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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의료사고 낸 병원이 청구한 진료비, 어떡하나요

[the L] 대법 "의료사고 이후 후속 진료는 손해배상의 일환, 진료비 청구 불가"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의료사고 피해자가 다행히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많다. 지속적인 후속진료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병원 측이 배상하기도 하지만 기대여명(사망할 때까지 남은 수명)을 감안해 배상액이 결정된다.

의료사고를 낸 병원이, 기대여명 이상으로 생존한 피해자에게 후속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진료비를 청구한 사건이 있었다. 소액사건으로 시작한 분쟁이 대법원까지 이어졌다. 의사가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발생한 의료사고의 경우 병원이 지어야 할 책임범위 등을 다툰 대법원 판결(2018년 4월26일 선고, 2017다288115)을 소개한다.

1998년 5월 A씨는 충남대병원에서 수술·치료를 받던 중 의료사고로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 A씨와 그 가족들이 충남대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2003년 7월이 돼서야 대법원에서 △A씨의 기대여명을 4.43년으로 보고 △그 기간의 일실수입과 향후 치료비, 위자료 등을 더한 손해배상을 할 책임이 충남대병원에 있다는 판결이 확정됐다.

A씨는 기대여명을 넘어서 계속 살아남았다. A씨 측이 충남대병원에 추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두 차례에 걸친 소송에서 모두 충남대병원에 기대여명이 늘어난 만큼 추가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또 2037년까지 매월 265만여원의 개호비(간호 등에 드는 비용)를 지급할 책임까지도 인정됐다.

그런데 2016년 3월이 되자 충남대병원이 A씨 측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최초 의료사고 이후 17년이 지난 2015년 1월부터 그 해 12월말까지 발생한 진료비 980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액사건이었다. A씨 측은 "충남대병원이 청구하는 용역비는 병원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전보하기 위해 행해진 것"이라며 "A씨가 용역비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1심에서는 이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져 충남대병원이 패소했다.

2심에서 결과가 뒤집혔다. A씨 측이 980만원의 진료비를 병원에 내야 한다는 것이다. 2심 재판부는 "충남대병원이 A씨에게 지급해야 할 적극적 손해는 향후 치료비, 개호비 등이 확정됨으로써 모두 전보됐다고 평가해야 한다"며 "그 이후 A씨가 충남대병원에 입원함으로써 발생한 진료비 등에 대해 진료비 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씨 상고로 진행된 3심에서는 다시 한번 결론이 바뀌었다. 대법원은 "의사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탓으로 오히려 환자의 신체기능이 회복 불가능하게 손상됐고, 또 손상 이후 후유증세의 치유 또는 더 이상의 악화를 방지하는 정도의 치료만이 계속되어 온 것뿐이라면 의사의 치료행위는 진료채무의 본지에 따른 것이 되지 못하거나 손해전보의 일환으로 행하여진 것에 불과하다"며 "병원 측으로서는 환자에 대하여 수술비와 치료비의 지급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환자가 종전 소송에서 해당 향후치료비 청구를 누락한 결과, 환자가 이를 별도의 소송에서 청구하는 것이 종전 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돼 소송법상 허용되지 않는 경우에도 환자가 종전 소송에서 해당 청구를 누락한 것이 청구권을 포기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사건은 원심법원인 대전지법으로 환송됐다. 파기환송심에서는 대법원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1심 결과대로 충남대병원의 항소가 기각됐다. 충남대병원의 패소가 확정된 것이다.

◇관련규정
민법 
제390조(채무불이행과 손해배상)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민법
제393조(손해배상의 범위)
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통상의 손해를 그 한도로 한다.
②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의 책임이 있다.

민법
제681조(수임인의 선관의무) 수임인은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하여야 한다.

민법
제686조(수임인의 보수청구권)
① 수임인은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위임인에 대하여 보수를 청구하지 못한다.
② 수임인이 보수를 받을 경우에는 위임사무를 완료한 후가 아니면 이를 청구하지 못한다. 그러나 기간으로 보수를 정한 때에는 그 기간이 경과한 후에 이를 청구할 수 있다.
③ 수임인이 위임사무를 처리하는 중에 수임인의 책임없는 사유로 인하여 위임이 종료된 때에는 수임인은 이미 처리한 사무의 비율에 따른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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