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8년 호화도피' 최규호 전 교육감 '징역 10년' 확정

(전주=뉴스1) 문요한 기자 =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 혐의를 받고 있는 최규호 전 전북교육감이 13일 전북 전주시 전주지방법원에서 첫 공판을 마친 후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잠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최 전 교육감은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고 답했다.2018.12.1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잠적해 8년 넘게 도피생활을 하다 검거돼,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최규호(72)전 전북교육감에게 상고심에서도 징역 10년의 중형이 내려졌다. 추징금도 3억원으로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3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사기, 주민등록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최 전 교육감의 상고를 기각하고 2심 판결을 확정시켰다.

최 전 교육감은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이 9홀에서 18홀로 확장되는 과정에 도교육청 부지였던 김제자영고 실습장을 골프장 측이 매입하는데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2007년 7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3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2010년 9월 수사를 받던 중 돌연 잠적한 최 전 교육감은 지난해 11월6일 인천 연수구 동춘동 한 식당에서 검찰수사관에게 검거됐다. 도주한 지 8년 2개월만이었다. 도피 기간 중 주식투자를 하며 테니스·골프·댄스·당구 동호회 활동을 하고 미용시술로 매달 700만원 이상을 쓰며 ‘호화 도피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친동생인 최규성(69) 전 농어촌공사 사장 도움으로 제3자 명의 통장과 체크카드를 쓰고 타인명의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한 혐의(주민등록법,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도 받았다.

만성질환이 있던 최 전 교육감은 동생 최 전 사장을 비롯해 3명 명의로 2010년 1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인천지역 병원에서 총 1026회를 진료받아 2130만원 상당 요양급여 비용을 가로채 국민건강보험법도 위반했다. 검찰은 이 진료기록을 토대로 은신처를 역추적해 검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은 "고위공직자로 중대범죄를 저지르고도 수사기관에 자진출석을 약속해 시간을 번 뒤 도피했다"며 "범행에 대한 책임을 질 생각 없이 뇌물수수죄 공소시효 만료만 기다리며 8년이 넘는 장기간의 여유로운 도피생활을 했다"며 징역 10년과 추징금 3억원을 선고했다.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1·2심 판단을 받아들였다.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최 전 사장은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자 항소하지 않아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현행 형법상 가족은 범인은닉도피죄로 처벌할 수 없어 동생 최 전 사장은 범인은닉도피교사죄 등이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