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 리포트

삼성 승마지원 '내부자들', 누가 거짓말하나

[the L 리포트] [이재용 운명의 2심 선고 ②] 삼성 박상진 vs 승마협회 박원오 '진실게임'…1심은 박원오 손 들어줘, 2심선?


/그래픽=이지헤 디자이너

"박원오씨가 최순실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은 친자매처럼 친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유라를 직접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그런 일 없습니다. (박 전 사장이) '올림픽 지원합니다. 정유라 포함시켜서 (지원 계획 수립을) 해주십시오' 이렇게 말했습니다."(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

2015년 8월 맺어진 삼성전자와 코어스포츠 사이의 승마지원 컨설팅 계약은 이재용 부회장(50)을 뇌물죄로 옭아매는 '족쇄'다. 이 계약으로 70억원이 넘는 돈이 최씨의 회사인 코어스포츠로 흘러갔다. 박 전 사장과 박 전 전무는 이 계약에 직접 손을 댄 당사자들이지만 계약을 둘러싸고 정반대의 진술을 하고 있다. 법원이 이들 중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다음달 5일 2심 선고를 앞둔 이 부회장의 운명이 갈리게 된다.

◇'정유라 지원계획' 누가 먼저 말꺼냈나

이 컨설팅 계약의 목적을 파악하려면 계약 한 달 전인 2015년 7월29일로 돌아가야 한다. 박 전 사장과 박 전 전무가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한 식당에서 만난 날이다. 이날 만남을 기점으로 컨설팅 계약 업무가 급진전됐다. 그런데 두 사람은 이 만남에 대해 전혀 다른 진술을 하고 있다.

박 전 사장은 박 전 전무가 최씨의 영향력을 과시하면서 정씨 지원을 먼저 요청했다고 진술했다. 박 전 전무로부터 "박 전 대통령과 최씨는 친자매보다 친하다", "문체부 국과장들을 날린 게 누구겠느냐" 같은 말을 듣고 압박을 느껴 정씨 지원 요청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박 전 전무는 반대로 진술했다. 최씨가 시켜서 만나긴 했지만 최씨의 영향력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고, 박 전 사장이 먼저 정씨 지원계획을 세워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박 전 전무는 "(박 전 사장이 나한테) 돌려씌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원오 승마지원 관뒀는데도 왜 계속 만났나

2015년 8월26일 계약 당일에 대한 진술도 엇갈린다. 박 전 전무는 박 전 사장이 삼성 변호사로부터 '코어스포츠가 바로 전날 설립됐다'라는 말을 듣고도 '신경쓰지 말라'는 식으로 넘겼다고 말했다. 코어스포츠가 승마지원 컨설팅을 제대로 해줄 수 있는지 의심스러운 상황임에도 무시했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정씨 지원을 위한 계약이었기 때문에 컨설팅 능력은 신경쓸 필요가 없었다는 게 특검 주장이다. 이에 대해 박 전 사장은 "법적 문제는 없다는 정도로 들었다"고 반박했다.

계약 후의 상황에 대해서도 진술이 다르다. 그중에서도 박 전 전무가 2015년 12월 승마지원 업무를 그만두고 귀국한 뒤에도 두 사람의 관계가 지속된 이유가 논란거리다.

박 전 전무는 삼성의 승마지원을 발설할까봐 박 전 사장이 자신을 '관리'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박 전 사장으로부터 "VIP(박 전 대통령)가 말을 사주라고 한 것이다. 세상에 알려지면 탄핵감"이라는 말도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박 전 사장은 "비즈니스맨이 조직폭력배도 아니고 그런 언사를 하겠느냐"고 반박했다. 박 전 전무와 최씨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접촉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둘 중 하나, 혹은 둘 다 거짓말?

박 전 전무의 진술대로라면 박 전 사장은 정씨 지원을 목적으로 박 전 전무를 이용한 게 된다. 반면 박 전 사장은 자신이 최씨와 박 전 전무에게 이용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박 전 전무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박 전 사장은 7월29일 만남 전부터 박 전 전무가 정씨를 돌본다는 사실과 계약의 배후에 최씨가 관여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고 했다. 반면 "8월26일 계약의 실체에 대해 의심할 여지가 있음을 쉽게 인식할 수 있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피고인들의 진술조차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지적과 함께 박 전 사장의 주장을 물리쳤다.

'배후'로 지목된 최씨 측은 둘 다 거짓 진술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경재 변호사는 "박 전 전무는 승마로 먹고살기 위해, 박 전 사장은 협회장으로서 영달을 이루기 위해 서로 이용한 관계"라며 "두 사람 모두 불구속 상태인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둘 다 빠져나가기 위해 최씨를 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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