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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잠수 탄 피고인…대법 "직장으로 연락했어야”

[the L] 대법원, 징역형 선고한 원심 파기환송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법원이 재판에 출석하지 않는 피고인에게 직장으로 연락해보지 않은 것은 충분히 소재 파악 시도를 하지 않은 것으로서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있다.


지난 10월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에게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2018도10182).

건설사를 운영하는 김씨는 지방에 건물을 신축하면서 자금이 필요하게 됐다. 이미 지인에게 1억원을 빌린 김씨는 저축은행에 토지 매입금 7억9600만원에 대한 이자도 갚지 못해 연체하는 상황에서도 “대출을 받아 공사대금을 지급하겠다”며 공사자재를 제공받거나 페인트 공사 등을 진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법원은 “건축업자들은 상당한 기간 동안 공사대금도 지급받지 않은 채 신축공사를 진행했다”며 “건물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후에도 당초 피해자들에게 약속한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보고 김씨에게 징역 5년 6개월의 중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이 재판의 쟁점은 다른 곳으로 흘러갔다. 김씨가 잠적한 것이다. 2심 법원은 김씨의 주소지로 소환장을 보냈지만 김씨의 아내가 소환장을 받았고 김씨는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소환장을 다시 발송했지만 전달되지 않았고 다른 연락도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2심 법원은 공시송달 결정을 내렸다. 공시송달은 피고인 소재를 알 수 없을 때 소환장 등을 법원게시판에 게재하고 당사자가 서류를 받은 것으로 간주하는 송달방법이다.

공시송달 결정을 통해 2심 법원은 "피해자들과 합의한다며 원심 판결선고기일 변경을 요청하다 원심 판결선고기일에 잠적했고 당심 변론기일에도 모두 불출석하는 등 범행 후 정황이 매우 나쁘다"며 1심 재판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공시송달 이전에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원심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은 회사 주소가 있는데도 연락을 해보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다.

대법원은 “공소사실 및 증거기록 중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에 김씨가 회사의 실제 운영자로 기재돼 있고 법인등기부등본에는 주소가 기재돼 있는데도 원심은 공시송달 결정을 할때까지 회사 주소로 송달 시도를 하지 않았다”면서 “증거기록에 나타나는 피고인의 직장 주소로 송달을 해보거나 그 관할 경찰서장에게 소재탐지촉탁을 하는 등 피고인의 소재를 파악하려는 시도를 해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법원은 "이러한 조치를 다하지 않은 채 피고인의 주거, 사무소와 현재지를 알 수 없다고 단정해 곧바로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한 송달을 하고 김씨의 진술 없이 판결을 한 조치는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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