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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리포트

이젠 ISD 단독 대리까지…'글로벌 플레이어'된 韓로펌들

[the L] 세종, 서부발전 인도 ISD 단독 대리…김앤장, 中 현지서 중국법으로 맞붙어 완승


지난달 한국서부발전이 인도 정부를 상대로 ISD(투자자-국가 소송) 소송을 제기했다. 2012년부터 추진해 온 인도 내 가스발전소 사업이 인도 정부의 일방적 가스공급 정책 변경으로 손해를 입은 데 따른 것이다.

국제분쟁 사건으로는 이례적으로 법무법인 세종이 단독으로 서부발전을 대리해 인도 정부와 협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로펌이 ISD 사건에서 단독 대리인으로 사건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은 과거 한국수자원공사의 조지아 넨스크라댐 프로젝트 관련 분쟁, 일본 공기압 밸브 제조사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WTO(세계무역기구) 분쟁 등 다수의 분쟁에서 '리드 카운슬'(Lead Counsel·주도적 자문기관)으로서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당시엔 영국계 로펌 알렌앤오버리(Allen & Overy), 미국계 로펌 화이트앤케이스(White & Case) 등 유수의 글로벌 로펌들이 '코카운슬'(Co-Counsel·보조 자문기관)로서 세종을 도왔다. 

◇김앤장, 中 현지서 중국법으로 맞붙어 완승

과거 영미계 로펌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국제분쟁 분야에서 국내 대형 로펌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수십년간 해외 로펌들을 도와 국제분쟁 사건을 수행하며 경험을 쌓은 결과다.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올 5월 한국 모 공기업을 대리해 진행한 중재 사건에서 완승한 것이 대표적이다. 2016년 중국기업으로부터 수백억원대 지급보증 청구를 받은 이 공기업을 대리해 리드 카운슬로 나선 김앤장은 중국법을 준거로 중재판정부 3인이 모두 중국인으로 구성돼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된 이 사건에서 의뢰인의 주장을 전부 관철시키는 데 성공했다. 중재비용도 모두 중국기업이 부담하게 됐다. 

김앤장 국제중재팀의 공동 팀장을 맡고 있는 윤병철 변호사(사법연수원 16기)는 "다양한 인력 풀과 축적된 경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 기업의 입장에서 방어 논리와 전략을 구축했다"며 "중국 코카운슬과 한국 의뢰인 사이에서 한국어·중국어·영어 등 3개 언어로 원활하고 효과적 소통이 이뤄지도록 조율하면서 리드 카운슬로서 면모를 인정받은 매우 의미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국제상업회의소 ICC(국제중재법원)를 비롯해 싱가포르, 홍콩 등에 접수된 한국 기업을 당사자로 하는 중재사건 분쟁금액은 2012년까지 연 2조원대 수준에 불과했으나 2013년에는 18조원대로 급증했다.

세종의 전재민 변호사는 "2003~2013년 ICC에 신청된 국제중재 건수는 아시아 국가 가운데 한국이 가장 많다. 중국,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을 앞선다"며 "이는 한국 기업들이 국제중재에 대해 신뢰를 갖고 있다는 방증으로, 앞으로도 한국 기업들의 국제중재 사건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 변호사는 국제중재 부문에서의 국내 로펌들의 성과에 대해 "해외 로펌이 국제분쟁 업무에서 더 많은 경험이 있을 수 있지만 이같은 경험이 반드시 승소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분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객과의 긴밀한 협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국내 로펌들도 해외 로펌 없이 독자적으로 국제분쟁 사건을 수행할 능력을 갖췄다"고 했다.

◇광장·태평양, 韓정부 ISD 대리

기업들 뿐 아니라 우리 정부도 ISD에서 해외 로펌 대신 국내 로펌들을 앞세워 대응하기 시작했다. 김앤장은 2015년 아랍에미리트 국영 석유회사 하노칼이 우리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ISD에서 정부를 대리해 끈질기게 협상한 끝에 하노칼로부터 취하 결정을 받아냈다. 이는 우리 정부의 첫번째 ISD 승소한 사례로 기록됐다.

광장은 지난 7월과 9월 엘리엇, 메이슨 등 미국계 펀드가 각각 제기한 ISD에서 잇따라 우리 정부의 대리인으로 선임됐다. 광장은 중재팀 확충을 위해 김앤장, 세종 등으로부터 전문가를 공격적으로 영입하는 등 조직을 확장해왔다. 태평양은 2012년 론스타가 제기한 5조5000억원 규모의 ISD에서 정부를 대리해 내년초 판정을 기다리고 있다. 스위스 승강기 업체 쉰들러가 현대엘리베이터 투자와 관련한 손해를 배상하라고 정부를 상대로 낸 2900억원 규모의 중재 사건도 태평양이 정부를 대리해 진행 중이다. 

2015년 이란 다야니 가문이 제기한 ISD에서 우리 정부를 대리한 율촌은 비록 최근 UNCITRAL(국제상거래법위원회)로부터 패소 판정을 받았지만 뒤이어 우리 정부가 제기한 중재판정 취소소송에서도 정부를 대리해 사건을 진행 중이다. 패소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에 대한 율촌의 이해도와 역량을 정부가 높이 산 때문이다.

법무법인 화우도 전 세계 각국 중재기관의 국제중재와 국제소송에 능통한 전문 변호사들로 국제중재소송팀을 꾸렸다. 2018년 상반기에는 국제중재실무 및 자문분야 전문가인 김명안 변호사(미국, 캘리포니아주), 국제 건설 분쟁 해결 분야 전문가인 김연수 영국 변호사, 하반기에는 해외 투자 및 중재분야에서 활약 중인 차지훈 변호사(사법연수원 18기)와 동남아/남미 신흥국가 관련 전문가인 한민영 변 호사(사법연수원 37기)를 영입해 국제중재 법률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화우는 최근 미국인 투자자가 한국을 상대로 제기한 ISD사건에서 정부를 대리하고 있다. 국제상사분쟁에 있어서도 한국기업이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국제중재사건에서 글로벌 기업측을 대리해 본안 전 기각을 받아내 전부 승소하는 등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법무법인 지평도 별도의 팀을 구성하고 국제중재 분야에 적극 뛰어들었다. 지평 관계자는 "지난 10월 국내 한 건설 대기업을 대리해 영국계 한 다국적 기업이 제기한 ICC 건설 중재에서 약 3년여 공방 끝에 상대방이 모든 클레임(청구)을 포기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미국·유럽 뿐 아니라 케냐·아제르바이잔·파키스탄·캄보디아 등 한국 기업과 로펌이 익숙하지 않은 다양한 지역으로도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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