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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임원이면 언제든 바로 해고해도 무방할까

[the L] 충정 기술정보통신팀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혁신 기술과 법’ 이야기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신산업 규제혁신, IT 관련 업무를 하다 보면 스타트업 회사들을 많이 만난다. 이러한 회사들로 자주 받는 질문 중의 하나는 임원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니 바로 해임해도 되는 것인지에 관한 질문이다. 임원이면 근로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문제는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임원은 회사 내에서 사용자의 지위와 근로자의 지위를 중첩적으로 갖는 경우가 많다. 업무 수행에 있어 통상의 근로자보다 폭넓은 재량권을 갖고 그에 따른 일정한 책임을 부담하지만, 한편으로는 독립적으로 맡은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라도 회사의 최고 경영자에게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일정한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근로자의 업무 형태와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경우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회사 내부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는 경우도 많아 근로자와 임원의 경계를 명확히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법적으로 근로자와 임원을 구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임원에 대한 해임을 할 때 근로자에 대한 해임보다는 사용자가 갖는 부담이 현격하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주식회사에서 임원을 해임할 때는 언제든지 주주총회 결의로 해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상 ‘정당한 이유’를 갖출 필요가 없고 또한 30일 전 해고예고 절차나 해고의 서면 통지 절차가 필요 없다. 다만 정당한 이유 없는 해임일 경우는 회사에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뿐이다. 그리고 정관, 임원 보수규정, 계약서 등을 통한 별도의 약정이 없는 한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도 없다. 일부 회사에서 내부 규정에 따라 퇴직금이라는 이름으로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퇴직금이 아니고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실제 기업 실무에서 누가 상법상 임원이고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를 구별하는 것은 쉬운 문제는 아니다. 판례는 그가 실제로 불리는 직함이 무엇이든 관계없이, 실제 그 사람이 어떻게 일하는지에 주안점을 두고 근로자인지 임원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등기임원에 관하여, 판례는 특수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판례는 등기임원이 회사의 중요사항에 대한 결정권을 위임 받아 해당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만한 사실관계가 없다거나, 연도별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에 회사에서 등기임원에게 급여를 지급할 때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 소득세, 주민세를 원천징수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등 명의상 등기임원일 뿐이고 실제로는 대표이사 등 사용자의 상당한 지휘·감독 아래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면 근로자로 판단하고 있다.

비등기임원의 경우는 어떨까? 판례는 이 경우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로 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사외이사 제도가 도입되면서, 일부 회사에서는 기업정보 유출 가능성, 의사결정의 지연 등을 우려하여 등기 이사의 수를 대폭 줄이고, 집행임원이라는 명목으로 등기는 되지 않았지만 종래 등기 이사와 유사한 지위와 권한을 가지는 비등기 임원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또한 실질적으로 경영자에 해당함에도 등기로 인한 법적 규제를 회피할 목적으로 임원 등기를 하지 않은 비등기 임원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최근 판례들은 비등기 임원의 경우에도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대법원은 2017년 11월에 대규모 회사의 임원이 전문적인 분야에 속한 업무의 경영을 위하여 특별히 임용되어 해당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을 지고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등기 이사와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왔고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은 경우에는, 이러한 구체적인 임용 경위, 담당 업무 및 처우에 관한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참작하여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지를 가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금융회사인 보험회사에서 미등기임원인 상무로 선임되어 ‘방카슈랑스 및 직접마케팅(Direct Marketing)’ 부문을 총괄하는 업무책임자(Function Head)의 업무를 담당하다가 해임된 사안에서, 이러한 미등기 임원은 회사의 대표이사 등으로부터 구체적인 지휘ㆍ감독을 받으면서 정해진 노무를 제공하였다기보다 기능적으로 분리된 특정 전문 부분에 관한 업무 전체를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이를 총괄하면서 상당한 정도의 독자적인 권한과 책임을 바탕으로 처리하는 지위에 있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임원은 비등기임원이든 등기임원이든 그 계약 내용, 직함과 무관하게 근로자로 인정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래서 임원이 근로자로 인정받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실무상 유의할 점은, 우선 법인등기사항증명서에 이사로 등기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임원이 전결권을 갖는 업무부문을 명확하게 구분짓고, 회사 조직 내에서 철저한 권한 이양을 하여, 해당 임원이 맡고 있는 업무영역에서는 그 임원이 의사결정권을 갖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법무법인 충정의 박은지 변호사는 Tech & Comms (기술정보통신) 중 개인정보보호, 블록체인, 핀테크, 가상화폐, 게임, 가상현실(VR)/증강현실(AV)/혼합현실(MR) 분야를 전문영역으로 하고 있다. 박은지 변호사가 속해있는 Tech & Comms 팀은 제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3D프린팅,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 핀테크, 블록체인, 가상화폐, 가상화폐공개(ICO), 가상화폐 거래소, 드론, 전기차, 자율자동차, 신재생에너지, 게임, 공유경제 등 다양한 혁신 기술과 관련된 법적 이슈에 대하여 전문적인 법적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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