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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법률상식

잘못 부과된 세금인데 못 돌려받는다고?

[the L] 화우의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편집자주부 기고는 머니투데이 the L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문은 원작자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가급적 원문 그대로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그래픽=이지혜 기자

A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자신에게 부과된 종합부동산세를 성실하게 납부해 왔다. 그런데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 주택 등에 대해 재산세로 부과된 세액이 있는 경우 일정한 금액을 종합부동산세액에서 공제하도록 돼 있었는데, 그 공제세액의 계산 방식을 둘러싸고 세무서와 해석상의 다툼이 발생했다. 대법원은 2015년 6월쯤 세무서의 공제세액 계산방식이 잘못됐다는 판결을 선고했다. 그러자 A는 대한민국을 상대로 대법원에서 판결한 방식에 따라 다시 계산한 세액을 넘는 종합부동산세 부과는 무효이므로 그 세액을 돌려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최근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로 A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중 2015년 6월 위와 같이 공제세액 계산방식을 바로 잡은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기 이전에 부과된 세금은 무효라고 보기 어려워 국가가 반환할 필요가 없고, 그 이후에 부과된 부분만 돌려 주라는 판결을 선고했다. 왜 이런 판단이 내렸을까?

오래 전부터 법원은 조세부과처분이 무효가 되기 위해서는 그 처분에 위법사유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한다는 법리를 형성해 왔는데, 공제세액의 계산방식에 관한 법령의 잘못된 해석은 이러한 무효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즉, 대법원이 2015년 6월 공제세액의 계산에 관한 법리를 명확하게 밝힌 판결을 선고하기 이전의 부과처분은 무효가 된다고 보기 어렵고, 판결 선고 이후에 비로소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게 되었으므로 그 이후에 이루어진 부과처분은 당연무효가 된다는 것이다. 

법리적인 관점에서 보면 위와 같은 대법원의 판단은 기존 법리에 충실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결론은 정서상으로는 납득하기 어렵다. 납부할 세금에 대해서는 세무조사 등을 통해 어떻게든 찾아내어 부과하는데, 분명 잘못된 세금의 부과가 있었음에도 법리를 이유로 돌려 줄 수 없다는 것은 형평에도 맞지 않고, 세무행정을 신뢰하여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한 국민만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위와 같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는 경청해 볼만한 반대의견이 있어 소개해 본다. 그 요지는 국가는 납세의무와 관련한 법령의 해석에 관하여 납세의무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월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그 해석·적용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면 그렇게 법령을 제정한 국가가 그로 인한 불이익을 감수하여야지, 해당 법령의 제정·적용에 관여하지 아니한 국민에게 불이익 내지 그 책임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즉, 대법원이 공제세액의 계산방식에 관해 확립된 판결을 선고하기 전이라도 조세부과에 법적 근거와 합리성이 없다는 사정은 동일하므로, 위 사안에서 2016년 5월 이전의 잘못 부과된 세금도 모두 A에게 돌려 주는 것이 조세정의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법 제도상 조세부과처분의 위법함을 다투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90일의 제소기간을 준수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키기 못한 경우에까지 손쉽게 무효 주장이 받아들여 진다면 조세법률관계의 신속한 확정을 목적으로 하는 조세불복제도의 취지를 퇴색시키고, 법적 안정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과연 어떠한 가치를 더 존중할 것인지 그리고 그 조화의 접점을 어디에서 찾을지를 국민의 시각에서 재 조명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에는 ‘세법을 해석·적용할 때에는 과세의 형평과 해당 조항의 합목적성에 비추어 납세자의 재산권이 부당하게 침해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물론 사안의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후에라도 조세가 잘못 부과되어 국민의 재산권이 부당하게 침해된 것이 명백하게 밝혀졌다면 법리를 내세워 반환을 거부하기 보다는 우선 잘못을 인정하고 세금을 돌려주려는 노력이라도 해보는 것이 우리가 기대하는 국가 본연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법무법인(유) 화우의 오태환 변호사의 주요 업무는 조세 관련 쟁송과 세무조사, 행정불복 분야이다. 부산지방법원, 인천지방법원을 거쳐 조세 및 행정 전문 법원인 서울행정법원 판사로 재직했다. 현재 대법원 특별법연구회, 대한변호사협회 세제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법무법인(유) 화우는 검찰, 국세청, 관세청 및 금융감독원 출신 전문가로 구성된 TF팀을 구성하여 역외소득 관련 자문 및 민·형사소송, 행정소송 등 분쟁사건에 대하여 최상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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