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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단 집회 서면결의서 사전 개표하면 결의 무효

[the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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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관리단 집회를 위해 제출된 서면결의서를 사전에 개표하는 것은 중대한 하자에 해당하므로 위 결의 또한 무효가 된다(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7가합402290).

관리단 집회에 있어서 서면결의서는 총회에 참석하지 않고도 직접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과 동일한 법적 효과를 가지게 됨으로써 총회에 참석하지 않고도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그렇다면 관리단 집회를 위해 제출된 서면결의서를 미리 개표하는 것은 적법할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될 하급심 판례를 소개한다.

이 사건의 원고는 이 사건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들이고, 피고는 구분소유자들을 구성원으로 설립된 관리단이다. 기존 관리인의 임기의 만료가 다가오자 피고는 새로운 관리인을 선출하기 위해 관리단 집회의 개최를 공고했으나 종전 관리단 집회는 정족수 미달로 집회의 개최가 무산됐다. 이후 관리단은 재차 관리인 선출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관리단 집회 일시를 2016년 8월24일 오후 5시로 소집통지했다.


그런데 피고는 집회 하루 전인 23일에 관리인입후보자들에게 ‘이미 수령한 서면결의서를 같은 날 10시에 개봉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했고, 이에 따라 집회 일시보다 7시간 일찍 위 서면결의서를 개표했다. 이에 원고들은 피고가 소집통지 및 공고된 시간보다 7시간 앞서 모든 서면결의서를 사전에 개표하는 등 중대한 하자가 존재하므로 이 사건 결의는 무효임을 주장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원은 관리인으로부터 관리인 선출 권한을 위임받은 피고가 후보자들과 사전 합의도 없이 이 사건 관리단 집회 소집통지에서 정한 집회시간보다 7시간 앞서 서면결의서를 개표한 것은 결의방법상의 하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즉 선거인들의 자유로운 판단을 방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선거절차의 기본 이념인 중립성 및 공정성을 현저히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미 행해진 사전투표나 언론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투표 종료시까지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는 것처럼 이미 서면결의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아직 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한 사람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관리단 집회를 개최·진행하는 측에서는 이와 같은 행동이 결의 방법 상 중대한 하자가 돼 결의를 무효로 만들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법무법인 로고스의 권형필 변호사는 주로 집합건물과 부동산 경매 배당 관련 사건을 다루고 있다. 저서 집필, 강의, 송무 등으로 활동 중이다. 머니투데이 더엘(the L)에 경매·집합건물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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