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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인멸 의혹' 유해용 檢 출석…"입장 난처해 자료 파기"

[the L] 이민걸·김현석 등 현직 판사들 줄소환…양승태 前대법원장 시절 재판개입 의혹 관련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12일 오후 양승태 대법원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기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유 전 수석재판연구관 외에도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조실장, 김현석 대법 수석재판연구관을 줄소환해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8.9.1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양승태 대법원 시절 법원행정처의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재판 개입, 증거 인멸 등의 의혹을 받는 전·현직 판사들을 12일 줄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특별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대법원 기밀 문건을 무단 반출하고 이를 폐기했다는 의혹을 받는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52·사법연수원 19기)을 다시 소환해 조사했다. 지난 9일에도 검찰은 유 전 연구관을 한 차례 불러 조사한 바 있다.

검찰은 유 전 연구관이 옛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지위확인 소송과 전국교직원노조(전교조) 법외노조 소송 등에 개입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또 유 전 연구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의료진' 김영재·박채윤 부부의 특허소송과 관련한 정보가 특허법원에서 법원행정처로 넘어가는 과정에 관여했는지 여부도 수사 중이다.

유 전 연구관은 이 밖에도 대법원 기밀 문건을 무단으로 반출한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5일 박 전 대통령의 비선의료진 특허소송 관련 정보 보고서 확보를 위해 유 전 연구관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재판 검토 보고서, 판결문 초고 등 대법원의 재판 관련 기밀문건으로 의심되는 파일을 확인했다.

검찰은 해당 문건을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여러 차례 청구했지만 법원은 "부적절한 행위이지만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대부분 기각했다. 그 사이 유 전 연구관은 출력물을 파쇄하고 컴퓨터 저장장치는 분해해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연구관은 해당 문건은 공공기록물이 아니고,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던 중 법원이 영장심사에서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자 파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 9일 조사 당시에는 유 전 연구관이 관련 자료를 파기했다는 설명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검찰에 출석한 유 전 연구관은 문건 파기 사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그 부분에 대해 추궁당할 것이 심리적 압박감이 컸고, 대법원에서 회수를 요청한 상황에서 입장을 표시하기 난처해 그런(문건을 파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료를 파기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는 형사소송법상 작성할 이유가 없는데 검사가 장시간에 걸쳐서 확약서 작성을 요구했기 때문에 작성한 것"이라고 했다.

유 전 연구관은 이어 현직 판사 등에게 보낸 '구명 이메일'과 관련해 "저의 안위를 걱정해 먼저 소식을 물어보고 어떤 것인지 궁금해하는 연수원 제자들, 법대 동기 몇 명, 고교 선배까지 극소수 사람들에게 보냈다"며 "형사소송법에 엄연히 피의사실공표죄가 있다. 이 사건에 대해서 검찰의 수사 상황이 거의 실시간으로 언론에 공개돼 수사 받기 전에도 마치 범죄자로 기정 사실화되는 상황에서 제가 억울한 사실을 주변사람에게조차도 호소하지 못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통진당 의원들의 지위확인소송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회부 문제를 다룬 법원행정처 문건을 유 전 연구관에게 건넨 것으로 의심받는 김현석 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도 이날 소환해 조사했다. 김 연구관은 "성실히 조사받겠다"고만 말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아울러 검찰은 사법농단 과정에서 고위층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도 이날 또 다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이 전 실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청사로 향했다.

이 전 실장은 2015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법원행정처 기조실장으로 근무했다. 이 전 실장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함께 일제 강제징용 소송 등에 개입하고 청와대·외교부와 법관 해외파견 확대 등을 거래하는 게 관여한 것으로 의심 받는다. 이 전 실장은 이 외에도 지난 2016년 9월 임 전 차장과 함께 외교부를 방문해 당국자들과 강제징용 소송 관련 논의를 했다는 의혹에 휘말려 있다. 검찰은 지난 6일 이 전 실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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