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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법적 재산이다"…다른 암호화폐는?

[the L] 충정 기술정보통신팀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혁신 기술과 법’ 이야기

편집자주외부 기고는 머니투데이 the L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문은 원작자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가급적 원문 그대로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는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가격이 급등락하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었고, 최근에는 제한적이긴 하지만 결제수단으로 활용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암호화폐의 발행이나 사용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는커녕 암호화폐의 법적 성격이 무엇인지, 화폐(currency)인지 자산인지 아니면 그저 데이터조각에 불과한지, 에 대해서조차도 명확하게 규정하지 못하고 있다. 암호화폐의 법적 성격은 비단 규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민사법 상의 권리관계나 형사법 상 범죄의 성립 여부 및 몰수∙추징 문제 등에 있어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그것을 정의하는 것은 매우 시급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최근 한국에서는 암호화폐 중 하나인 비트코인이 형사상 몰수의 대상이 되는지가 문제되었다. 한국에서 불법적으로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던 운영자가 형사처벌을 받게 되었는데, 운영자가 음란물에 대한 대가 중 일부를 비트코인으로 받았기 때문에 검찰은 이것을 범죄수익으로 보아 몰수를 구형하였지만, 몰수하기 위해서는 비트코인의 재산적 가치가 인정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법적으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법적 성격이 정의되어 있지 않아 몰수 가능 여부가 논란이 된 것이다.

1심 법원은 이에 대하여, 범죄수익을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몰수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 “객관적 기준가치를 상정할 수 없는 비트코인은 현금과는 달리 물리적 실체 없이 전자화된 파일의 형태로 돼 있어 몰수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비트코인을 물건이나 재산적 가치를 갖는 것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1심 법원은 몰수하는 것이 적절치 아니하므로 추징(몰수할 물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몰수할 수 없을 때 몰수에 갈음하여 가액의 납부를 명하는 처분)을 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항소심 법원은 비트코인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하여 몰수를 선고하면서 그 근거로 ① 비트코인의 경우에는 예정된 발행량이 정해져 있으므로 무제한 생성 및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데이터와는 다르고, ② 게임머니도 부가가치세법상 재화에 해당하므로 전자파일도 재산적 가치를 인정할 수 있으며, ③ 전자 지갑 주소와 비밀키를 통해 비트코인의 특정이 가능하고, ④ 일정한 교환 비율에 따라 법정화폐로의 환전도 가능하며 비트코인을 지급수단으로 인정하는 가맹점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⑤ 피고인이 실제로 일부를 환전하여 수익을 올린 점 등을 들었다. 대법원 역시 비트코인을 무형적 재산으로 인정하여 상고를 기각하고 항소심의 몰수 판결을 확정하였다.

이는 아직 한국의 그 어떠한 법령에서도 암호화폐의 성격이나 규제에 대하여 정하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처음으로 암호화폐의 성격을 판단한 판결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사법부의 판단은 앞으로 비트코인뿐 아니라 다른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기반한 암호화폐의 경우 발행량이 이론적으로 제한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사용처 역시 매우 제한적이어서 앞선 판결과 달리 재산적 가치가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이번 판결은 세계 주요 국가들이 암호화폐에 대하여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등 간접적으로 재산적 가치를 인정하는 추세와 맞아 떨어진다고도 볼 수 있다. 또한 앞으로 한국에서 암호화폐 관련 법령이 제정될 경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암호화폐의 법적 성격에 대하여 사후적으로 사법부의 판단에만 맡기는 것은 예측가능성이나 일관성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궁극적으로는 입법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법무법인 충정의 김동욱 변호사는 Tech&Comms(기술정보통신) 소속변호사로서, 가상화폐, AI, 드론 및 게임산업 등 신기술에 관한 법률자문 업무를 전문영역으로 하고 있다. 김동욱 변호사가 속해있는 Tech&Comms 팀은 제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3D프린팅,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 핀테크, 블록체인, 가상화폐, 가상화폐공개(ICO), 가상화폐 거래소, 드론, 전기차, 자율자동차, 신재생에너지, 게임, 공유경제 등 다양한 혁신 기술과 관련된 법적 이슈에 대하여 전문적인 법적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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