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대검 기자실에서 8번째 검찰 자체개혁안을 발표하고 있다. 2019.11.27/사진=뉴스1

검찰이 내부비리를 막기 위해 앞으로 신규 보임하는 부장검사에 대해서도 인사와 재산 검증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검증은 검찰이 아닌 법무부가 맡아 법무부의 검찰에 대한 감찰을 실질화한다는 취지다.

대검찰청은 27일 인사·재산검증 대상자를 신규 부장검사 보임 대상자까지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개혁방안을 마련해 법무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는 신규 검사장 보임 대상자만 청와대 인사·재산 검증을 받아왔고, 올해 3월부터는 차장검사 보임 대상자까지 법무부의 검증을 받고 있다. 이번 대검의 자체 개혁안은 중간관리자로서의 역할이 큰 부장검사 보임 대상자로까지 법무부의 검증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에 법무부는 신규 보임하는 부장검사 본인과 직계 존비속에 대한 부동산과 소득, 납세, 출입국 자료 등의 개인정보를 받아 검증하게 된다. 이외에도 병역기피나 탈세, 불법 재산증식, 위장전입, 연구부정, 음주운전, 성 관련 범죄 등 고위공직자 '7대 비리' 여부에 대한 검증도 추가된다.

내년 여름 정기인사에서 신규 차장검사 보임 대상자는 77명(연수원 30기), 신규 부장검사 보임 대상자는 102명(연수원 34기)이다. 각 기수마다 90명 안팎의 사법연수원 31~33기도 법무부 여건에 따라 검증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2019.11.6/사진=뉴스1

앞서 대검은 지난달 21일 법무부의 검찰에 대한 직접 감찰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검찰의 법무부에 대한 감찰보고 및 자료제출 의무를 신설하는 내용의 개혁안을 마련했다. 지난달 24일에도 비위검사의 사직을 제한하고, 외부인사 중심의 감찰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검찰의 자체 감찰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추진 중이다.

대검 관계자는 "법무부에서 부동산·주식 등 재산형성 과정을 포함해 엄격한 인사 검증을 실시해 검사 보임·승급에 윤리적 기준을 높이고, 비위를 사전 예방하는 자정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검은 해당 개혁안에 대해 법무부와 충분한 협의를 거쳤고, 법무부도 이러한 검찰의 취지에 공감해 검증을 확대해 실시하겠다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했다.

법무부도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개혁안의) 취지에 공감한다"면서 "내년 고검 검사급 인사부터 부장검사급 신규 보임 대상자에 대한 인사·재산 검증을 추가로 실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혁안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약 한 달 만에 내놓은 8번째 자체 검찰 개혁안이다. 대검 관계자는 "지난 10월 발표한 1차 개혁안부터 12월 말까지 약속된 사항들을 다 마칠 것이다"며 "검찰에 반드시 필요한 개혁방안을 마련하고 국민과 약속한 사항을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검은 △1차(10월1일) 자체 개혁안에서 3개 검찰청 외에 특수부 폐지, 외부기관 파견검사 전원 복귀, 검사장 전용차량 이용 중단을 발표했다. △2차(10월4일) 공개소환 전면 폐지 △3차(10월7일) 심야조사 폐지가 뒤를 이었다.

이후 △4차(10월10일) 절제된 검찰권 행사와 전문공보관 도입 △5차(10월16일) 대검 인권위원회 설치 △6차(10월24일) 감찰 강화 △7차(10월29일) 변론권 강화 및 투명성 제고 관련 개혁안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