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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뽑지 말라고 징역 4년?…실제 죄목은

[the L]

한국가스안전공사 박기동 사장 인터뷰./사진=김창현 기자

면접 점수를 조작해 여성 지원자를 탈락시킨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 업체와 내부 직원들로부터 계약 체결·승진의 대가로 약 1억31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함께 받은 박기동 전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60)에게 징역 4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은 뇌물수수와 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받은 박 전 사장에게 징역 4년에 벌금 3억원, 추징금 약 1억3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받아들여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박 전 사장은 1980년 5월 한국가스안전공사에 공채 1기 기술직으로 입사했다. 조사에 따르면 박 전 사장은 근무 과정에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 현장 업무 수행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각종 업무 투입에 적절하지 않고, ‘군 미필인 남성 직원 또는 직장으로부터 먼 거리에 거주하는 직원’은 업무 수행 또는 공사 인력 운영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에 따라 박 전 사장은 매년 자신의 기준으로 직원 채용 과정에서 면접전형 결과를 미리 보고 받고 업무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여성 등의 지원자들을 탈락시켰다. 그 과정에서 채용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에게 지시해 면접 점수를 임의로 수정하도록 했다.


박 전 사장은 2015년 있었던 채용 과정에서 인사 담당자에게 ‘남성 군필자를 뽑아야 한다’, ‘지역 인재를 뽑아야 한다’라며 면접 점수를 조작했고 2016년에도 ‘여자는 출산과 육아휴직 때문에 업무연속성이 단절될 수 있으니 조정해서 탈락시켜야 한다’라며 면접 점수와 순위를 바꿔 합격자와 탈락자를 뒤바꿨다. 


그 결과 응시자 31명의 면접점수가 조작됐다. 그 가운데 16명이 최종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최종 불합격한 면접점수 조작 피해자 가운데 여성은 11명이었다. 2015년에는 면접 점수를 조작 당해 불합격 처리된 지원자 4명이 모두 여성이었고, 2016년에는 12명 가운데 7명이 여성이었다.


관련 업무를 맡은 담당자는 수사기관의 조사 과정에서 “너무 남성만 합격시켜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또 다른 직원 역시 “피고인은 현장에 여성이 가면 업무 실적이 떨어질 수 있고 나중에 육아휴직 등으로 업무공백이 생기는 문제 등을 특히 싫어했다”며 “원래부터 남성을 여성보다 더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그는 임원으로 재직한 2013년부터 2년 동안 관련 업체가 공사나 가스업체와 컨설팅 등 용역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도와주고 계약 체결의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 또 내부 구성원으로부터는 승진의 대가로 뇌물을 받기도 했다. 그는 총 9명으로부터 합계 약 1억3100만원의 뇌물을 받았다. 


1심 법원은 “공기업의 설립 목적에 맞지 않은 불법적인 채용과 거액의 뇌물수수로 공기업 임직원과 공기업의 사회적 신뢰를 떨어뜨렸다”면서 징역 4년에 벌금 3억원, 추징금 약 1억3100만원을 선고했다. 


1심 법원은 판결문에서 양형 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에 대해 “뇌물수수는 징역 5년 이상 10년 이하, 업무방해죄는 징역 1년 이상 3년 6월 이하”라면서 이를 합산해 “'징역 5년 이상 12년 11월 이하'의 범위 내에서 선고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법원은 어느 죄가 형량 비중에 어느정도 반영됐는지에 대해 일반적으로 밝히지 않는다. 이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판결 이유에는 뇌물 수수와 업무 방해가 모두 언급돼 있고 여러 양형 조건을 참작해 권고형보다 낮은 4년형을 선고한다고 돼 있다.


2심 법원도 같은 형을 선고하면서 판결 이유로 “직원채용과 관련해 부하직원들에게 사전에 면접점수를 조작할 것을 지시하는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하며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여성을 남성과 차별해 최종합격자로 선정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공사의 유관업체 사장이나 내부의 구성원으로부터 계약체결 내지 승진 대가 명목 등으로 합계 1억 원이 넘는 거액의 뇌물을 차명계좌를 통해 수수하기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결을 받아들여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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