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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공소장 변경 '불허' 논란…공소장 동일성 '있나, 없나'

[the L]공소장 동일성 판단은 법조계 단골이슈…법조계 해석 엇갈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
검찰이 요청한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공소장 변경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법원 판단을 두고 '위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처음의 공소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변경이 이뤄졌느냐를 놓고 법조계 해석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정씨의 사문서 위조 혐의에 대해 지난달 27일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송인권)에 제출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지난 10일 열린 3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결정을 했다.

◇공소사실 동일성 판단, 재판부 재량=공소장 변경은 검찰이 기소한 뒤에 공소장에 적은 공소사실이나 적용법조를 추가·철회·변경하는 제도다. 

형사소송법 298조 1항은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않는 한도에서 공소장 변경을 허가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즉 공소사실의 동일성은 공소장 변경의 한계를 정하는 기준이 된다. 물론 재판 진행 경과에 따라 재판부가 검찰에 먼저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형사소송법 298조 2항).

공소사실 동일성에 대한 해석 여부는 사실 법조계에서는 단골 이슈 중 하나다. 공소장 변경 허가 여부는 해당 사건의 판결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 혐의가 공소장에 추가되면 유죄로 결론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동일성 여부를 재판부가 재량에 따라 결정한다는 점에서 논란 가능성이 뒤따른다.

실제로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 관련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 1심 재판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2013년 10~11월, 법원행정처가 수사팀의 공소장 변경 신청 허가 여부를 검토한 문건을 작성한 것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윤석열 당시 검찰 특별수사팀장은 트위터에서 국정원 직원들이 선거 관련된 글 5만6000여건을 작성했다며 공직선거법 및 국정원법 위반 혐의를 추가해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를 두고 관심이 쏠렸었다.(당시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재판부가 주목한 '범행 일시 변경'=정경심 재판부는 지난 10일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의 공소장 변경을 허가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중요한 내용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당시 재판부가 지적한 변경 사항은 범행 일시, 범행 장소, 범행 방법, 위조 목적, 공범 측정 등 5가지다. 

'정경심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일시를 2012년 9월7일에서 2013년 6월로, 장소는 동양대에서 서초동 피고인 주거지로 변경했다. 범행 방법은 ' 컴퓨터 파일로 표창장을 출력해 총장 직인을 날인했다'에서 '정 교수 아들의 상장을 캡처해 워드문서에 삽입해 그 중 총장 직인 이미지를 붙여 넣었다'로, 위조 목적은 '유명 대학원 진학에서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제출'로 변경했다. 공모자는 성명불상자에서 정 교수의 딸인 조민으로 바꿨다.

법조계에서는 무엇보다 '표창장 위조 시기'가 변경됐다는 점이 재판부가 사실상 별개의 사건(동일성 범위 내에 있지 않음)으로 판단하는데 영향을 미친 주효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입수한 파일을 통해 표창장 위조 시점이 2013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공소장에 다시 반영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월 검찰이 공소시효가 끝날 거라고 판단해서 당시 정 교수를 만료 직전 급히 기소했다. 

검찰이 당시 공소시효 만료를 앞에 두고, 기소를 하지 않았다면 공소시효가 만료된 후 봐주기 수사논란에 직면할 수 있어 서둘러 기소했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 안팎의 시선이다. 할 수 있었다면 당연한 기소였다는 견해다. 

반면 확실하지 않은 공소장 내용으로 억지로 기소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변경된 공소장을 기준으로 하면 공소시효가 1년 정도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검찰이 당시 제대로 사건을 살펴보지 않은채 '무리한 기소'를 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이유다.  

◇결국 핵심은 정경심의 '방어권 행사'=법조계에서는 변경된 내용이 당초 공소했던 사실관계와 동일한 범위를 넘어섰다는 의견과 기본적 공소사실의 변경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 특히 공소장 변경이 정 교수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가져올 수 있느냐를 놓고 판단이 나뉜다.

형법 전문 신민영 변호사(법무법인 예현)는 "공소장이란게 어떻게 보면 결투신청에 비유할 수 있다. 0월 0일 0시에 나와서 총으로 결투하자고 정해놓고 기껏 준비했더니 칼로 결투하자며 엉뚱한 결투방법을 제시하면 낭패를 볼 수 밖에 없다"면서 "동일성을 판단할 땐 사회통념상 동일한 행위냐를 기준으로 하는데 (변경된 공소장은) 시간, 장소, 방법의 차이가 너무나 크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이 추가 수사 내용에 따라 표창장 위조 날짜 등 공소장을 변경하겠다는 입장을 처음부터 밝힌 만큼 기본적 공소사실이 변경된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전직 부장판사 출신인 이충상(62·사법연수원 14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검찰이 지난 9월 6일 정 교수를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할때 (표창장) 위조일시는 앞으로 수사에 따라 변경될 개연성을 내포하고 있었다"면서 "이는 종전보다 내용을 구체적으로 특정했으므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불리하기는커녕 오히려 유리하다"고 반박했다. 다소 불명확한 공소사실을 더 명확히 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 능력을 제고한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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