증인(안 전 수석)이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할 사항을 미리 정리한 것 아니냐"고 따지자 안 전 수석은 "제가 미리 정리하는 것이었다면 글씨를 더 잘 썼을 것"이라며 부정했다.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이 말하는 것을 주제별로 번호를 적으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100% 박 전 대통령이 다 말씀하신 것"이라며 "따로 제 의견을 적을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 도중 박영수 특별검사팀 측에서 안 전 수석의 수첩 중 지난해 1월30일자 부분을 제시하면서 "대통령이 말한 게 맞느냐"고 묻자 안 전 수석은 "네"라고 답했다. 이 부분엔 홍 전 본부장의 이름과 함께 '국민연금', '최광'이라는 글귀가 있었다.
이 부분을 두고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이 홍 전 본부장과 최광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사이의 알력다툼을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최 전 이사장은 앞서 이 재판의 증인으로 나와 청와대가 홍 전 본부장을 연임시키려 해 갈등이 있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아무래도 국민연금이 보건복지부에도 사용되고, 국내·해외 투자에도 많이 활용되기 때문에 기금 운용 활용에 대해 여러 말씀을 많이 하셨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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