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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삼국지 읽어주는 검사…"검사도 대중적이어야죠"

[the L] [피플] '검사의 삼국지' 펴낸 양중진 중앙지검 공안1부장검사


양중진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검사/ 사진=김휘선 기자

'어지러운 세상을 구하기 위해 한마음 한뜻을 갖고 의형제가 되기로 맹세한' 유비, 관우, 장비. 그런데 '도원결의'로 맺어진 이들의 의형제 관계는 과연 법적인 형제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우리나라 민법상 친족 관계와 그에 따른 법적 효력에 따르면 의형제의 결의는 결의일 뿐 형제 간 상속권이나 부양의무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관우가 유품으로 남긴 적토마와 청룡언월도에 대해 유비나 장비가 상속 권리를 주장해봤자 소용이 없다.

삼국지의 가장 유명한 에피소드 중 한 장면에 불쑥 법적 잣대를 들이밀자 중국 역사 속 인물들의 무용담이 어느새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생활 속 법률 상식이 된다. 법률 문제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어보였던 삼국지 이야기들을 민사와 형사, 약속위반 등의 법률 규제에 따라 새롭게 해석하자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생활법률 길라잡이가 됐다. 양중진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 부장검사가 최근 출간한 책 '검사의 삼국지'(티핑포인트) 얘기다.

양 부장검사는 27일 머니투데이 '더엘'(theL)과의 인터뷰에서 "삼국지가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혀 누구나 알고 있는 친숙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법을 알리는 데 가장 적합한 콘텐츠라고 생각했다"며 "생활 속에 법률이 작동하고 내 생활에 기준이 된다는 걸 알리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고 했다. 그는 "법률 해석서라기보다는 재밌는 이야기 책이라고 생각하고 썼다"며 "소설책을 읽듯 쉽게 읽고 생활하면서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검사의 삼국지'에는 도원결의는 물론 삼고초려, 읍참마속 등 소설과 영화, 드라마 등으로 널리 알려진 삼국지의 43개 에피소드가 그 상황과 연관해 볼 수 있는 우리나라 법률과 함께 소개돼 있다. 법률 용어는 최대한 배제하고 사례를 곁들여 각 에피소드마다 법률이 우리 생활에 어떻게 우리 생활에 대입될 수 있는지 쉬운 이해를 돕는 데 중점을 뒀다.

양 부장검사는 "몇년 전부터 기업들의 위기 관리가 중요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는데 위기 관리는 법률적인 이해도가 기초가 돼야 한다"며 "기본적으로 이런 정도의 법률 지식을 가져야 위기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이 책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검사가 법률가의 시각으로 내린 삼국지 영웅들에 평가도 궁금하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 여백사와 그의 가족을 참한 조조의 경우 현대 정당방위의 개념을 인정받지 못하는 범죄가 되는 등 다소 박한 평가가 불가피하다. 이에 비해 유비나 관우, 조운(조자룡) 등 신의를 앞세웠던 인물들은 현대 법률적인 관점에서도 높이 평가된다.

양 부장검사는 "조자룡이나 관우가 갖고 있는 주군에 대한 충성심, 조직에 대한 애착 등은 현대에도 통하는 부분"이라며 "이런 덕목들은 오늘날 우리 기업에도 굉장히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양 부장검사는 스포츠를 둘러싼 각종 에피소드를 통해 법률적 지식을 소개하는 '검사의 스포츠' 출간도 준비 중이다. 현직 검사이면서도 대중적인 글쓰기를 통해 보다 친근한 검찰, 국민들과 함께하는 검사의 모습을 알리고 싶다는 바람에서다.

그는 "검사도 대중적이어야 한다. 검사들이 국민들과 너무 멀리 떨어질수록 결국 우리 사회의 손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은 국민 생활 속에서 잘못된 사회 현상을 잡아내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검사"라며 "검사가 별나라에 사는 사람이 되면 누가 수사를 납득하고 검사 처분에 승복하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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