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문의 02-724-7792

위클리

[서초동살롱] 법조계를 뒤흔든 2018년 이슈는?

[the L] 머니투데이 법조팀 더엘(the L)이 선정한 올해의 법조 이슈 9선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 사진제공=뉴스1

"국민의 신뢰가 없이는 사법부가 존재할 수 없다. '좋은 재판'이 실현되는 '좋은 법원'을 만들어가겠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2018년 신년사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2018년은 이전 전임 대법원장, 법원행정처장, 대법관 등 사법부 고위 관계자들이 정권과 유착해 재판을 거래 도구로 삼았다는 소위 '사법농단' 이슈가 불거지며 되레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뿌리부터 뒤흔든 해로 기억된다. 사법부가 한 때 재판 이외의 다른 것들에 눈돌린 적이 많았다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한 해였다. 

박근혜·이명박 등 전직 대통령 2명이 뇌물수수 등 혐의로 각각 징역 33년, 15년형을 선고받은 것도 올해 있었던 일들이다. 전 사회에 걸친 '미투'(Me too, 나도 고발한다) 운동도 올해 초 한 평검사의 용기있는 폭로가 시금석이 됐다. 머니투데이 법조팀 더엘(the L)이 선정한 올해 법조 주요 이슈를 정리해봤다.

1. '재판거래' 등 사법농단 진통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사법부가 '상고법원' 설립을 명목으로 당시 박근혜정부와 결탁해 주요 부문 재판의 판결 및 진행 등을 왜곡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사법부 외부로는 재판거래 등을 모의하고, 내부로는 비판 성향의 판사들의 동향을 사찰한 내용을 담은 문건 수백여 건이 공개됐다. 사법농단 의혹의 철저한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사법부 안팎에서 거세게 일었다. 사법부에 대한 신뢰 추락은 대법원장 출근차량에 대한 '화염병 테러'라는 극단적 형태로 표출되기도 했다. 

검찰이 칼날을 빼들고 전직 대법관들을 연이어 소환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장이 고위 법관으로서 처음으로 사법농단과 관련해 구속기소되기도 했다. 사법농단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검찰 수사는 현재도 진행형이다.

사법부 내부의 진통도 컸다. 사법부 내 각급 법원의 의견을 총괄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펼쳐 온 전국법관대표회의의 대표단의 권한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각급 법원에서 불거지고 있다. 

사법농단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법관들에 대한 탄핵 요구도 정치권 등에서 불거졌다. 과거 사법농단의 중심부 역할을 했던 법원행정처를 폐지하는 대신 법원사무처를 신설해 사법행정사무의 집행을 맡기고,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사법행정회의도 새로 구성해 대법원 규칙·예규 제·개정, 법관 인사 등을 맡긴다는 계획이 올해 나왔다. 그럼에도 사법부 개혁안에 대한 이견이 많아 진통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 / 사진제공=뉴스1

2. '국정농단·공천개입'…박근혜 前 대통령, 도합 징역 33년
2018년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대통령 2명이 중형을 선고받은 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주요 대기업으로부터의 뇌물수수 및 강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 전 대통령(68)이 1,2심을 거쳐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와 별도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뇌물 명목으로 착복했다는 혐의로 징역 6년이 더해진 데다 재임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의 공천에 개입한 혐의에 징역 2년이 추가돼 총 33년형을 살아야 한다. 

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일련의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은 이들에 대한 재판도 이미 종결됐거나 진행 중이다.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비선실세'라는 타이틀이 붙은 최순실씨도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외에도 이전 정부에서 블랙리스트·화이트리스트 등 일련의 국정농단 사건에 관여된 이들에 대한 재판도 일단락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명박 전 대통령 / 사진제공=뉴스1

3. 이명박 前 대통령, 1심서 횡령·뇌물 혐의로 15년형
박 전 대통령의 전임자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77)도 240억원대 횡령 및 80억원대 뇌물수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 중형을 선고받았다. 2007년 대통령 선거 때부터 제기된 '다스 실소유주' 논란도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일단락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이 전 대통령에 적용된 16개 혐의 중 △다스를 통한 비자금 조성(업무상 횡령) △대통령 취임 전 삼성그룹에게 받은 다스 소송비 지원(특가법상 뇌물) △국정원 자금 수수 일부(특가법상 뇌물·국고 등 손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 청탁(특가법 뇌물) △김소남 전 의원 비례대표 청탁(정치자금법) △최등규·손병문·이정섭 청탁 일부(특가법상 뇌물) 등 7개 혐의에 대해 유죄 또는 일부 유죄 판단을 내렸다. 

이 전 대통령은 1심에 불복해 곧장 항소했다. 이 전 대통령 항소심 첫 재판은 내년 1월2일 열린다.

서지현 검사 / 사진제공=뉴스1

4. 법조계에서 촉발된 '미투' 운동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현 수원지검 성남지청) 검사가 지난 1월29일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나는 소망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그 때 법무부 장관을 수행하던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당시 정책기획단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였다. 서 검사의 폭로로 안 전 국장은 면직 처분을 받은 것은 물론 당시 사건을 문제삼으려던 서 검사에 인사 불이익을 가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서 검사의 폭로는 검찰 내 성폭력 의혹 전반을 규명하기 위한 작업으로 이어졌다. 조희진 전 서울동부지검장을 주축으로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이 출범됐다. 조사단은 현직 부장검사의 성폭력 사실을 확인해 구속기소했고 후배 검사 성추행 의혹을 전직 검사를 기소하는 등 활동을 펼쳤다.

