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임종철 디자인 기자

국내 토종 패션·잡화 브랜드였던 '쌈지' 임원들과 공모해 불법으로 100억원대 시세차익을 본 사채업자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2단독 조윤정 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사채업자 강모씨(53)에게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쌈지 임원진의 불법 주식거래에 돈을 댄 혐의다.

쌈지는 2009년 주식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처럼 꾸미고 BW(신주인수권부사채, 미리 정한 조건에 따라 회사 주식을 사들일 권리를 부여한 채권)를 발행했다. 회사 경영진은 사채업자 강씨 등으로부터 빌린 자금으로 사들인 BW를 고가에 내다 팔아 부당이득을 낸 혐의로 적발당했다.

앞서 서울동부지법은 2013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쌈지 최대주주 겸 이사 양모씨에게 벌금 3000만원을, 대표이사 임모씨와 백모씨에게 각각 벌금 2500만원과 2000만원을 선고했다.

쌈지가 당시 발행한 BW 공모대금 171억1500만원 중 일반 투자자 청약 대금은 6억9500만원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사채업자 강씨 등이 일반 투자자로 가장해 청약했다. 쌈지 경영진은 주식 1800만여주를 장내 매도해 차익 106억52000만원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쌈지 대표 등 관계자들은 청약 대금이 일반투자자가 청약한 것처럼 거짓으로 기재해 금융위원회에 신고하고, 증권신고서와 증권발행 실적보고서를 거짓으로 기재하기도 했다.

사채업자 강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패션·잡화 브랜드로 성장한 쌈지는 부동산과 엔터테인먼트 등 사업 분야를 확장하면서 경영이 악화됐다. 2010년 4월 최종 부도 처리됐고 코스닥 시장에서도 상장 폐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