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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은택씨./ 사진=뉴스1 |
박근혜 전 대통령(65)의 '비선실세'인 최순실씨(61)를 등에 업고 이른바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하며 각종 이권을 챙기다 재판에 남겨진 광고감독 차은택씨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차씨 사건에서도 법원은 박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지목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22일 강요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차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차씨와 함께 기소된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 추징금 3700만여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포레카 강탈미수 △KT 인사 개입·광고 몰아받기 △차명 회사를 통해 정부가 발주한 광고 일감 수주 △회사 자금 20억원 횡령·횡령자금 세탁 등 차씨 혐의 전부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차씨는 최씨와 공모해서 포레카를 단독으로 인수하려는 중소 광고사 컴투게더 대표를 지속적으로 협박해서 지분을 넘기게 하려다 미수에 그쳤다"며 "KT를 압박해서 지인을 채용하게 하고, 광고를 전담하는 직위로 전보하게 해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를 광고대행사로 선정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또 "차씨는 최씨의 지시에 따라 포레카 강요미수 사건의 범행을 지시하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영향력을 가진 최씨에게 KT 채용을 부탁하는 등으로 범행의 단초를 제공했다"며 "차씨는 청와대의 요구를 받은 기업인이 느낄 압박감을 이용해서 기업경영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을 차씨의 공범으로 지목했다. 차씨가 KT 인사에 개입하고 광고를 몰아받는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이 개입한 점을 사실로 인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차씨의 지인이 KT에 채용돼 보직을 옮긴 과정을 보면, 차씨는 최씨에게 지인의 채용을 부탁한 사실이 있다고 자인했다. 그리고 그쯤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황창규 KT 회장에게 전화해서 'VIP 관심사'라고 하면서 채용과 광고대행사 선정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 회장은 이런 요구를 거절할 경우 어떤 불이익을 받을까 염려해 정기 인사 시기가 아닌데도 차씨의 지인을 채용하고 보직을 변경해주기까지 했다. 또 기존 심사기준을 변경해 차씨 회사를 광고대행사로 선정했다"며 "차씨가 최씨,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황 회장을 압박했다는 점은 충분히 유죄로 인정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송 전 원장이 포레카 강탈미수 사건에 가담한 점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송 전 원장은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발생할 위험을 언급하면서 컴투게더 대표를 압박하는 등 범행에 가담한 정도가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송 전 원장은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 취임한 이후 대표를 지냈던 회사의 법인카드를 계속 사용해 3700만원의 이득을 취한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 판단을 받았다. 재판부는 "송 전 원장은 '영업을 도와줄 테니 카드를 계속 쓰게 해달라'고 했다"며 "회사 관계자가 법인카드 반환을 요청하자 자신이 아닌 제3자가 카드를 쓴 걸로 해달라는 등 위증도 요구했다"고 했다.
이외에 포레카 강탈미수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와 김경태 전 모스코스 이사도 유죄 판단과 함께 각각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이들과 함께 공범으로 기소된 김홍탁 전 모스코스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김 전 대표가 컴투게더 대표를 만나 30분이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만 있다가 자리를 뜬 점 등을 고려하면 김 전 대표는 포레카 인수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에서 낸 증거만으로 김 전 대표의 혐의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만큼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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