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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없어졌어요"…지문등록만 했더라면

[the L] [Law&Life-'실종 아동' 없는 세상 ①] 아동 지문사전등록 의무 아냐…등록률 40% 그쳐


#얼마 전 강원도 태백시 지구대에 다섯살쯤 돼 보이는 소녀가 "차비가 없다"며 찾아온 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소녀는 지문사전등록이 돼 있지 않았다. 자신의 이름만 알 뿐 사는 곳과 부모님 이름, 다니는 어린이집도 기억하지 못했다. 경찰과 함께 인근을 둘러보던 소녀가 큰아버지가 사는 곳을 기억해내면서 다행히 소녀는 부모에게 인계될 수 있었다. 이후 소녀의 부모는 아이와 함께 지구대를 찾아와 지문사전등록을 마쳤다.

#1999년 2월13일, 설날을 사흘 앞둔 날이었다. 경기도 평택시 송탄여고 2학년 송혜희양이 사라졌다. 혜희양은 학교에서 야간학습을 한 뒤 버스를 타고 밤 10시쯤 집 앞 정류장에 내렸다. 그게 혜희양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혜희양의 부모는 이후 전국 방방 곳곳을 돌아다니며 포스터와 현수막을 붙였다. 그러나 10년이 가까운 지금까지 혜희양을 찾지 못했다. 아직까지도 부모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혜희양을 찾아 헤매고 있다.

◆지문사전등록 의무 아냐…등록률 40%

매년 만 18세 미만 아동 약 2만명에 대해 실종 신고가 이뤄진다. 경찰청에 따르면 아이를 잃어버렸다는 신고는 △2013년 2만3089건 △2014년 2만1591건 △2015년 1만9428건 △2016년 1만9870건 △2017년 1만9956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아직까지 아동을 찾지 못한 '미발견 건수'는 △2013년 1건 △2014년 2건 △2015년 2건 △2016년 8건 △2017년 45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아이의 지문을 사전등록을 해뒀다면 찾을 수도 있었을 사건들이다.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실종아동법)에 따르면 경찰은 아동 등의 보호자가 신청할 때에만 아동 등의 지문과 얼굴 등에 관한 정보를 사전에 등록할 수 있다.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강제성이 없다. 이 때문에 지난해 기준으로 873만6051명의 만 18세 미만 아동 가운데 40%에 불과한 351만9435명만이 지문사전등록을 마쳤다. 지문등록이 되지 않은 나머지 60%는 경찰이 아이를 찾더라도 의사소통이 어려울 정도로 어린 아이라면 부모를 찾아주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장기 실종이나 무연고로 보호시설에 입소한 아동 등에 대한 유전자 채취도 의무화돼 있지 않다. 실종아동법은 보호시설에 입소한 무연고 아동이나 실종 아동의 가족에게만 유전자를 채취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의무 사항이 아니다 보니 무연고 아동들에 대해서도 유전자 채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전자가 민감한 정보라는 점에서 기관들이 취급에 소극적인 게 주된 이유다.

일각에선 아동의 장기 실종을 예방하기 위해선 아동에 대한 지문사전등록을 의무화하고, 보호시설에 입소한 무연고 아동 등에 대한 유전자 채취도 법적으로 강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예컨대 만 5세 이전에 반드시 경찰에 아동의 지문을 사전등록하도록 부모에게 의무를 지우는 방안 등이 가능하다.

서기원 실종아동찾기 대표는 "보호시설에 입소한 아동에 대한 유전자 채취 의무 조항이 없다 보니 유전자 채취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고, 사전등록제도도 마찬가지"라며 "이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美, 실종아동 '얼굴 추정 기법' 적극 활용

미국은 아동실종 대책이 가장 잘 마련돼 있는 나라 가운데 하나다. 미국 정부는 1981년 애덤 월시라는 6세 아동이 실종돼 살해된 사건 이후 1984년 실종아동조력법률을 제정, 관련 민간기구인 아동실종국가센터(NCMEC)를 세웠다.

센터는 나이에 따라 변화하는 아동의 얼굴을 추정해 실종 아동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나이 진화 얼굴 추정 기법' 등을 적극 활용 중이다. 우리나라도 이 기법을 도입했지만 전담 인력이 부족해 상대적으로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또 센터는 아동실종 발생에 대한 신고가 접수되는 즉시 아동에 관한 정보를 미 전역 순찰차 담당 형사에게 전송한다. 미국 대형 인쇄광고업체 회사와 협력해 미국내 거주하는 7900만 가구에게 실종아동에 대한 사진과 정보를 전파하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관공서와 놀이공원, 대형상점 등 사람이 많은 곳에서 실종 아동이 발생했을 경우 전 직원이 아동을 수색할 의무를 갖는 '코드 애덤'도 의무화돼 있다. 코드 애덤은 우리나라에도 2014년 도입됐으나 아직 인식과 인력 부족 등으로 활발히 시행되지 않고 있다.

영국에서는 형사정책 및 범죄예방 관련 연구기관 홈오피스가 실종 아동 정보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실종 아동 등록과 검색이 가능한 웹사이트를 구축했다. 사이트에서는 영국의 모든 실종 사건을 살펴볼 수 있다. 아동과 닮은 부모, 친척들의 사진을 참고해 아동이 나이 들어감에 따라 달라지는 얼굴을 보여주는 서비스를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캐나다에서는 24시간 아동실종 신고 전화가 운영된다. 국가범죄정보센터(NCIC)는 캐나다 전역의 수사기관과 연구기관에 실종아동에 대한 정보와 아동 얼굴 변환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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