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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판례씨] 근거조항 없음에도 재외국민 권리 인정해 준 대법원

[the L] 대법원 "외국 영주권자의 거소이전신고는 '전입신고'로 간주, 주택임대차법상 대항력 인정해야"


전세보증금과 담보대출 등을 더한 금액이 주택 매매가격을 웃도는, 소위 '깡통전세'로 인한 폐해가 많다. 집주인이 빚을 갚지 못해 빌려 살던 집이 경매 등으로 팔리는 과정에서 보증금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연이 종종 소개된다.

그나마 대항력을 갖춘 세입자라면 집이 팔려나가더라도 우선변제권자로 인정돼 보증금의 일부나마 돌려받을 수 있다. 대항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주민등록 또는 전입신고를 마치고 실제 해당 주택에서 거주하는 등 요건을 충족해야만 한다.

주민등록법은 한국 국적을 보유한 이들에게 적용되는 법이다. 그렇다면 외국 영주권 등을 보유한, 주민등록 대상이 아닌 재외동포 등은 깡통전세 경매과정에서의 보증금도 못 받는 걸까. 주택이 경매로 팔려나가는 과정에서 임차인 지위에 있던 외국 영주권자에게 대항력을 인정해야 할지를 다툰 사건(2019년 4월11일 선고, 대법원 2015다254507)을 소개한다.

외국 영주권을 보유한 A씨는 2013년 9월에 임대인에게 임대차보증금 2500만원을 지급하고 한 주택을 빌려쓰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같은 달에 거소이전신고까지 마치고 현재까지 계속 거주해왔다. 문제는 A씨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 약 1년전인 2012년 11월에 B사가 임대인에 대해 보유한 채권에 대해 근저당권 설정등기를 마쳤다는 점이었다. 임대인은 B사 외에도 다른 은행 등으로부터도 빚을 지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2014년 임대인 주택에 대해 1순위 근저당권을 가진 한 은행이 A씨가 살고 있던 주택에 대해 저당권을 행사했다. A씨의 주택이 경매에 넘어가 처분됐다는 얘기다. 경매 절차에서 A씨는 임차인 자격으로, B사는 근저당권자 자격으로 각각 배당요구를 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보증금을 포함해 1923만원을 받은 반면 B사는 770만원밖에 받지 못했다. 이에 B사는 "A씨는 주민등록이나 전입신고가 아닌 거소이전신고만 했기 때문에 주택임대차법상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A씨가 경매 배당금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소송을 냈다. A씨가 받아간 보증금을 B사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원심은 B사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A씨가 문제가 된 주택에 이사를 오면서 했던 거소이전신고만으로는 주택임대차법상 대항요건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게 2심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이에 A씨가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하기에 이르렀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재외국민의 거소이전신고의 법적효력에 대한 법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A씨의 권리를 배제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는 판단에서다. 대법원은 일단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와 거소이전신고로 (주택임대차법 등에서 요구하는)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갈음할 수 있는지에 대해 법률의 공백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법규상 외국 영주권자 등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 및 거소이전신고의 효력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재외동포법의 입법경위를 보면 입법자가 국내거소신고와 거소이전신고로 주민등록 및 전입신고를 갈음하는 것을 배제했다고 볼 수 없다"며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나 거소이전신고에 대해서도 출입국관리법 규정을 유추적용해 주민등록이나 전입신고를 한 것으로 보고 대항력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형평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또 "외국인등록 또는 국내거소신고와 주민등록은 공시효과에서 차이가 있지만 이것이 주택임대차의 대항력을 다르게 판단해야 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는 주택임대차법에서 대항요건으로 정하는 주민등록과 같은 법적효과가 인정돼야 한다. 거소이전신고를 한 때는 전입신고가 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이같은 판단에 따라 대법원은 경매 배당금을 받을 A씨의 권리를 부정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현재 이 사건은 원심 법원에 접수돼 새로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관련조항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대항력 등)

① 임대차는 그 등기(등기)가 없는 경우에도 임차인(임차인)이 주택의 인도(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때에는 그 다음 날부터 제삼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 이 경우 전입신고를 한 때에 주민등록이 된 것으로 본다.
② 주택도시기금을 재원으로 하여 저소득층 무주택자에게 주거생활 안정을 목적으로 전세임대주택을 지원하는 법인이 주택을 임차한 후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그 법인이 선정한 입주자가 그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쳤을 때에는 제1항을 준용한다. 이 경우 대항력이 인정되는 법인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③ 「중소기업기본법」 제2조에 따른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법인이 소속 직원의 주거용으로 주택을 임차한 후 그 법인이 선정한 직원이 해당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쳤을 때에는 제1항을 준용한다. 임대차가 끝나기 전에 그 직원이 변경된 경우에는 그 법인이 선정한 새로운 직원이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친 다음 날부터 제삼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
④ 임차주택의 양수인(양수인)(그 밖에 임대할 권리를 승계한 자를 포함한다)은 임대인(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
⑤ 이 법에 따라 임대차의 목적이 된 주택이 매매나 경매의 목적물이 된 경우에는 「민법」 제575조제1항ㆍ제3항 및 같은 법 제578조를 준용한다.
⑥ 제5항의 경우에는 동시이행의 항변권(항변권)에 관한 「민법」 제536조를 준용한다.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제6조(국내거소신고)
① 재외동포체류자격으로 입국한 외국국적동포는 이 법을 적용받기 위하여 필요하면 대한민국 안에 거소(居所)를 정하여 그 거소를 관할하는 지방출입국ㆍ외국인관서의 장에게 국내거소신고를 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라 신고한 국내거소를 이전한 때에는 14일 이내에 그 사실을 신거소(新居所)가 소재한 시ㆍ군ㆍ구(자치구가 아닌 구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 및 제7조에서 같다) 또는 읍ㆍ면ㆍ동의 장이나 신거소를 관할하는 지방출입국ㆍ외국인관서의 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③ 제2항에 따라 거소이전 신고를 받은 지방출입국ㆍ외국인관서의 장은 신거소가 소재한 시ㆍ군ㆍ구 또는 읍ㆍ면ㆍ동의 장에게, 시ㆍ군ㆍ구 또는 읍ㆍ면ㆍ동의 장은 신거소를 관할하는 지방출입국ㆍ외국인관서의 장에게 각각 이를 통보하여야 한다.
④ 국내거소신고서의 기재 사항, 첨부 서류, 그 밖에 신고의 절차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외국인등록증 등과 주민등록증 등의 관계)
① 법령에 규정된 각종 절차와 거래관계 등에서 주민등록증이나 주민등록등본 또는 초본이 필요하면 외국인등록증이나 외국인등록 사실증명으로 이를 갈음한다.
② 이 법에 따른 외국인등록과 체류지 변경신고는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갈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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