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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시행업체의 주택사업을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의 보훈사업인 것처럼 꾸며 LH로부터 택지분양권을 따내도록 특정 업체에게 수백억원 규모의 특혜를 안겨주고, 그 대가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개인적 이득을 챙긴 고엽제전우회 회장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검사 황병주)는 이모 고엽제전우회 회장(68)과 김모 고엽제전우회 사무총장, 김모 사업본부장 등 3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사기·공갈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이 회장 등은 중소규모 시행업체인 S사 함모 대표와 공모해 S사의 주택사업이 전우회가 진행하는 보훈사업인 것처럼 위장하는 동시에 LH 관계자들을 협박, LH로부터 지난 2013년 6월 1836억원 규모의 위례 A2-3 블록 택지 및 그 아파트시행사업권, 2015년 866억원 규모의 오산 세교 B-5 블록 택지 및 그 아파트시행사업권을 넘겨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S사를 '전우회 주택사업단'이라고 지칭하며 S사의 택지공급사업을 전우회가 진행하는 보훈사업이라는 취지로 LH에 수십 회 공문을 발송하며 특혜를 요구했다.
그런데 전우회가 수익사업을 하려면 국가보훈처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전우회가 직접 운영하는 사업이어야 한다. 이 외에도 자금조달능력·사업수행능력·투자규모·사업운영상황 등이 전우회에 적합하며 수익금이 전우회 사업목적을 위해 사용되는 등의 조건이 만족돼야 한다. 검찰 관계자는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이 투입되고 전문성이 요구되는 주택사업은 수익사업으로 승인될 수 없고 전우회가 보훈처에 승인신청을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보훈사업인 것처럼 LH를 속이는 동시에 전우회 회원을 동원해 LH를 압박했다.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은 본사․사장 자택 등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LH 사무실에서 점거농성을 벌이는 중 알몸으로 칼을 들고 위협하거나 심지어 LH 사장의 선친 묘소를 파헤치겠다고 위협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따낸 택지에 건설된 아파트는 정작 전우회 회원에겐 한 채도 분양되지 않았다. 이 아파트는 전우회의 회원복지사업과 무관하게 전 세대가 일반인들에게 분양됐다. 이를 통해 거둔 수익 390여억원은 S사에게 전액 귀속됐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전우회가 이런 행위를 해주는 대가로 2010년부터 2017년까지 함 대표로부터 고급 승용차 등을 무상으로 대여받거나 자녀 명의로 차명 분양받은 아파트의 대금 수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함 대표로부터 처제 명의의 계좌로 돈을 입금받거나, 아예 현금을 받아 자녀 계좌에 입금한 후 아파트 대금을 납부하는 등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애쓴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이 외에도 법령과 전우회 정관에 위배해 단체 내에 '총회장'직을 임의로 신설하고, 회장에게 매달 수백만원의 복지비를 지급하는 등 업무상 횡령 혐의도 함께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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