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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theL프로]검찰수뇌부 된 '론스타 수사팀'…영화 '블랙머니'와 윤석열 총장

[the L]2006년 론스타 사건 수사 모티브…영화와 다른 현실 속 검찰개혁 궁금증

↑영화 '블랙머니' 포스터.

론스타펀드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을 다룬 영화 '블랙머니'의 마지막 장면은 검찰의 수사 은폐를 고발하는 현직 검사의 폭로로 장식된다. '조국 수사' 정국과 맞물려 화두로 떠오른 검찰 개혁의 당위성을 보여주는 듯한 영화 속 검사들의 모습에 지금 검찰의 현주소와 겹쳐보이는 장면들도 다수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최측근 대검찰청 참모들이 '론스타 사건'의 수사팀이었다는 점은 영화 외적인 흥미를 더한다. '블랙머니'를 만든 정지영 영화감독은 실제 지인을 통해 영화 시사회에 윤 총장을 초청하려 했다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영화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진상규명이 중단되는 것을 막고픈 주인공 양민혁 검사(조진웅 분)의 시점으로 바라본다. 양 검사는 영화 종반부 수사를 중단시킨 것이 누구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검 중수부장"을 지목하지만 영화는 "내가 책임질테니 마음껏 수사하라"며 수사팀을 독려하는 검찰총장, "사후 체포영장 받아낼 테니 당장 긴급체포하라"며 영화 속 주범들의 수갑을 채우는 대검 중앙수사부장(중수부장) 등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진짜 론스타 수사를 중단시킨 것이 누구인지 묻게 만든다.

김상철 청와대 민정수석의 임명과 'VIP(대통령을 지칭하는 은어)'와 자유자재로 전화통화를 주고받는 CK로펌 대표 등을 통해 질문에 대한 힌트를 살짝 남겨놓기도 했다.


2006년 론스타 수사…경제부총리도 조사했다


론스타 수사는 영화의 시대적 배경인 2011년보다 5년 앞선다. 2006년 3월 30일 대검 중앙수사부가 서울 역삼동의 론스타 본사와 임원 자택 등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한 것이 시작이었다. 그해 12월까지 약 9개월에 걸쳐 수사가 진행됐고 당초 대검 중수부 중수2과 4명의 검사로 꾸려졌던 수사팀 규모도 점차 늘어 8월에는 검사 20여명을 포함해 약 100명에 달했다. 

지금은 사라진 대검 중수부를 대신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옛 특수부)의 1~4부를 모두 투입한 것과 맞먹는 규모다. 검찰 출신 법조계 인사는 "그만큼 검찰이 이 사건에 사활을 걸었다는 의미"라며 "이만한 인력이 투입된 사건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면면도 화려했다. 당시 권오규 경제부총리,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 이정재 전 금감위원장 등 전현직 고위 경제관료들이 외환은행 매각에 개입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됐다. 검찰은 최종 수사 결과 2003년 론스타가 한국의 대형은행을 헐값에 사들인 뒤 단기간에 팔아치워 이득을 보려고 했으며 이 과정에서금융 당국 책임자들이 로비스트에 매수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조사를 받은 이들에 대해선 혐의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결론을 내렸다. 외환은행 헐값 매각의 책임을 물어 재판에 넘긴 건 변양호 금융감독위원회 금융정책국장과 이강원 외환은행장 등에 그쳤다. 영화 속에서는 대검 중수부 소속 검사들이 전직 국무총리 등을 긴급 체포해 수갑까지 채워 신병 확보에 성공해놓고도 결국 수갑을 풀어주며 사건을 축소하기로 한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단계에서부터 입증이 어려운 사건이었다"며 "결국 변 전 국장 등 재판에서 대부분 무죄 판결이 났었던 만큼 검찰이 그 윗선까지 기소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속영장 네번 청구에 네번 기각…검찰총장까지 나섰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한국거래소노동조합, 금융정의연대, 참여연대 주최로 열린 금융위원회 정찬우 전 부위원장의 한국거래소 이사장 임명 반대 노동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에서 전국사무금융노조 이윤경(앞줄 왼쪽 네번째)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1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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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실제로 당시 수사팀은 법원이 론스타 헐값 매각 의혹의 핵심 인물에 대한 구속 수사에 제동을 걸어 결국 불구속기소에 그쳐야했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횟수는 네 번. 서울중앙지법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당시 검찰이 청구한 유 전 대표의 구속 사유에 해당하는 혐의는 △3000억~8000억원 규모의 배임 △226억원 상당의 주가조작 △수십억원대의 탈세 △증거서류 조작 등이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이 중 하나의 혐의만으로도 구속 사유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던 것이다.

