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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항공권 구입 7일 안에 취소, 그래도 위약금 내야한다고?

[the L][엄마 변호사의 세상사는 法] 전자상거래법에 따른 소비자의 청약철회권, 소비자에게 불리한 위약금 약정의 효력

편집자주두 아들을 둔 엄마 변호사입니다. 저와 제 주변 사람들이 살면서 겪는 소소한 문제들의 법적 쟁점과 해결책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드립니다.

[이 사례는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나29442 항공권대금환급 사건의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각색한 것입니다.]

하나(가명)씨는 최근 A항공사의 홈페이지 프로모션을 통해 40일 후에 출발하는 시드니행 항공권 2매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사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함께 가기로 했던 친구 송연(가명)씨에게 갑자기 일이 생겼고, 마땅한 동행인을 구하지 못한 하나 씨는 할 수 없이 여행을 포기하기로 하고 항공권 구입 3일 만에 A항공사에 환불을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A항공사는 자사의 환불 규정상 출발일로부터 남은 기간에 따라 위약금이 차등 부과되는데 출발 21~40일 전에 취소하는 경우 1매당 위약금 20만 원이 부과된다고 안내하며, 이미 하나씨가 항공권 구매 당시 이를 숙지하고 동의했으므로 항공권 2매의 위약금에 해당하는 40만 원을 공제하고 환불한다고 통지했습니다.   

- 하나씨는 취소 위약금을 내야 할까요?

▶ 그렇지 않습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은 우편, 전기통신 등을 통해 재화를 판매하는 통신판매업자와 구매계약을 체결한 소비자에게 7일 이내에 청약철회를 통해 계약의 구속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동법 제17조 제1항), 그 경우 통신판매업자는 사유를 불문하고 그 대금을 반환해 줘야 하며(동법 제18조 제2항), 공급받은 재화 등의 반환에 필요한 비용 외에 청약철회 등을 이유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동법 제18조 제9항). 나아가 동법 제35조는 ‘위 규정을 위반한 약정으로써 소비자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까지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안에서 하나씨는 전자상거래법이 소비자에게 보장한 청약철회 기간 7일 이내에 환불을 요청했으므로 A항공사는 항공권 발권 등에 필요한 비용을 제외하고는 전부 환불해줘야 합니다(전자항공권 방식으로 발권해서 이메일 등으로 송수신했다면 반환에 필요한 비용도 없다고 보입니다). 문제가 된 위약금의 경우, A항공사의 위약금 부과 약관 자체가 전자상거래법 제35조에 따라 효력이 없으므로 하나씨가 항공권 구매 당시 이에 동의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A항공사는 하나씨에게 위약금을 부과할 수 없습니다. 

참고로 이 사안의 바탕이 된 실제 사례에서 A항공사 측은 이러한 환불 위약금 규정을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등에서 이미 유효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고시 등 행정규칙은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면 무효라고 볼 것이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보호지침,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등이 소비자의 청약철회권을 제한하는 위약금 규정을 유효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해도 이로 인해 법률에 반하는 위약금 규정이 유효해진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해 항공사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만약 하나씨가 B여행사 홈페이지를 통해 구매했다면 여행사와 항공사 중 어느 쪽을 피고로 삼아야 할까요?

▶ B여행사와 항공사 모두를 피고로 삼아 대금환불을 구할 수 있습니다. 
여행사를 통한 항공권 구매는 통상의 경우 여행사의 홈페이지에서 항공권 구매에 관한 계약 내용이 전부 안내되고 예약 및 대금 결제가 이뤄지며 여정 변경이나 환불 모두 여행사 홈페이지를 통하도록 합니다. 따라서 여행사는 항공권구매계약의 직접 당사자이므로, 소비자가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7일 이내에 적법하게 청약철회를 한 경우 여행사는 계약상대방인 통신판매업자로서 그 구매대금(발권대행수수료와 항공권구매대금 합계액 전부)을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 경우 항공사는 계약 당사자는 아니지만 전자상거래법 제18조 제11항에 따라 자신이 지급받은 대금의 범위 내에서(즉, 발권대행수수료를 제외한 항공권구매대금) 여행사와 연대해 대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으므로 하나씨는 A항공사와 B여행사 모두를 피고로 해 대금환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 만약 하나씨가 2월 18일에 항공권 구매를 대기예약하고 19일에 좌석 확보 안내를 받아 대금을 결제했다면 소비자가 청약철회 가능한 7일의 기산점은 대기예약 시점일까요, 대금 결제 시점일까요? 

▶ 대기 예약 시점이 아닌 대금 결제일 기준 7일 이내입니다.  
항공권의 단순 대기 예약만으로는 구매계약이 체결됐다고 보기 어려워 계약 체결일로부터 7일 이내로 보장된 소비자의 청약철회권은 그때로부터 기산되는 것이 아니라 대금을 결제해 계약 내용 서면을 받은 날부터 기산됩니다.

- 만약 하나씨가 환불을 요구한 시점이 출발일 임박한 시점이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 구매계약 체결일로부터 7일 이내라 하더라도 소비자의 청약철회가 제한되는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 전자상거래법 제17조 제2항은 소비자의 청약철회가 제한되는 경우를 나열하고 있는데, 이 중 ‘시간이 지나 다시 판매하기 곤란할 정도로 재화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3호)’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때에 따라서는 출발일이 아주 인접한 시점이라면 환불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을 수는 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사안에서처럼 ‘출발일 40일 전’ 정도라면 재판매가 어려울 정도로 항공권 가치가 감소했다고 보기도 어려워 청약철회가 제한되지 않고 위약금을 공제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 참고로 이 사례의 바탕이 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나29442 항공권대금환급 판결은 당사자가 상고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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