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 의혹을 받고 있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법원이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의 석방을 결정했다. 김 전 장관은 이명박정부 시절 군 사이버사령부를 동원해 정치공작을 벌인 혐의 등으로 구속됐지만, 이에 불복 재심사를 청구했다. 법원은 김 전 장관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서울중앙지법 제51형사부(부장판사 신광렬)는 22일 "김 전 장관의 구속적부심 심사 신청을 인용, 석방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의자(김 전 장관)의 위법한 지시 및 공모 여부에 대한 소명 정도, 변호 내용 등에 비춰볼 때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주거가 일정하고,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김 전 장관은 지난 20일 법원에 구속적부심을 청구했다. 구속적부심은 피의자가 구속이 정당한지 법원에 다시 한 번 판단을 구하는 절차다.

김 전 장관은 재임 기간(2010∼2014년) 동안 연제욱 전 사이버사령관 등에게 정부와 여권을 지지하고 야권을 비난하는 사이버 정치관여 활동을 할 것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이 같은 활동에 추가로 투입할 군무원을 선발하면서 친정부 성향을 확인하고 면접에서 호남 지역 출신을 배제하도록 조치한 혐의도 있다. 법원은 지난 11일 "주요 혐의인 정치관여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전 장관은 검찰 조사에서 사이버사령부 활동 내역 등에 대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보고를 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이 전 대통령이나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