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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택시' 기사들도 노조를 만들 수 있을까?

[the L] 충정 기술정보통신팀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혁신 기술과 법’ 이야기

2016년 5월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교통약자가 이용 가능한 차량을 선택해 호출할 수 있는 '우버어시스트'(uberASSIST)의 국내 출시 날, 서울 세종로 청계광장 앞에서 마이크 브라운 우버 동남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총괄과 우버블랙 기사가 직접 교통약자들의 차량 탑승을 돕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우버, 리프트(미국의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그랩(인도네시아의 차량공유 서비스업체)과 같은 차량공유서비스는 기존 운송산업에 혁신을 불러 일으켰다. 이들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차량 호출과 결제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운송산업에 IT기술을 접목시켰다. 또한 운송 빅데이터 처리 등 연관산업의 발전에도 크게 일조하였다. 신기술을 등에 업은 차량공유서비스는 기존 택시 업계에 큰 위기의식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이들의 등장에 긴장하는 곳은 기존 택시 업계뿐만이 아니다. 세계 각국의 정부와 노동계 역시 새로운 형태의 노동문제가 등장하는 것은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존 경제 모델에서 근로자는 기업과 직접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개별적 노동관계’를 형성한다. 근로자는 기업에 노동을 제공하는 대가로 임금을 받는다. 노동과 임금이 오고 가는 관계를 노동법에서는 ‘개별적 노동관계’라고 부른다. 그리고 노동 조건 개선을 목적으로 개별 근로자는 집단을 이루어 기업에 대하여 집단적으로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행사한다. 이때 근로자 집단과 기업이 맺는 관계를 노동법에서는 ‘집단적 노동관계’라고 한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르면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 기존 경제 모델 하에서도 근로자성이 명확하지 않아 분쟁의 대상이 된 경우가 종종 있었다. 골프장 캐디, 학원 강사, 물류운송업자 등이 그러한 사례다. 이에 대법원은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데 있어 기준은 그 계약의 형식이 아니라 실질 면에서 판단하여야 한다고 보며,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는 법리를 발전시켰다.

반면에 공유경제 기업에서는 다른 방식의 노동관계가 나타난다. 근로자와 기업 간의 양면 관계만 존재하는 기존 경제 모델과 다르게 공유경제 모델에서는 플랫폼 사업자(공유경제 기업), 서비스 제공자, 서비스 이용자의 3면 관계가 펼쳐진다. 우버와 같은 차량공유서비스에서 운송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운전자가 있고, 이를 이용하는 이용자가 있다. 우버는 이용자와 운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한다. 플랫폼과 운전자가 간의 관계는 기존의 사용자와 근로자의 관계와 다를 수 밖에 없다. 우버는 운전자들을 고용하지 않고, 운전자들은 근로자로서 의무를 제공하지 않는다. 운전자들은 단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운행 서비스를 제공할 뿐이다. 

반면 이 운전자들이 전혀 근로자가 아니라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 

직접적인 해답은 될 수 없겠지만 미국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을 것 같다. 2015년 우버와 리프트 운전자들은 자신들이 근로자라고 주장하며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각각 소송을 제기했다. 이 두 소송으로 인하여 당시 공유경제 기업의 노동 문제가 큰 이슈가 되었다. 소송에 미국 전역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당시 재판의 쟁점이 된 내용은 우버나 리프트 같은 회사가 이들에게 지배권(right to control)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회사의 지배권이 인정된다면 이들은 회사의 근로자로 인정받을 것이고, 반대로 지배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이들은 회사의 주장대로 독립계약자(independent contractor: 일종의 도급계약상 수급인의 지위)에 불과할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법원은 이들은 외주계약자라기 보다는 근로자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으나 결국 소송은 합의로 종료되어 판례를 남기지는 못하였다.

그런데 올해 5월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은 Dynamex라는 운송회사에 대한 판결에서 회사가 소속 운전자들을 근로자가 아닌 독립계약자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우버나 리스트의 소속 운전자들이 회사와 근로계약 대신 외주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판결은 향후 우버나 리스트의 소속 운전자들의 근로자 지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근로자의 지위와 무관하게 단체교섭권을 보장 받은 사례도 있다.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 시는 2015년 미국 최초로 차량공유 서비스 운전자들의 단결권을 보장하는 조례(City Council Ordinance)를 통과시켰다. 이 조례는 일정 수의 운전자들이 대표자를 선정하여 시에 통보하면 시에서는 이들에게 동료 운전자들의 목록을 제공하고, 대표자는 교섭범위를 정하여 120일 내로 이들 운전자의 과반수 이상에게 서명을 받으면 노조를 조직하여 단체교섭권(collective bargaining)을 획득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당 조례 통과 직후 미 상공회의소(US Chamber of Commerce)는 크게 반발하여 이 조례를 제소하였으나 제9 연방항소법원은 시애틀 시의 손을 들어주었다.

한국에서도 여러 분야에서 공유경제 비즈니스모델을 가진 업체가 늘어날 경우 위와 같은 노동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이 때 공유경제 모델이 가지는 특성을 잘 살피지 않으면 기존 제도로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법무법인 충정의 심창현 변호사는 Tech & Comms (기술정보통신) 중 공유경제, 블록체인 등 신기술 부분과 및 금융자문 분야를 전문영역으로 하고 있다. 심창현 변호사가 속해있는 Tech & Comms 팀은 제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3D프린팅,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 핀테크, 블록체인, 가상화폐, 가상화폐공개(ICO), 가상화폐 거래소, 드론, 전기차, 자율자동차, 신재생에너지, 게임, 공유경제 등 다양한 혁신 기술과 관련된 법적 이슈에 대하여 전문적인 법적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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