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63·사법연수원 14기)의 성범죄 및 뇌물수수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수사단이 지난 1일 출범 이후 첫 압수수색을 종료하고 김 전 차관과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4일 검사 등 10여명의 수사관을 보내 이같은 압수수색을 벌였다.

수사단은 “과거사위에서 권고한 사건과 관련해 1차적으로 필요한 부분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수사단이 이번에 압수수색에 나선 장소들은 10여곳에 달한다. 여기엔 서울 광진구 김 전 차관 자택과 건설업자 윤씨의 사무실 및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산하 디지털포렌식센터 등이 포함됐다. 경찰청에 대한 압수수색은 2013년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사 당시 경찰이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확보한 3만건 이상의 디지털 증거자료가 검찰 송치 과정에서 누락됐다는 대검찰청 진상조사단 조사 결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수사단은 과거사위 등으로부터 넘겨받은 사건 관련 기록을 검토하며 김 전 차관의 관련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추가 자료 확보를 위해 직접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 1일 수사단이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다. 수사단은 지난 2013·2014년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사기록과 을 포함해 방대한 자료를 검토를 넘겨받아 들여다보고 있다.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의 뇌물 혐의와 관련해 윤씨가 김 전 차관을 비롯한 유력 인사들을 접대했다고 알려진 강원도 원주 별장과 충청북도 충주에 위치한 시그너스컨트리클럽(CC) 등 골프장에 대한 압수수색도 검토 중이다. 김 전 차관은 2005~2012년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교류하며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 및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씨는 수 차례에 걸친 대검 진상조사단 조사에서 '성접대 동영상' 장소인 강원도 원주 별장 외에 시그너스CC에서 골프 등의 접대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윤씨와 가깝게 지낸 지인 등에 따르면 윤씨는 골프장과 별장 인근인 충주와 원주 지역의 유력 인사들과 친분을 쌓는 통로로 시그너스CC를 적극 활용했다. 윤씨가 골프 라운딩과 함께 돈봉투를 전달했다는 정황도 포착돼 향후 김 전 차관의 뇌물 혐의와 관련해 중요한 수사 지점이라는 것이 윤씨를 조사해온 진상조사단의 판단이다.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도 곧 이뤄질 전망이다. 수사단은 이날 김 전 차관을 정식으로 피의자로 입건했으며 윤씨에 대해서도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다. 앞서 김 전 차관은 지난달 긴급 출국금지 조치 이후 정식으로 출국금지 상태다.

수사단은 이르면 이번 주말 참고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압수수색과 참고인 조사를 바탕으로 김 전 차관과 윤씨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차관이나 윤씨는 이번 사건에서 핵심 인물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에 비공개 소환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공개 소환 방침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