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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원님들, '조국'말고 '사법농단'은요?"

[the L]사건 계류된 서울고법·서울중앙지법 국감서도 전혀 언급되지 못한 사법농단

김창보 서울고등법원장(왼쪽)과 민중기 서울중앙지방법원장./사진=뉴스1

국회에서 '사법농단'은 완전히 잊힌 것일까.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법·서울중앙지법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렸다. 이전까지 열린 법사위의 모든 국감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질의가 이어진 만큼 이날 국감에서도 조 장관을 둘러싼 격돌이 예상됐다. 

예상은 현실이 됐다. 반면 서울중앙지법이 현시점에서 직접 마주하고 있는 문제인 사법농단에 대한 질의는 전무했다. 사법농단 사건을 두고 법원장들의 책임을 묻는 호통이 난무했던 지난 2017년, 2018년 국감과는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다.

서울중앙지법에는 사법농단 의혹 관련 사건들의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1심 재판은 서른다섯 번째 공판을 이어가고 있다. 계속해서 증인신문을 진행하고 있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법원을 출입하는 기자들 사이에선 "과연 이 사건 1심 선고가 내려지는 날이 오긴 오는 걸까"하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심지어 아예 진행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재판도 있다. 핵심 인물로 꼽힌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이다. 임 전 차장은 법관 기피 신청을 해둔 상태다. 지난 6월 임 전 차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윤종섭)에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1심 재판장인 윤 부장판사를 기피한다는 내용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현재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성창호·이민걸 등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현직 부장판사들에 대한 재판도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 중이다. 

굳이 사법농단 사건에 대한 깊이 있는 지적이 아니더라도, 현재 재판의 진행 상황 등 관련 질의를 이어가는 의원은 아무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사법부의 제도적 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도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에 그쳤다. 

그나마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활동 경험을 증명하듯 '고법 부장 승진제' 개선안과 관련된 질의를 유일하게 내놨다. 박 의원은 이승훈 춘천지방법원장에게 "고법 부장 승진제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이 깊다고 말씀하셨는데 맞냐"면서 "지속적으로 지적된 이 제도에 관한 견해를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 원장은 "정책적인 것을 좀 더 연구하고, 법을 만드는 입법부에서도 심도있게 논의해 결정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대다수 질의 내용은 역시 '조국'이 채웠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과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거의 모든 여야 의원들이 조 장관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의원들이 다 함께 조 장관에 집중하는 바람에 같은 질의는 반복됐다.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조 장관 동생 조모씨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 것을 놓고 답 없는 공방이 이어졌다. 그러던 중 이날 오후 2시 조 장관이 직에서 사퇴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법사위 국감은 동력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사법농단 의혹은 3년이라는 긴 시간과 복잡한 내용들로 국민에게도 잊히고 있는 게 사실이다. 1년에 한 번, 국회가 법원을 감사하는 국감장에서마저도 질의가 안 나오면 법원은 누가 감시할 수 있을까. 사법농단 의혹은 법원 역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사건으로 기록될 만큼 그들에게 '아픈 손가락'이다. 결국 올해도 법원은 이미 사퇴해버린 조국 덕분에 치명상을 비껴가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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