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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의 혈액암…공무상 재해 인정될까?

[the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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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소방관으로 근무한 자가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았다면 위 상병은 공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서울행정법원 2015구단56604 판결)

20년 가까이 화재 현장을 누비던 소방관이 희귀병인 혈액암을 앓게 됐다면, 그의 공무집행과 질병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여기 서울행정법원의 판례를 소개한다.

이 사건의 원고는 광역시 소방안전본부 소방특별조사담당으로 근무하던 소방관으로, 가족력이 없고 평소 건강한 편이었으나 희귀병인 혈액암 진단을 받았다. 이에 원고는 총 근무기간 20년 중 약 5년 동안 700여건 이상의 화재현장에서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됐고, 소방차량의 디젤배기가스에 계속 노출돼 다발성 골수종이 발병했다며 피고 공무원연금공단에게 공무상요양승인신청을 했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에게 발병한 혈액암의 발병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공무에 기인한 질병으로 추정할 수 없다며 원고의 신청을 불승인하는 처분을 내렸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벤젠은 거의 모든 화재현장에서 검출되는 1급 발암물질로서 벤젠과 다발성 골수종 발병 사이의 상관관계는 의학적으로 어느 정도 규명돼 이미 그 부분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같은 실정법령에 반영돼 있고, 망인이 1995년 6월1일부터 2010년 7월26일까지의 기간 중 공기호흡기, 방화복 등 개인보호장구가 열악했던 시기를 포함해 약 5년 1개월 동안 화재진압 업무에 종사헀던 점, 벤젠은 유기용제로서 휘발성이 강해 공기 중에 포함돼 호흡기로 흡입될 수 있고 유지류를 녹이고 스며드는 성질 때문에 피부에 흡수되기도 쉬운 물질이므로, 망인이 위 기간에 화재진압 업무에 종사하는 과정에서 상당량의 벤젠에 노출됐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토대로 망인의 공무와 다발성 골수종 발병 간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비록 소송을 통해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고, 공무상요양불승인처분은 취소됐지만 소방관인 원고는 소송 중 투병 과정에서 사망했다. 국민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일하는 소방관들의 근무환경과, 부상 및 질병에 대한 처우가 더욱 개선되길 바란다.


[법무법인 로고스의 나정은 변호사는 노동, 산업재해, 의료, 보험, 교육행정 관련 사건을 다루며 송무 등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머니투데이 더엘(the L)에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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