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문의 02-724-7792

칼럼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잘못하면 큰 손해 본다

[the L]화우의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편집자주외부 기고는 머니투데이 'the L'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문은 원작자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가급적 원문 그대로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이지혜 디자인기자


상속을 받게 될 상속인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내에 가정법원에 포기 신고를 하는 방식으로 상속을 포기할 수 있다.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이란 피상속인이 사망한 사실과 자기가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을 의미한다. 상속을 포기하면 상속으로 인해 일단 상속인에게 귀속되었던 상속재산은 상속이 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포기한 상속인에게 귀속되지 않았던 것으로 된다.

여러 명의 상속인 중 채무초과 상태에 있는 상속인은 자신의 상속지분을 포기하고, 그 지분을 다른 상속인에게 분할 하기로 하는 내용으로 상속인 전부가 참여한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할 수도 있다. 상속재산 분할협의가 성립되면 각각의 상속인이 취득한 재산은 상속이 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분할받은 사람에게 귀속된 것이 된다.

이와 같이 '상속의 포기'와 '상속지분을 포기하기로 하는 내용의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양자 모두 포기한 사람이 상속을 받지 않고, 포기한 상속재산이 상속이 개시된 때에 소급해서 다른 상속인에게 귀속되게 하는 법적 효과가 있다는 점은 동일하다.

그러나 채무초과 상태에 있는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하는 것과 자신의 상속지분을 포기하기로 하는 내용의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으므로 반드시 주의를 요한다.

X가 사망하였고, 부동산을 상속재산으로 남겼다. X의 상속인으로는 처 Y, 성년의 아들 A가 있다. 그런데 A는 사업에 실패하여 채무 초과 상태에 있는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A는 X가 유산으로 남긴 부동산을 일부 상속받더라도 그 채권자들이 그가 받게 되는 상속재산에 대해 강제집행이 들어 올 것을 걱정해서 자신은 상속을 받지 않고 어머니인 Y가 부동산을 전부 상속을 받기를 원하는 경우, A가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상속을 포기하는 것과 Y와 사이에 A는 상속을 받지 않고 Y가 전부 상속받기로 하는 내용의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두 가지 방안이 법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A가 상속 포기를 한 경우에는 A의 채권자들이 A의 상속 포기 사실을 문제 삼을 수 없는 반면, A가 Y와 사이에 그와 같은 내용의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한 경우에는 A를 상대로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제기함으로써, 부동산에 관한 A의 상속지분 2/5에 대해 권리행사를 할 수 있다.

이는 대법원이 사해행위 취소소송의 대상인지 여부에 대해 상속 포기와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완전히 달리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대법원은 상속의 포기는 채권자취소권을 규정하고 있는 민법 제406조 제1항 소정의 ‘재산권에 관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반면,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상속이 개시되어 공동상속인 사이에 잠정적 공유가 된 상속재산에 대한 소유관계를 변경시키는 것으로 그 성질상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이므로 사해행위취소권 행사의 대상이 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세무사 등 상속세 신고 대리인에게 자신은 사정상 상속을 받지 않을 테니 다른 상속인들이 자신의 상속분까지 상속받는 것으로 협의분할 해 처리해 달라고 의뢰하였다가, 당초 의도와 달리 채권자로부터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당해 낭패를 보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된다.

따라서 채무 초과상태에 있는 상속인으로서는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통해 자신의 상속 지분을 포기하고만 말 것이 아니라 민법이 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가정법원에 상속포기 신고를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대법원이 상속 포기와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달리 취급하는 것에는 의문이 있다.

상속 포기와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포기한 상속재산이 상속이 개시된 때에 소급해서 다른 상속인에게 귀속되는 같은 법률효과가 있다. 또 1990년 민법 개정으로 호주상속제가 폐지된 이상 상속 포기를 전적으로 신분적 행위라고 보아 재산권에 관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기도 어려우므로 양자는 모두 재산권에 관한 법률행위로서의 성격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상속인이 어떠한 형식을 선택 했느냐에 따라 양자를 달리 취급하는 것은 이와 같은 양자의 동일한 법적 성격이나 법률 효과 면에서 타당하지 않으므로 향후 대법원의 판례 변경을 기대해 본다.


법무법인 화우의 정재웅 변호사는 조세 관련 쟁송과 자문이 주요 업무 분야다. 그 동안 법인세, 부가가치세, 소득세, 상속증여세, 관세 등 전 세목에 걸쳐 다수의 조세쟁송과 자문사건을 수행했다. 강남세무서, 서대문세무서 등에서 외부위원으로 활동했고, 현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세법률고문을 맡고 있다.

목록
 
모든 법령정보가 여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