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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비전향 장기수 강용주, 보안관찰 신고의무 없다"

[대한민국 법무대상 수상자 인터뷰] 법무법인 지평 최정규·김승현 변호사

법무법인 지평의 최정규(왼쪽)·김승현 변호사/사진=최민경 기자


"무죄 선고 받는 거 들으며 저는 엄청 울었어요. 강 선생님이 선고 마치고 오자마자 저희부터 찾아서 제일 먼저 안아주셨는데 그 때 너무 감동 받았죠. 변호사로서 최고의 순간을 너무 일찍 맞이한 거 같았어요"

'최연소 비전향 장기수' 강용주씨의 보안관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이끌어 내 '2019 대한민국 법무대상' 공익상을 수상한 법무법인 지평의 김승현 변호사는 승소 당시의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지평의 최정규·김승현 변호사는 강씨의 보안관찰 기간을 갱신한 법무부의 처분 자체가 위법하다는 점을 입증해 강씨를 처벌할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을 받아냈다. 보안관찰처분 신고의무를 지키지 않은 비전향 장기수의 첫 승소 판례다.

강씨는 1985년 전두환 정권 시절 '구미(區美)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구속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취임 1주년 기념 특별사면으로 1999년 2월 석방된 인물이다. 강씨는 국가가 폭력과 고문으로 이 사건 간첩을 조작했다고 밝혀 주목받은 바 있다.

석방 이후 강씨는 국가보안법이나 내란음모 혐의로 3년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보안관찰처분 대상으로 삼는다는 보안관찰법에 따라 보안관찰 대상자가 됐다. 보안관찰 대상자로 지정되면 3개월마다 주요 활동 내역 등을 거주지 관할 경찰서에 신고해야 한다.

강씨는 출소 이후 보안관찰 처분에 계속 불복종해왔기 때문에 유죄판결을 받으면 금고형 이상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강씨는 변론시 형을 줄여달라는 취지의 양형주장도 하지 않길 원했다. 변호사로서는 굉장히 까다로운 사건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두 변호사는 신고의무를 규정한 행정처분인 보안관찰처분에 주목했다. 보안관찰처분이 위법하면 신고의무도 무효가 되기 때문이다. 보안관찰처분은 대상자가 재범의 위험성이 있을 때만 내릴 수 있는 처분이다.

두 변호사는 "강씨가 출소 이후 반정부적이나 반헌법적인 활동을 한 적이 없고 재범의 위험성 근거로 제시된 경찰의 동태보고서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변론을 펼쳤다. 경찰은 강씨가 세월호에 대해 발언한 것과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을 무료 진료한 것,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들을 만난 것 등을 '재범의 위험성'의 근거로 삼았다.

사건을 담당한 재판부는 두 변호사의 변론을 받아들여 의사인 강씨가 안정적인 사회생활을 하고 있고 국보법을 다시 위반할 위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보안관찰 기간을 갱신한 처분 자체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항소를 포기해 강씨의 무죄가 확정됐다.

최 변호사는 "보안관찰법은 헌법재판소에서도 지속적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법조문 자체로는 빠져나갈 수 없어 굉장히 어려운 사건"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고의무 이전에 행정처분의 적법성을 따져보자는 논리를 발견했을 때 정말 기뻤다"며 "우리에게도 좋은 판결이었지만 법리적으로도 의미있는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두 변호사는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배경으로 지평의 분위기를 꼽았다. 공익사건을 맡는 것도 일반사건을 맡는 것만큼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인사평가시에도 공익사건을 일반송사와 같은 비중으로 본다.

공익활동을 많이 해온 선배 변호사들이 의미있는 공익사건들을 직접 수임한 뒤 후배들에게 소개해주기도 한다. 최 변호사는 언론·표현의 자유 관련 분야에서 명성이 높다. 김 변호사는 4년차지만 국정교과서, 차별금지법, 과거사 사건 등 굵직한 사건들을 담당했다.

어떤 변호사가 되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김 변호사는 "'실력 없는 변호사는 악에 조력하게 된다'는 선배의 말을 새긴다"며 "맡은 모든 사건들을 최고로 이끌어 악에 조력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최 변호사는 "의뢰인에게 무죄 판결을 안겨주고 싶다는 열망이 좋은 변론의 동력이 된다"며 "앞으로도 사회적으로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보안관찰처분 신고의무 위반 변호 논리를 설명하는 최정규·김승현 변호사/사진=최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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