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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朴 청와대, 총선 여론조사 비용 5억도 국정원서 상납

[the L] 국정원, 靑 정무수석실 요청으로 지급…靑 상납된 특수활동비, 40억 훌쩍 넘을 수도

 


박근혜정부 청와대가 지난해 20대 총선을 앞두고 자체적으로 실시한 비공개 여론조사 비용 5억원을 국가정보원에 요구해 특수활동비로 상납받았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매월 정기적으로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건네받은 것과 별개로 필요에 따라 국정원으로부터 돈을 끌어다썼다는 뜻이다. 이 같은 사례들이 추가로 확인될 경우 박근혜정부 시절 청와대로 흘러간 국정원 특수활동비 규모는 당초 알려진 40억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1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박근혜정부에서 4년간 국정원 예산을 담당했던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등 전·현직 국정원 직원들을 최근 수차례 소환조사하면서 이 같은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진술에 따르면 지난해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20대 총선 결과를 예측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실시한 비공개 여론조사 비용을 사후정산해야 한다며 국정원에 자금을 요청했다. 이에 국정원은 특수활동비 5억원을 정무수석실에 지급했고, 정무수석실은 이 돈으로 여론조사 비용을 정산했다. 지난해 청와대 정무수석에는 6월까지 현기환 전 수석, 이후에는 김재원 전 수석이 재직했다.

지난해 4월 청와대 정무수석실 소속 신동철 당시 정무비서관은 4.13 총선 결과를 예측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고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비공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총선 직전 신 전 비서관은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의 과반의석 확보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현 전 수석에게 보고했으나 현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에게 과반의석 확보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결과, 새누리당은 122석을 따내는 데 그치며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123석)에 밀려 원내 제2당으로 전락했다. 이후 현 전 수석은 총선 패배 등의 책임을 지고 정무수석 자리에서 물러났다.

전날 검찰은 박근혜정부의 실세로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렸던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을 국정원으로부터 약 40억원의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은 혐의로 전격 체포했다. 두 사람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 전 비서관과 안 전 비서관을 상대로 국정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건네받은 경위와 돈의 용처를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이른바 '문고리 3인방' 가운데 남은 한명인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도 국정원의 특수활동비를 나눠받은 혐의로 소환 조사키로 했다. 만약 이 전 비서관과 안 전 비서관까지 구속된다면 '문고리 3인방'이 모두 수감자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이 전 비서관과 안 전 비서관은 국회 불출석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을 뿐 그동안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처벌을 받지 않아왔다.

또 검찰은 이날 이·안 전 비서관 뿐 아니라 남재준·이병기·이병호 등 박근혜정부 국정원장 3명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자택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조 전 수석은 비서관들과는 별개로 국정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 전직 국정원장들은 청와대 측에 특수활동비를 건네준 혐의다.

한편 검찰은 최근 이헌수 전 실장으로부터 "이병호 전 원장의 지시로 안 전 비서관에게 매월 1억원씩 직접 특수활동비를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병호 전 원장의 전임자인 남 전 원장과 이병기 전 원장은 특수활동비 예산에서 매월 5000만원씩 현금을 마련하라고 지시하고 이를 이 전 비서관에게 직접 전달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남 전 원장은 2013년 3월~2014년 5월, 이병기 전 원장은 2014년 7월~2015년 2월, 이병호 전 원장은 2015년 3월부터 지난 6월까지 국정원장으로 재직했다.

검찰은 국정원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대기업을 압박해 보수단체에 자금지원을 하게 한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의혹 사건을 수사하던 중 이 전 실장이 관리하던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청와대로 흘러간 단서를 포착, 인지수사에 착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 관계자들이 국정원 간부들로부터 돈을 상납받은 혐의"라며 "공무원이 금품을 수수하면 당연히 뇌물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청와대를 거쳐 정치권으로 흘러간 사실이 드러날 경우 '국정원발 게이트'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검찰은 아직까지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국회의원 등 정치권으로 유입된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이 청와대에 수십억대 금품을 상납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금품을 받은 청와대 참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가법)상 수뢰(뇌물수수), 국정원장들은 뇌물공여, 특가법상 국고손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를 적용받게 된다. 검찰 관계자는 상납된 돈의 규모와 관련, "전직 국정원장 3명과 전직 청와대 수석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고, 전 청와대 비서관들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될 정도의 수준"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박근혜정부 뿐 아니라 이명박정부 청와대로까지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전 정부에 대해서라도 증거가 나온다면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관 출신 변호사는 "형법상 뇌물수수는 공소시효가 7년, 특가법 사건의 경우 10년"이라며 "이명박정부 청와대의 경우도 만약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받은 단서가 있다면 검찰의 사정권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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