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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머니-론스타 사건' 주범, 2년 전 잡을 수 있었을까

[the L]시민단체, 법무부 늑장대응 지적… 법무부 "범죄인 인도청구 빨랐어도 어려워"



최근 영화 '블랙머니'를 통해 '론스타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법무부가 2년 전 사건의 주범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늑장대응해 실패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주장은 정말 사실일까. 

'론스타 사건'은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법률상 은행 소유 자격이 없음에도 2003년 9월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2012년 매각하는 과정에서 4조7000억원의 차익을 챙긴 사건이다. 론스타는 매각 이후인 2012년 11월 '매각 승인이 지연돼 손해를 봤다'며 정부를 상대로 5조원대 '투자자-국가간 중재'(ISDS)를 제기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 27일 조국 전 민정수석 등 13명을 범죄은닉죄·직무유기죄·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등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고발 대상엔 문무일 전 검찰총장과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도 포함됐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조 전 수석 등이 2017년 인터폴에 체포된 스티븐 리 론스타펀드 한국 대표를 데려와 수사할 수 있었음에도 고의로 풀어줬다고 주장했다. 법무부가 2017년 8월8일 이탈리아에서 스티븐 리가 체포된 사실을 경찰청으로부터 보고받았지만, 이탈리아 법원이 스티븐 리를 풀어준 8월18일로부터 4일이 경과한 8월22에서야 범죄인 인도청구를 했다는 것. 

지난 21일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참여연대, 금융정의연대, 민변 국제통상위원회 등도 국회에서 '론스타를 고발한다'라는 기자회견을 열고 같은 주장을 했다. 이들은 주범격인 스티븐 리가 2017년 이탈리아에서 검거됐지만 석방된 바 있다며 "정부가 12년째 형식적인 수준에서 범죄인 인도 절차만 진행 중"이라 말했다.

하지만 2년 전 스티븐 리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추진했던 법무부의 입장은 다르다. 외교 통로를 통해 스티븐 리가 체포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곧바로 인도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지만, 이탈리아 법원의 공소시효 완료로 스티븐리가 석방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당시 법무부에서 관련 업무를 맡았던 A씨는 "주재관을 통해서 연락을 받자마자 바로 준비해서 인도청구를 최대한 신속하게 했다"면서도 "이탈리아 형사법 해석상으로는 시효가 지나 쌍방가벌성이 없어 석방됐다"고 말했다. 

'쌍방가벌성'(double criminality)의 원칙은 범죄인 인도가 가능한 범죄가 요청국과 피요청국 모두 형사법규에 의해 처벌가능한 범죄여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부의 설명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인터폴 적색수배만으로 일정 기간 피의자를 구금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여서 스티븐 리가 체포는 됐지만, 결국 공소시효 완성에 따라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의 결정으로 석방됐다. 즉 범죄인 인도청구를 일찍 접수했다 하더라도 결국 이탈리아 법원은 스티븐 리를 풀어줄 수밖에 없었다. 

우리 법원과 이탈리아 법원의 공소시효 판단이 달랐던 것은 출국금지 기간에 대한 공소시효 적용 방식의 차이 때문으로 파악됐다. 한국의 경우 형사소송법상 피의자가 해외로 출국하면 출국 기간 내내 시효가 정지되는 반면 이탈리아는 출국 여부와 관계 없이 시효는 경과한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스티븐 리의 공소시효가 충분히 남아있었지만, 이탈리아에서는 공소시효가 완성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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