심지어 서울중앙지법 고위직 판사가 수사팀을 직접 만나 유 전 대표에 대한 불구속기소를 요구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2006년 10월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이상훈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 부장판사가 유 전 대표 영장을 기각했던 서울중앙지법 민병훈 영장전담 부장판사와 함께 박영수 대검 중수부장, 그리고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을 만나 "검찰은 왜 유 대표에 그리 집착하느냐"며 불구속기소를 종용한 것이다.

박영수 중수부장과 채동욱 수사기획관이 법원의 요구를 수긍할 리 없었다. 수사팀은 닷새 후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역시 이를 기각했다.

법원의 잇따른 영장 기각에 수사가 가로막힌 검찰은 정상명 당시 검찰총장까지 나서 "승복할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법원에 준항고장을 내기도 했지만 최종 결정권을 쥔 법원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를 놓고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과 유 전 대표 간 친분관계에 의혹이 있다며 폭로가 이뤄지는 등 론스타 사건과 관련해 누가 법원을 움직이는지를 두고도 논란이 벌어졌다. 론스타의 국내 법률대리인은 로펌 업계 굴지의 1위 김앤장이었다. 막강한 정관계 인사와 법조계 '전관'들을 거느리고 비교불가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곳으로 영화 CK로펌의 모델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검찰은 유 전 대표의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유죄를 받아내는 데 성공한다. '론스타 사건' 중 거의 유일하게 유죄로 판결받은 사건이다. 네 번의 영장 청구에도 구속을 면한 유 전 대표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이 됐다. 유씨의 법정 구속이 결정되는 순간 법정에서 방청하던 론스타 사태 피해자들로부터 박수가 터져 나왔다고 한다.

수사팀은 해외로 도피한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과 마이클 톰슨 법률자문 이사 등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2007년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의 신병 확보는 지금까지도 감감무소식이다. 론스타 사건의 주범격인 스티븐 리가 2017년 이탈리아에서 검거된 바 있으나 우리 법무부의 늑장대응으로 열흘 만에 석방되는 일이 벌어졌다.


검사 포기 후 폭로한 양민석 검사 vs 검찰 수뇌부 된 론스타 수사팀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조상준 대검찰청 형사부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2019.10.1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론스타 수사팀의 상당수는 이른바 현재 '윤석열 사단'을 이루는 핵심 일원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 참모인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은 당시 대검 중수1과 소속 검사였다. 그는 유 전 대표 주가조작 사건의 주임검사로 유 전 대표의 실형 선고를 이끌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밖에 조상준 대검 형사부장(27기, 검사장), 이두봉 대검 과학수사부장(26기, 검사장)을 비롯해 구본선 의정부지검장(23기, 검사장),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장(30기, 부장검사) 등이 론스타 사건의 주임검사를 거쳤다. 

영화 '블랙머니'가 개봉하면서 또하나의 흥밋거리는 과연 윤 총장을 비롯한 론스타 수사팀의 실제 검사들이 영화 속 검사들과 얼마나 닮았느냐는 점이기도 했다. 그러나 관객들이 주인공 양민혁 검사의 참고 인물로 윤 총장을 떠올리는 것은 비단 론스타 수사란 배경 때문만은 아니다.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새로운 청와대 민정수석이 부임하면서 가해지는 수사 외압과 수사를 밀어붙이던 검찰총장의 불명예 퇴진, 개인의 출세와 영달을 위해 수사를 덮고자 하는 유혹 등 여러 검사들의 모습은 과거에도 국민들이 목도했지만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검찰의 자화상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 양민혁이 국민들 편에 서서 수사가 중단된 의혹의 실체를 알리기 위해선 검찰을 떠나는 선택을 해야했다. 반면 현실 속 론스타 수사팀은 검찰에 남아 이제는 검찰 수뇌부로서 '거악' 수사를 지휘하고 파헤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과연 이들이 검찰 조직 내에서도 국민들 편에 서서 부정부패를 파헤칠 수 있을지, 영화와 현실을 비교해보는 또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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