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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실 비서관 / 사진=이기범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66)의 연설문 등 청와대 문건 다수를 최순실씨(62)에게 전달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복역 중인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49)이 "문건 전달은 제 판단으로 제가 좀 과하게 행동했던 것이고 제 실수였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청와대 문건 47건을 최씨에게 보낸 게 박 전 대통령의 뜻이냐'는 검찰 측 질문에 "대통령으로부터 최씨 의견을 한 번 들어보는 게 어떠냐는 말씀은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이 최씨에게 문건을 보내주라는 명시적 지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이 건건이 지시하진 않았지만 포괄적으로 지시했다'고 증언한 적이 있지 않냐는 검찰의 지적에는 "대통령 지시라기보다는, 포괄적이라는 말이 아마 그런 것을 내포하는지 모르겠지만, 대통령 뜻을 헤아려서 일하는 과정에서 제가 과했던 것 같다. 제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최씨 의견을 들어보라고 했다는 데에는 수긍하면서도 "실무적 과정에서 어떻게 할지는 제가 알아서 해야 하는데 제가 잘못한 것 같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말씀자료에 신경을 많이 쓰시기 때문에 저보고도 챙겨보라 하시고 '더 챙겨서 보완해서 올리라, 최순실 의견도 들어보는 게 어떠냐'는 취지의 말씀이 있으셨다"며 "대통령 마음을 조금이라도, 한 번이라도 더 체크하면 편하시지 않을까 생각해서 과하게 행동했다"고 했다.
아울러 정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 집권 초기 국정원장·국무총리실장·금융위원장 인선안, 차관급 21명에 대한 인선안 등의 자료를 최씨에게 전달한 데 대해 "대통령이 최씨에게 건네주라고 지시한 바 없고 내 개인적 판단으로 건네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인선안 등을 최씨에게 건네준 후 사후보고도 박 전 대통령에게 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다만 "당시 집권 초기에 정부조직법이 통과되지 못해서 출범도 못하고 해서 최씨가 굉장히 걱정을 많이 했고 할 때였다"며 "그래서 '이렇게 되고 있으니 걱정말라'는 취지로, (최씨에게) 참고하라고 보내줬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 전 비서관은 "제가 아는 최순실씨는 대통령이 여성이시고 독신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저희가 챙기지 못하는 부분을 조용히 뒤에서 챙기는 사람이었다"며 "개인적 사심이나 이런 것들을 드러내서 이렇게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건 일어나고 나서 저는 사실 공소장을 보고 나서 최씨가 뭘 어떻게 했는지를 보고 굉장히 깜짝 놀랐다"며 "알았더라면 일이 이렇게까지 되도록 놔두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최씨도 자기가 부탁을 하더라도 대통령이 절대 뭐 확실하게 명분이 있고 이런 게 아니면 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하게 알았으리라고 생각한다"며 "그리고 이번 일이, 예상하지 못한 이들이 일어나고 나서 너무도 놀랐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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