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넌 9월 서울 강남구 세택(SETEC)에서 열린 '2019 서울 펫쇼'에서 한 개가 유모차에 타있다. 2019.9.6/사진=뉴스1

부부가 이혼하면 함께 키우던 반려동물은 누가 키우게 될까. '반려동물 1000만 시대'를 맞으면서 이른바 반려동물 '양육권'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반려동물이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키웠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법률에서 반려동물은 가족이 아닌 재산이다. 이에 따라 부부가 이혼을 하면 반려동물은 양육권 소송이 아닌 재산분할 소송을 통해 소유권을 결정해야 하는 대상이 된다.

즉 재산법의 법리가 적용돼 반려동물을 누가 언제 입양을 했는지, 반려동물을 기를 때 사료나 병원비는 누가 부담했는지, 동물등록제 대상인 반려견인 경우 누구 명의로 등록돼 있는지 등을 입증하며 반려동물의 소유권 귀속을 따져야 하는 것이다. 

이 경우엔 결국 반려동물이 특유재산인지 공유재산인지, 부부의 기여도 차이 등에 따라 한명에게 소유권이 귀속되거나 부부가 반려동물의 매각 대금을 나눠가져야 한다.  

그러나 이는 부부 모두 만족할 만한 해결책이 되지 못해 이혼 시 반려동물에 대한 소유권 분쟁이 발생하면 대부분 사전합의를 하거나 조정절차에서 합의로 사안을 마무리한다.

조정절차에서는 재판절차와 달리 양방이 합의하면 자녀의 양육권 및 면접교섭권과 비슷한 형태로 반려동물의 양육(소유)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 이혼한 부부 중 일방이 반려동물을 기르되 상대방이 정기적으로 면접할 수 있고, 관리 비용을 절반씩 부담하는 내용의 조정이 이뤄지는 식이다.  

최근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추세에 맞춰 동물의 법적지위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7월엔 동물을 물건으로 규정한 민법 규정은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동안 이 규정에 대한 심판 자체를 받을 기회가 없었는데, 헌재가 이를 각하하지 않고 전원재판부의 심판에 회부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한편 최근 유럽이나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부부가 이혼할 때 반려동물 양육권 분쟁 소송을 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올 1월부터 동물 양육권 판정 시 '반려동물의 행복을 고려해야 한다'는 법이 시행됐다. 이에 따라 판사는 누가 반려동물을 잘 양육할 수 있는지를 심리해 반려동물의 양육권을 결정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