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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육아휴직 급여, 1년 지났어도 정산해야"

[the L] 재판부 "'육아휴직 제도 확대' 입법자 의사 외면하면 안 돼"


육아휴직 후 신청기한인 1년이 지났더라도 휴직급여를 정산받을 수 있다고 법원이 판결했다. 급여 신청기간을 육아휴직 후 1년으로 제한한 규정이 있긴 하지만 법원은 실효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단독 강효인 판사는 금융감독원 직원 A씨가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할 수 없다는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서울지방고용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4년 9월부터 1년 간 육아휴직을 냈다. 휴가를 시작하고 두 달 뒤 휴직급여 1년치를 달라고 서울고용청에 신청했으나 서울고용청은 두 달치 급여만 지급했다. A씨는 나머지 급여를 받지 못한 채 금감원에 복직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서울고용청에 나머지 급여도 모두 지급해달라고 신청했지만 서울고용청은 고용보험법 제70조 제2항을 들어 지급을 거부했다. 이 조항은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받으려는 사람은 육아휴직을 시작한 날 이후 1개월부터 육아휴직이 끝난 날 이후 12개월 이내에 신청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는 서울고용청 측의 법 해석에 문제가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이 조항에서 급여 신청기한을 정해둔 것은 육아휴직 급여를 너무 늦게 신청하지 말라는 권고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울고용청이 '육아휴직 급여 신청기한이 지난 경우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취지로 이 조항을 해석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강 판사는 A씨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보고 육아휴직 급여를 모두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 근거로 고용보험법 제70조의 제1항의 개정 과정을 들었다. 개정 전 조항을 보면 육아휴직 급여 지급요건 중 하나로 '정해진 기간 내에 신청할 것'이 포함돼 있었다. 이 규정은 이후 법 개정을 거쳐 지급요건 항목에서 떨어져 나와 제70조 제2항으로 신설됐다.

재판부는 "법 체계 개정에 따라 신청기한에 관한 규정은 더 이상 법 제70조 제1항의 수식을 받지 않게 됐다"며 신청기한 준수 여부는 자격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이에 대해 "국회가 이 사건 법률 개정 당시 그간 지속돼 온 육아휴직 제도의 확대 경향에 발맞춰 육아휴직 급여 신청기간 준수를 급여지급 요건으로 삼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봐야 한다"며 "이런 입법적 결단을 법률 체계를 변경하는 방법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법률 개정을 실질적 의미가 없는 단순한 법률 조문의 위치 이동에 불과하다고 보는 것은 개정 당시의 사회적 상황이나 법률 체계의 변경, 다른 조항과의 관계 등을 통해 알 수 있는 입법자의 의사를 외면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서울고용청은 "고용보험의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고 육아휴직 급여의  법률관계를 조속히 안정시킬 필요가 있으므로 이 조항은 강제력이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받을 권리를 둘러싼 법률관계는 고용보험법 제107조 제1항이 정한 소멸시효 3년 제도만으로도 어느 정도 안정시킬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기간이 지나면 육아휴직 급여를 받을 권리를 행사할 수 없게 함으로써 고용보험의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려는 것은 지나친 행정편의일 뿐 아니라 실효성있는 정책수단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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