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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경간 특수관계자 거래 ↑, 사전에 세금에 대응하는 방법

[the L] 화우의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최근 조세 분야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이슈 중 하나는 이전가격(Transfer price) 과세이다. 이전가격 과세는 기업이 국외특수관계자와 거래하면서 정상가격(Arm’s length price)보다 높거나 낮은 가격을 적용함으로써 과세소득이 감소하는 경우, 과세당국이 정상가격을 기준으로 과세소득을 재계산하여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전혀 이해관계가 없는 기업들 간의 거래에서는 양도인은 더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서, 양수인은 더 낮은 가격을 지급하기 위해 서로 모든 노력을 다하는 것이 시장 원리이자 기업의 본능이다. 이렇게 결정된 가격은 시장 상황, 양도인과 양수인이 처한 사정 등을 반영한 가장 합리적으로 금액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과세당국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 반면에, 거래 당사자 간에 특수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예를 들면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 자회사를 설립한 후 베트남 자회사에게 물건을 판매할 경우, 한국 기업과 베트남 기업 간의 내부 정책 등 다양한 사정으로 인해 위와 같은 시장 원리가 작동하지 않고 거래가격이 정상가격 보다 높거나 낮게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바로 이러한 국외특수관계자 간의 거래에는 시장 원리가 그대로 작동되지 않을 수 있다는 특수성에 착안하여 생긴 제도가 바로 이전가격 과세제도이다.

글로벌 시대에 국외특수관계자와의 거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기업의 이전가격 과세위험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당연히 과세당국 역시 국외특수관계자와의 거래가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할 때에는 이전가격 이슈를 주된 타깃으로 삼는 것이 현재의 세무조사 경향이다.

이러한 이전가격 과세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고 안정적으로 국외특수관계자와 거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제도가 우리 세법에 있다. 바로 정상가격 산출방법 사전승인제도(APA, Advance Pricing Agreement)이다. APA는 납세자가 국외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적용할 정상가격 산출방법 및 정상가격 범위에 대하여 과세당국과 사전에 합의하는 제도이다. APA는 원칙적으로 장래에 적용될 정상가격 결정방법을 과세당국과 사전에 합의하는 제도이나, 이전의 과세연도에 대하여도 정상가격 산출방법을 소급하여 적용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APA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앞으로 있을 국외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 대한 세무상 리스크를 제거하는 것이다. 과세당국과 사전에 합의한 가격을 거래에 적용하므로, 과세당국이 이에 구속되어 다른 가격을 제시하여 과세소득을 재계산할 수 없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이를 통해 기업은 평소 이전가격 정책 수립과 운영, 세무조사 대응에 투입할 인력이나 비용을 보다 더 생산적인 분야에 투입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당연히 이전가격 관련 세무조사가 있는 경우 그 과정에서 필요한 세무대리인 선임, 소송비용 등과 같은 경제적 문제 또한 해결할 수 있다.

무엇보다 APA는 기업의 장기 사업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과세당국의 승인을 받은 거래가격의 범위가 정해져 있으므로, 국외특수관계자와의 거래를 통해 앞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나 지출하는 비용 등의 규모를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기업의 앞날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건강검진을 통해 자신의 몸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이 중병을 사전에 파악하여 건강한 장수를 누릴 수 있듯이, 국외특수관계자와 거래하는 기업 역시 APA를 통해 자신의 거래가격의 적정성을 관리해 두면, 이전가격 과세위험을 사전에 방지하여 보다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기업의 운영이 가능하다. 사람이나 기업이나 그 모습, 외형만 다를 뿐 사전 예방이 가장 중요하고 효율적이며 경제적이라는 점에서는 그 본질은 전혀 다를 것이 없다.


법무법인(유) 화우의 전완규 파트너 변호사는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31기)를 수료했고,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회계학을 전공했으며, 세무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대한변호사협회 세제위원회 위원, 한국국제조세협회 이사, 한국지방세연구원 법령해석지원센터 자문위원, 법률신문 판례해설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업무분야는 Transfer Pricing 등 국제조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지방세 관련 조세자문 및 조세쟁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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