서 검사의 용기 있는 폭로는 사회 전반의 '미투'(나도 고발한다) 열풍으로 이어졌다. 2월에는 연극 연출가였던 이윤택 전 감독의 과거 성폭력 사실이 폭로됐다. 이 전 감독은 유사강간치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 9월 징역 6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3월에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비서 김지은씨가 한 방송에서 안 전 지사의 성폭행 혐의를 전면 폭로했다. 안 전 지사는 도지사직을 물러나 현재 피고인으로서 재판을 받고 있다. 

김선수 대법관 / 사진제공=뉴스1

5. 순수 재야출신 김선수 변호사, 대법관 취임
지난 8월 김선수 법무법인 시민 대표변호사(57·사법연수원 17기)가 대법관에 취임했다. 김 대법관은 사법연수원 수료 후 곧바로 노동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다 올해 대법관 후보로 꼽혔다. 과거 보수성향의 정부에서도 '재야 변호사가 대법관이 된다면 김선수 뿐'이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였던 그는 2015년부터 내리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대법관 후보군에 올랐다. 대법관추천위원회의 3배수 추천을 받은 것도 이번이 세 번째다.

김 대법관의 취임은 이른바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으로 대표되는 획일화된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김성주 일제강제징용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를 비롯한 강제징용 피해자 유가족들이 11월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리는 강제징용 및 근로정신대 피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상대 손해배상청구 소송 선고 공판 후 만세를 외치고 있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이날 김성주 할머니 등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 4명과 유족 1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총 5억6208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이날 고(故) 박창환씨 등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 23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각 8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사진제공=뉴스1

6. 日 강제징용 피해자 손배소 승소
10월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일제 강점기 신일철주금(신일본제철)의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인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피해자들은 일본에서도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가 2003년 일본법원에서 패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들은 2005년 국내에서 같은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던 것이다.

2008~2009년 진행된 하급심에서는 일본에서의 확정판결의 효력을 그대로 인정해 피해자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2012년 대법원은 '일본 식민지배가 합법적'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 일본법원의 판결이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와 충돌한다고 지적하고 원심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이같은 선언이 2018년 10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재확인된 것이다. 이어 11월에는 강제징용 및 조선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대법원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지난 11월30일 오전 대구구치소에서 출소한 양심적 병역거부자 8명이 구치소 앞에서 가족과 언론 매체 앞에서 출소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전국 교정시설에 수감됐던 양심적 병역거부자 가운데 최근 가석방 결정이 내려진 58명이 이날 가석방됐다. 이날 출소로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수감자는 13명이 남게 됐다. / 사진제공=뉴스1

7.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2004년 이후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소위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해 유죄 입장을 견지해 왔던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무죄 취지로 판례를 변경한 것도 올 11월에 있었던 일이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여호와의증인 등 신앙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징역살이를 해야 했던 이들이 구제를 받을 길이 열렸다. 

대법원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자신의 인격 가치를 스스로 파멸시키기 때문에 불이익에 대한 어떠한 제재라도 감수하면서 이행을 거부한 것"이라며 "이들에게 집총과 병역 의무를 강제하고 형사 처벌을 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고 본질적인 위협"이라고 판시했다. 이에 당국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36개월간 교도소에서 복무하며 병역 의무를 갈음토록 하는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전국의 변호사 회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이 지난해 12월22일 서초구 법원삼거리 앞에서 세무사법 개정을 규탄하고 있다. 이날 대한변협은 “우리 대한민국 변호사들은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을 박탈한 세무사법의 날치기 통과를 강력 규탄한다”며 “개정 세무사법은 법치주의와 인권옹호의 보루인 변호사 제도의 근간을 훼손했고, 로스쿨 도입 취지를 말살했으며, 국민의 조세서비스 선택권을 박탈했다”고 주장했다. / 사진제공=뉴스1

8. 변호사vs세무사 직역갈등 본격화
지난해 세무사법 개정으로 변호사들이 자동으로 세무사 자격을 받을 수 없게 됐다. 변호사와 다른 직역 종사자들과의 '영토 전쟁'은 수년째 지속돼 왔다. 이전까지 변호사들은 신청만 하면 변리사·세무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었지만 더 이상은 그렇지 않다. 2015년말 법 개정으로 변호사들은 변리사 자격증을 받기 위해 의무적으로 연수를 받아야 하게 됐다. 지난해말엔 세무사법이 개정되면서 변호사들은세무사 자격증도 자동으로 받을 수 없게 됐다.

올해 들어서는 세무사에게 조세소송 대리 자격을 부여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이 발의돼 연말 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현재는 소송 대리인 자격이 엄격하게 제한돼 있어 변호사가 아닌 이들이 의뢰인으로부터 위임을 받아 소송을 제기하면 변호사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는다. 세무사법 개정안 통과를 둘러싼 변호사, 세무사 업계의 공방은 새해에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9. '가상자산 거래 전면규제', 빙하기 초래한 규제
비트코인을 비롯해 리플·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대표종목들의 가격은 올해 들어 최고 90% 폭락했다. 이같은 폭락의 배경에는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에서의 가상자산 관련 규제가 있었다. 한국에서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월 초 가상자산 거래소 폐쇄를 추진한다고 명시적으로 언급, 가상자산 빙하기 도래에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는 가상자산 뿐 아니라 블록체인 관련 입법 공백이 지속되며 관련 산업 참가자들의 해외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와 정부가 규제 구체화에 손을 놓은 동안 가상자산, 블록체인 관련 민·형사 분쟁은 계속 불거지고 있다. 법이 없는 상황에서 법원의 해석에만 의존해야 하는 기형적 상황이 지속돼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관련 업계는 물론 법조계 일각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목록
 
모든 법령정보가 여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