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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시설용 토지에 대한 재산세, 과오납은 없나

[the L]화우의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편집자주외부 기고는 머니투데이 'the L'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문은 원작자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가급적 원문 그대로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검단스마트시티'가 들어서게 될 인천 서구 대곡동 일대 토지 모습. / 사진=송학주 기자



2016. 12. 27. 개정 전 구 지방세특례제한법(이하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84조 제2항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3호에 따른 공공시설을 위한 토지(주택의 부속토지를 포함한다)로서 같은 법 제30조 및 제32조에 따라 도시관리계획의 결정 및 도시관리계획에 관한 지형도면의 고시가 된 토지의 경우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재산세의 100분의 50을 2018년 12월 31일까지 경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이하 ‘본건 감경조항’). 위 규정은 도시관리계획에 따라 사유 토지가 공공시설로 지정됨으로써 재산권 행사가 제한되는 점을 고려하여 재산세를 일부 감경하도록 한 것이다. 

A공기업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그 소유 토지에 대한 재산세를 부과받고 해당 재산세를 모두 납부하였다. 공기업의 특성상 A공기업 소유 토지 중에는 본건 감경조항의 요건을 충족하는 항만, 공공공지, 하천 등 공공시설용 토지가 상당 수 포함되어 있었음에도, 지방자치단체가 A공기업에 대하여 재산세 부과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50%의 감경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일반적으로 과세처분을 받은 납세자가 과세처분의 내용에 이의가 있는 경우, 납세자는 납세고지서를 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반드시 불복절차를 제기하여야 하고, 이러한 불복기한을 놓친 경우 납세자는 해당 과세처분이 법규에 위반되는 등 단순히 위법하다는 이유만으로는 과세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없는데, A공기업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재산세 부과처분을 받은 후 90일이 경과한 후에야 뒤늦게 본건 감경조항에 따른 감경 누락 사실을 알게 되어 그 대처방안을 필자에게 문의하여 왔다.

이러한 경우 과세처분을 다툴 수 있는 방법으로는 그 처분에 존재하는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하여 과세처분이 당연무효라고 주장하는 수 밖에 없는데, 이를 소위 ‘중대명백설’이라 한다. 이러한 ‘중대명백’의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사실적 측면에서는 추가적인 사실관계의 조사 없이 과세대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하고, 법률적 측면에서는 법령 규정의 적용 여부에 관한 해석상 다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태도이다. 그러나 과세처분의 적법성에 관한 다툼에서 추가적 사실확인이 불필요하거나 법규의 해석상 다툼이 전혀 없는 경우는 거의 없고, 선례들을 살펴보더라도 구체적 사건별로 해당 사안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결론을 정하게 된다는 점에서 ‘중대명백’이라는 기준 자체가 명백하지 않아 여기에 해당된다는 법원의 판단을 받기란 그야 말로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

필자는 A공기업을 대리하여 해당 재산세 부과처분의 당연무효를 주장하면서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였고, 그 소송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산세 부과처분에 존재하는 하자가 중대명백한 지에 관하여 치열한 다툼이 진행되었다. 이 사건에서 1심 법원은 재산세 부과처분의 하자가 중대명백하다고 보아 당연무효를 인정하면서 A공기업의 청구를 인용한 반면, 항소심 법원은 그 결론을 번복하여 하자가 중대명백하지 않음을 이유로 청구를 기각하여 결론이 달라지자, A공기업은 최종판단을 받기 위해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하였다.

대법원은 항소심 판결의 결론이 잘못되었다고 보아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면서 1심 판결과 동일하게 해당 재산세 부과처분의 하자가 중대명백하여 당연무효라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9. 4. 23. 선고 2018다287287 판결, 이하 ‘대상 판결’). 그 이유는 사실관계상 도시관리계획에 관한 지형도면 고시가 이루어졌음이 분명하고, 법리적으로도 법문이 언급하지 않고 있는 도시관리계획의 집행 완료 여부를 법령의 해석에 관한 다툼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상 판결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미 존재하는 감경요건에 관한 사실인 ‘도시관리계획에 관한 지형도면 고시’ 여부를 과세 담당공무원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에 불과하다면 이는 추가적인 사실관계의 조사가 필요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1항과 달리 제2항의 본건 감경조항 자체의 문언에서 ‘도시관리계획이 미집행된 토지’로 그 적용대상을 제한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세관청이 합리적 근거 없이 그 의미를 잘못 해석하여 감경요건이 충족되지 않은 것으로 보았다면 법령 규정의 적용 여부에 관한 해석상 다툼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는데, 이는 과세처분 당연무효의 요건으로서 ‘중대명백’의 범위를 종전보다 넓게 해석함과 동시에 어느 정도의 객관적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즉, 과세관청이 과세 당시 조사의무를 게을리 하여 과세요건 또는 감경요건의 존재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경우에는 사실관계의 명백성을 인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며, 법리해석의 명백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우선적으로 해당 법규의 문언 그 자체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입법 취지, 관련 조항, 법규의 제•개정 연혁 등 부수적 사정은 해당 법규의 문언이 불분명한 경우에 한하여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대상 판결이 ¨ç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3호에 따른 공공시설을 위한 토지로서, ¨è 도시관리계획의 결정 및 도시관리계획에 관한 지형도면의 고시가 된 토지에 대하여 50%의 감경 없이 이루어진 재산세 부과처분을 당연무효라고 판단한 이상, 각종 공기업을 포함하여 공공시설용 토지를 소유한 납세자들은 기존에 납부한 재산세 중 본건 감경조항상의 감경요건을 충족함에도 불구하고 감경을 받지 못한 부분이 없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만에 하나 그러한 부분이 있는 경우 해당 납세자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인 재산세 납부 시로부터 5년이 경과하기 전에 신속하게 해당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감경받지 못한 세금 상당액의 반환을 구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여야 할 것이다. 다만, 2016. 12. 27. 지방세특례제한법이 개정되면서 본건 감경조항의 적용대상을 ‘과세기준일 현재 도시•군관리계획이 미집행된 토지’로 변경하였으므로, 2017년도분 이후 재산세에 대하여는 도시•군관리계획이 미집행된 토지에 한하여 감경이 가능함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정종화 변호사는 조세 및 국제조세 관련 쟁송과 자문을 주로 다룬다. 법인세, 소득세, 지방세, 부가가치세, 상속·증여세, 관세, 주세 등 과세처분 및 각종 인허가, 석유수입부과금을 비롯한 다양한 행정처분과 관련한 조세·행정쟁송, 자문사건을 처리했다. 서울지방국세청, 기획재정부, 문화관광부, 산업자원부, 산림청 등 여러 행정부처에 대해 관련 자문을 제공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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