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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경매 넘긴 건물서 전기 끌어쓰면 절도?

[the L] 전기료 4400원 놓고 3년 재판…"절도의 고의 없었다"

편집자주[친절한판례氏]는 중요하거나 의미있는 과거 판례를 더엘(the L) 독자들에게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소개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아무 말 없이 남의 집 콘센트에 전기선을 연결해 스마트폰 충전을 한다면 '절도죄'가 성립할까요. 답은 'YES'입니다. 전기 역시 점유·관리가 가능하고 재산상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절도에는 타인의 재물을 훔치겠다는 '고의'가 필요합니다. 이와 관련해 전기 절도를 인정하지 않은 대법원 판례(2016도15492)가 있어 소개해 드립니다.

A씨는 용인시 처인구 토지와 건축물의 소유자였고, B씨는 2014년 6월 이 부동산을 강제경매절차에서 낙찰받았습니다. B씨는 이후 법원으로부터 A씨를 피신청인으로 한 인도명령을 받은 후 2014년 12월 16일 집행관에게 위임해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에 관한 인도집행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A씨는 인도집행 전인 2014년 11월부터 인도집행 사흘 후인 12월 19일까지 주택의 외벽 전기 콘센트에 선을 연결해 자신이 창고로 사용중이던 컨테이너로 전기를 공급받았습니다. 이때는 해당 토지 주택 건물을 아무도 사용하지 않고 있는 사이였습니다. A씨가 쓴 전기는 계량기상 시가 약 4460원 상당(약 24kw)이었습니다. A씨는 또 2014년 12월 B씨 소유 주택에 설치된 시가를 알 수 없는 철제 담장을 떼어가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전기와 담장 절도 혐의로 A씨를 기소했습니다. 하급심 법원은 모든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절취란 타인이 점유하고 있는 재물을 점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 점유를 배제하고 자기 또는 제3자의 점유로 옮기는 것을 말하고, 어떤 물건이 타인의 점유하에 있다고 할 것인지의 여부는, 객관적인 요소로서의 관리범위 내지 사실적 관리가능성 외에 주관적 요소로서의 지배의사를 참작하여 결정하되 궁극적으로는 당해 물건의 형상과 그 밖의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사회통념에 비추어 규범적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면서 "A씨는 인도명령의 집행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이 사건 건물을 점유하면서 이 사건 건물에 들어오는 전기를 점유․관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A씨가 이 사건 건물에 설치된 전기코드에 선을 연결하여 이 사건 컨테이너로 전기를 공급받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당초부터 A씨가 점유․관리하던 전기를 사용한 것에 불과할 뿐, 이를 타인이 점유․관리하던 전기를 사용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며, 피고인에게 절도의 범의가 있었다고도 할 수 없다"고 판단해 절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또 "(인도명령의 집행이 이루어진 후에는) 계량기의 검침결과는 1달 동안의 전기사용량을 나타내는 것에 불과할 뿐 피고인이 인도명령 집행 이후에도 전기를 사용하였다는 증거가 되기에 부족하다"고 보고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원심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즉 인도집행 전에는 '자신이 점유하던' 전기를 쓴 것이기에 타인이 점유한 재물에 대한 절도죄가 성립하지 않고, 또 A씨가 전기를 인도집행 후에도 썼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 역시 없어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파기환송심인 항소심 법원은 담장 절도 부분에 대해서만 이를 인정해 30만원의 벌금을 내라고 선고했고, 올해 7월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약 4000원의 전기료를 놓고 3년을 다툰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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