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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난민을 둘러싼 진실 혹은 거짓…우리는 함께 살 수 있을까

[the L][MT리포트-난민과 국민 사이…시험대 오른 대한민국]

편집자주한국은 2013년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시행하며 대대적으로 인권 선진국으로 발돋음했다고 자평했다. 그 후 5년, 한국은 시험대에 올랐다. 생명의 위협을 피해 도망쳐온 이들을 인도주의적 관점으로 포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이들로 인해 감수해야 할 사회적 비용을 우려하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다. 난민을 둘러싼 갈등은 결국 인권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의 현재를 측정하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세계 난민의 날인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난민인권센터와 관계자들이 국내 난민 제도 운영의 문제점을 알리고 정부의 해명과 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제주도에 예멘 난민 500여명이 들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난민을 둘러싼 논쟁에 불이 붙었다. 1992년 난민협약에 가입해 2013년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시행한 한국이지만, 여전히 난민 수용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실과 다른 내용을 근거로 난민에 대한 혐오 인식이 팽배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논의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뤄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난민 인정율 2%도 안돼…3개월짜리 체류비자로 '일자리' 찾기 어려워

지난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난민 허가 폐지를 주장하는 청원 글에는 일주일만에 29만여명이 동의 서명을 했다.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이들은 크게 세 가지 이유를 근거로 든다. △일자리를 찾아 온 가짜 난민 가능성 △난민에 대한 과도한 정부 지원 △난민에 의한 범죄발생 가능성 등이다.

이들은 '이들이 정말 난민인가'에 문제를 제기한다. 일자리를 찾아 온 '가짜' 난민이 아니냐는 것이다. 난민법은 난민은 '인종, 종교, 국적, 사회적 신분, 정치적 견해 등을 이유로 박해받을 수 있는 근거 있는 공포로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그런 공포로 거주한 국가로 돌아갈 수 없거나 돌아가기 원하지 않는 외국인'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난민 신청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신청자'가 '난민'이 되기는 어렵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난민 신청자는 9942명에 달했다. 그러나 실제 난민으로 인정받은 이들은 121명으로, 심사결정 종료 건수(6041건) 대비 난민 인정률은 2.0%에 불과했다. 법무부에서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하면 법원에 소송을 낼 수 있지만, 법원에서 난민 인정을 받기는 더 어렵다.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처리된 3364건의 난민 사건 중 6건만 난민으로 인정됐다. 고작 0.17%다. 

인권단체 측도 난민 제도 악용자들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난민 인정율이 2%도 안될 정도로 정부가 엄격하게 심사를 하고있는 상황에서 난민 제도를 일자리를 위해 남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슬 난민인권센터 활동가는 "난민 신청 후 6개월 뒤부터 취업을 할 수 있지만, 이후에는 체류기간이 평균 3개월씩 연장된다"며 "3개월짜리 비자로는 일자리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 신청자 중 3.2%만 '생계비 지원'…내국인 범죄가 외국인 범죄의 2배

난민들에게 정부가 과도한 지원을 하고 있다는 것도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난민 신청을 하면 매달 138만원에 달하는 생계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난민법 제 40조에 따라 난민신청자는 6개월간 생계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난민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지원된 생계비는 44만2900원으로 1인 가구 기준 최저생계비에도 못미친다. 이마저도 생계지 지급 대상자 1만3294명 중 3.2%인 436명만 받았다. 이슬 활동가는 "난민 신청자는 입국 후 6개월간 취업 등 경제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생계비 지원 규정을 뒀지만, 실제 지원 기간은 3~4개월"이라며 "이마저도 실제 지원받는 이들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난민에 대해 반대하는 이들은 '범죄 가능성'을 우려한다. 난민이 국내에서 얼마나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하 통계는 따로 없다. 다만 국내 외국인 범죄율은 내국인의 절반 수준이다. 형사정책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공식 통계에 나타난 외국인 범죄의 발생 동향 및 특성'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인구 10만명당 범죄발생률은 매년 내국인이 외국인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같은 인구당 외국인 범죄율은 내국인의 절반이라는 얘기다. 

당시 연구를 진행한 형사정책연구원 관계자는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범죄 발생 비율은 내국인에 비해 현저히 낮은 상태인데도 내국인들은 이주노동자 등을 위험한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며 "잘못된 편견과 오해는 외국인에 대한 불필요한 차별을 양산하고 외국인의 한국사회 적응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 "막연한 불안감에…정부, 인식 개선 위해 제 역할 해야"

난민 반대 근거의 대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에도 이미 형성된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난민에 대한 막연함 불안감이 난민 혐오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난민 혐오의 배경에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슬 활동가는 "잘 알지 못하기때문에 불안감을 갖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난민협약 가입 후 25년이 지났는데 이런 분위기가 나오기까지 정부가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고 인식 개선을 위해 어떤 활동을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난민들이 한국 문화에 적응하기 위한 교육 과정 확대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슬 활동가는 "현재는 일부 신청자에 한해서만 적응 교육을 하고 있는데 확대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난민에 대해 제대로 된 논의가 되지못한 상황에서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가 난민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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