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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法형통

[알쓸신법] 박근혜, 벌금 200억 못 내면 '황제노역'?

[the L] 벌금 못 낼 경우 최대 3년간 노역장···시급 300만원 '황제 노역' 논란 불가피

편집자주알아두면 쓸데있는 신기한 법률상식들을 소개합니다. '안물안궁'(안 물어봤고 안 궁금함)이어도 두고두고 도움이 될 지식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사진=홍봉진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내려진 항소심 선고는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원이었다. 국정농단 사건 1심에 비해 징역은 1년, 벌금은 20억원이 늘었다. 1심에선 인정되지 않았던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이 유죄로 판단된 결과다. 

만약 이 형량이 대법원에서 확정된다면 박 전 대통령은 과연 이 벌금을 낼 수 있을까?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3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공개한 전·현직 공직자 재산 현황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재산 신고액은 2016년 말 기준 37억3820만원이다. 벌금액 200억원에 턱없이 모자란다.

현행법상 피고인은 형이 확정된 뒤 30일 이내에 벌금을 내야 한다. 이 기간 안에 벌금을 내지 않으면 노역장에 처해진다. 노역장은 구치소나 교도소에 들어가 일을 해 벌금을 갚아나가는 형벌이다. 이는 징역형과 별개로 취급된다. 예컨대 징역 2년에 벌금 3억원을 선고받았는데 벌금을 갚을 수 없다면 징역 2년과 별개로 추가적인 수감생활을 해야 한다. 

문제는 제한된 노역장 유치 기간이다. 형법 69조에 따르면 노역장 유치 기간은 '1일 이상 3년 이하'로 정해져 있다. 즉 벌금의 액수에 상관없이 최대 3년까지만 노역을 할 수 있는 것이다. 3년이 넘어가면 더 이상 유치할 수 없고, 벌금은 전액 삭감된다.

박 전 대통령이 노역으로 벌금 전액을 충당한다고 가정할 경우 최장 노역 기간인 3년을 적용해도 '황제 노역' 논란은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1심 선고 금액인 180억원을 기준으로 시급을 계산하면 272만7272원, 2심의 200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303만303원에 달한다. 올해 법정 최저시급 7530원의 약 400배에 달한다.

게다가 박 전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36억5000만원을 뇌물로 받은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만약 여기서도 벌금이 확정된다면 박 전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벌금 액수는 더욱 늘어난다. 

하루 일당이 수백만원을 넘어가는 '황제 노역'을 둘러싼 논란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 재용씨는 일당 400만원에 노역을 했고,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은 벌금 254억원을 선고받은 뒤 일당 5억원 짜리 '황제 노역'을 해 공분을 산 바 있다.

'황제 노역' 논란은 형법 개정에 대한 요구로 이어졌다. 지난해 국회에서는 현재 최장 3년인 노역장 유치 기간을 6년으로 늘리거나, 일당 상한액을 100만원으로 규정하는 등의 개정안이 잇따라 발의됐지만 여전히 표류 중이다. 국민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반론 때문이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이 벌금을 못 내더라도 실제로 노역을 하게 될지는 알 수 없다. 박 전 대통령의 성향상 그가 노역을 거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벌금을 내지 않은 사람을 강제로 노역장에 유치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노역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일을 하도록 독려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며 "그런 경우의 수까지 고려해 만들어진 제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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