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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法형통

멸균장갑·밴드 등 재포장해 판매…대법 "약사법 위반"

[the L]

/사진=뉴스1

멸균장갑과 밴드 등의 상품을 뜯어 재포장한 후 새로 제작한 것처럼 명칭과 유효기간을 임의로 기재해 판매한 행위는 약사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약사법 위반 혐의를 받은 임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판단하기 위해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고 27일 밝혔다.

임씨는 2009년 1월쯤부터 2014년 10월까지 다른 제조업자로부터 받은 멸균장갑이나 멸균밴드, 멸균거즈 등 합계 1억2000여만원 상당의 의약외품 23개 품목의 포장을 개봉해 재포장하고 명칭과 유효기간을 임의로 기재해 제조, 판매한 혐의를 받았다. 임씨가 실질적 대표자로 있는 A사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관련 법률에 따르면 의약외품의 제조를 업으로 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기준에 따라 필요한 시설을 갖추고 제조업 신고를 한 후 품목별로 품목허가를 받거나 품목신고를 해야 하고, 누구든지 위와 같은 제조업 신고를 하지 않고 제조한 의약외품을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저장 또는 진열해서는 안 된다.

조사결과 임씨가 임의로 의약외품을 뜯고 재포장해 제작한 것처럼 만드는 과정에서 의약외품의 명칭, 규격, 제조국, 제조원, 유효기간 등이 바뀌면서 멸균 제품이 아닌 의약외품이 멸균 제품으로 둔갑하거나 오해할 우려가 있는 사항이 첨부 문서 또는 포장용기에 기재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약외품의 포장을 제거하고 재포장한 행위가 의약외품의 제조행위에 해당하는지가 재판의 쟁점이 됐다. 1심 법원은 “의약외품의 무신고 제조로 인해 국민건강이 위협받을 수도 있고 장기간에 걸쳐 다수의 제품을 판매해 온 점에 비춰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 미신고 의약외품 제조 및 판매, 의약외품 허위 기재 및 표기, 의약외품 거짓 및 과장 광고 등의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로 봤다. 1심 법원은 임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A사에게는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법원은 “장갑 등의 개봉과 포장 과정에서 화학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의약품 등이 첨가되지 않았고 제품이 변경되지 않아 의약외품의 제조행위로 볼 수 없다”면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미신고 의약외품 제조 및 판매 혐의에 대해 무죄로 보고 임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A사에게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하며 감형했다.

1심과 2심의 판결이 갈린 상태에서 대법원은 "일반인의 입장에서 A사를 제조업체로 오인하거나 원래의 제품과의 동일성을 상실해 별개의 제품으로 여길 가능성이 크다"면서 "재포장행위는 의약외품 제조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고 보고 '미신고 의약외품 제조 및 판매' 혐의에 대해 무죄로 본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포장을 뜯거나 개별 포장도 되지 않은 제품의 포장 단계에서 감염 등으로 인해 원래 제품이 변질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의약외품의 포장을 제거하고 재포장하는 행위가 의약외품의 제조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제품의 성분과 외관 △제조시설 및 제조방법 △제품 포장의 표시 내용 △판매할 때의 설명 및 선전내용 △사회 일반인의 인식가능성 등을 고려하고 △재포장 과정에서 원래 제품의 변질가능성 △제품명, 제조연월일 등 재포장 표시에 의해 원래 제품과의 동일성이 상실돼 별개의 제품으로 오인할 가능성 등도 함께 참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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