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한결의 다양한 전문 분야를 가진 변호사들이 영업비밀 사건을 위해 뭉쳤다.

법무법인 한결에서 최근 새롭게 만든 영업비밀TF에 소속된 윤복남(53·사법연수원 29기)·양문식(48·29기)·이상도(34·변시4회) 변호사를 지난 3일 법무법인 한결의 회의실에서 함께 만났다.

법무법인 한결은 1997년 설립돼 M&A를 통해 성장했다. 2007년과 2011년, 그리고 2014년까지 세 번의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웠다. 기업법무 등 전문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 다양한 법률서비스에 임하고 있다.

한결의 업무비밀 TF는 이미 지난달 26일 종로구 광화문 교보빌딩 콘퍼런스룸에서 ‘영업비밀보호전략 세미나’를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이 세미나에는 관련 업무를 하는 변호사와 기업 관계자 80여명이 참석했다.

윤 변호사는 한결의 장점에 대해 "소위 말하는 ‘가격 대 성능비’가 뛰어난 로펌”이라고 강조했다. 한결의 경쟁력은 대형 로펌에 못지않은 성과를 내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이런 한결에서 영업비밀TF를 만든 이유는 새로운 게 아니다. 바로 고객들이 원하고 있다는 것. 어떻게 보면 틈새시장이라고 할 수 있을 법한 분야를 메인으로 삼았다.

대부분의 로펌은 영업비밀 관련 사건을 형사 변호사들이 담당한다. 물론 형사사건도 고유한 전문성이 있다. 업무비밀 관련 사건이 형사사건으로 주로 발전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한결은 이 부분에 차별성을 뒀다. 형사 사건을 주로 하는 변호사들만이 아니라 노동과 지적재산권 등 다른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변호사들을 포진시켰다.

“영업비밀 사건은 변호사가 직접 기술을 알아야만 제대로 된 대응이 가능합니다. 평소에도 자주 협의를 했지만 이제 TF가 만들어져 고객들에게도 더 큰 만족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업무비밀 TF의 사실상 팀장을 맡고 있는 윤 변호사는 지적재산권을 주로 담당했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해 기술이나 특허 사건 등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검사 출신인 양 변호사는 삼성전자에 재직했던 경력이 있다. 형사사건도 잘 알지만 기업에서 직접 일해본 경험도 큰 자산이다. 이 변호사는 주로 인사노무 업무를 맡아왔다.

이들이 현재 영업비밀 분야에서 하고 있는 사건만 따져도 100여건이라고 했다. 수많은 사건을 처리하며 관련 노하우도 많이 생겼다.

법무법인 한결 영업비밀팀 이상도(좌) 윤복남(중앙) 양문식(우) 변호사 인터뷰 19.12.03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이들은 영업비밀에 관한 사건은 크게 유출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비밀이 유출되기 전에는 영업비밀을 ‘비밀로서 관리’했는지를 따지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중요한 기술도 영업비밀로 인정받을 수 없기에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업비밀이 유출이 된 후에는 사건이 형사사건으로 발전한다. 형사사건 자체의 진행도 중요하지만 사건이 진행되기 전부터 영업비밀을 유출한 사람의 증거인멸을 막는 동시에 사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압수수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했다. 

최근엔 경쟁 회사에서 인력을 빼돌려 문제가 되는 전직금지약정 관련 사건도 많다고 했다. 전직금지란 근로자가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로 이직하거나 스스로 회사를 차리지 않게 금지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직업 선택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제한한다는 점에서 사건이 다수 발생한다.

그런 이들의 주고객층은 대기업은 아니었다. 대기업들은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대형 로펌을 찾는다. 하지만 모두가 대형 로펌을 찾을 수는 없는 법. 

“다양한 고객층이 있지만, 기술이나 특허를 가지고 있는 중견 기업이 메인 타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대기업을 상대하는 상대방 쪽을 많이 맡는 편이죠. 어려운 사건일수록 승리를 이끌어내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최근엔 스타트업도 이들을 많이 찾아오고 있었다.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회사일수록 인재 하나하나가 중요하기에 핵심 인재의 이직을 막으려 하는 분쟁이 많다는 것이다. 

“이쪽 분야의 사건들이 대부분 소송 당사자들이 조정 의사가 없는 경우입니다. 특히 전직금지 쪽은 개별 노동자와 회사 간의 이해관계가 격렬하게 상충되기에 거의 조정이 이뤄지지 않죠.”

이들은 업무비밀 사건에서 가장 힘든 점으로 ‘기술을 이해하는 것’을 꼽았다. 이를 위해 실제 기업의 실무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공부도 많이 한다고 전했다. 본인들이 기술을 이해하고 있어야 재판부를 이해시켜 원하는 소송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고객들이 사건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돼 고맙다며 감사인사를 전할 때가 가장 보람차다는 이들은 앞으로도 업무비밀 관련 분야에서 계속 몸담으며 고객들의 사건을 해결해 나갈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