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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지리정보원이 발주한 항공촬영 용역 입찰에서 2009~2013년 지속적으로 담합한 혐의를 받은 11개 업체에 대해 대법원이 벌금형을 확정했다. 임직원들에게는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은 11개 업체들에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 법원의 판단을 받아들여 확정했다. 임직원들에 대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 법원의 판단도 함께 확정됐다.

이 업체들은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국토지리정보원이 발주한 항공촬영 용역 입찰 과정에서 투찰 가격을 미리 합의하는 등 담합 행위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입찰 과정에서 사전에 정해둔 낙찰 예정사가 낙찰될 수 있도록 공모했고, 낙찰자가 결정된 뒤에는 애초 배정받은 지분율에 따라 용역을 수행하고 정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4개 업체에 대해 과징금 108억2200만원을 부과하고, 11개 업체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1심 법원은 네이버시스템 등 업체 11개사에 대해 벌금 3000만~1억5000만원을 선고했다. 해당 업체에서 영업 및 입찰 업무를 담당한 임직원 6명은 범행 가담 정도에 따라 3명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또 3명은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1심 법원은 "국토지리정보원은 국토 모습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각종 측량사업 용역을 발주했는데 피고인들은 탈락 위험을 제거해 안정적인 사업 물량을 확보하고, 유리한 조건으로 낙찰받기 위해 2009년부터 '사다리타기' 방법 등으로 입찰에 참여시켜 낙찰 받은 사업에 대해 업체별 지분을 나눠 공동으로 수임하는 등 담합했다"고 밝혔다.

이어 1심 법원은 "안정적인 사업수주와 가격경쟁을 회피할 목적으로 행한 공동행위 그 자체로도 경쟁을 제한하려는 의도가 명백하다"며 "경쟁 입찰의 경우 담합을 하면 참여업체수가 증가하고 낙찰가가 하락해 발주처는 더 낮은 가격으로 계약을 체결할 기회를 잃는다"고 지적했다.

2심 법원은 네이버시스템과 한양지에스티에 대해 벌금 3000만원을 선고한 1심 판결을 받아들였다. 나머지 업체에 대해서는 감액해 2500만원~8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임직원 3명도 집행유예로 감형돼 이 사건과 관련해 기소됐던 6명의 임직원은 모두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셈이 됐다.

2심 법원은 원심 형이 너무 무겁다는 11개 업체의 주장 가운데 9개 업체의 주장을 받아들여줬다. 2심 법원은 “입찰담합으로 인한 피해가 적지 않다”면서 “매출을 포함한 전체 매출 규모, 가담 경위 및 경쟁 제한 정도, 낙찰률 차이와 과징금 등 모두 고려해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임직원 3명에 대해선 “경제적 이익이 없으며,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동종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집행유예로 감형했다.

대법원 역시 2심 법원의 판단을 받아들여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