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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구독자 2만명' 유튜브 운영자로 변신한 전직 대법관

[the L][인터뷰] 박일환 전 대법관 "국민들의 법률소양 제고에 보람"

박일환 전 대법관 / 사진제공=법무법인 바른

"대법관님 유튜브는 댓글이 1급수네요." '악플'이 난무하는 인터넷 공간, 그것도 유튜브 방송채널에서 유독 청정 댓글만이 올라오는 곳이 있다. '차산선생 법률상식'이라는 이름으로 박일환 전 대법관(68·사법연수원 5기,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이 운영하는 채널이다.

1978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2012년 대법관으로 퇴임하기까지 34년간 법으로 국민들과 소통해왔던 그였다. 2013년 7월 법무법인 바른에 변호사로서 합류한 후에도 무수한 사건들을 통해 법을 접했다. 그랬던 그가 돌연 유튜버로 인터넷 세상에 등장했다.

박 전 대법관은 이 채널을 통해 △자녀에게 부모의 빚을 갚을 의무가 있는지 △상대방과 대화를 비밀리에 녹음해도 되는지 △영장실질심사가 왜 필요한지 △강도·사기로 얻은 돈으로 빚을 갚아도 되는지 등 법률 전반에 걸친 이슈들을 2분 안팎의 짧은 동영상을 통해 전달한다. 분량은 다소 짧지만 그 안에는 법관·변호사로서 지낸 40년 이상의 경륜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박 전 대법관은 딸의 권유로 유튜브 활동을 시작했다. 박 전 대법관의 딸은 씨티그룹, UBS, BNP파리바 등 글로벌 IB(투자은행)에서 근무하다 올해 초 메리츠자산운용 애널리스트로 합류한 박정임 애널리스트다. 박 애널리스트는 지난해부터 존 리 메리츠운용 대표의 유튜브 방송 채널의 운영도 맡고 있다고 한다. 존 리 대표의 채널이 인기를 얻자 아버지인 박 전 대법관에게 유튜브 채널 개설을 권한 것이다.

유튜브 아이템 선정에서부터 원고 작성, 촬영 등은 모두 박 전 대법관이 전적으로 맡는다. 촬영도 박 전 대법관이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자택 거실에서 직접 찍는다. 박 애널리스트가 이 동영상 파일을 받아 간단한 편집과 자막효과를 입혀 유튜브 채널에 올린다.

박 전 대법관은 "지난해 12월에 개설했지만 올해 3월까지만 해도 구독자 수가 80명 정도에 불과했는데 불과 2개월만에 2만명으로 늘었다"며 "구독자 중 18세부터 34세까지 젊은 이들의 비중이 78%에 이른다. 법률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특히 젊은 층에서 많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딸이 '처음에는 댓글을 봐서는 안된다. 상처받을 수 있다'고 했는데 요즘 댓글을 보면서 젊은 이들이 쓰는 용어도 배운다"며 "제가 변호사여서 고소를 걱정해서인지 '악플'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웃었다.

그는 "법률지식에 대한 수요가 늘고 법에 대한 이해도 과거에 비해 높아졌음에도 개개 법리와 판례에 대해 부분적으로만 알고 논쟁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며 "특히 판례의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에 있어서 법원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커진 반면 학계나 변호사 업계의 비중은 줄어드는 불균형도 심화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나중에는 구독자들로부터 질문을 받아 답변하는 방식이나 외부인사를 초빙해서 함께 방송을 진행하는 것도 생각 중"이라며 "유튜브 활동을 통해 국민들의 법률소양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 큰 보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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