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문의 02-724-7792

법 뉴스

뒤늦은 '신천지 명단' 확보…압수수색 안했나, 못했나


정부가 전날 밤 과천 신천지 종회본부로부터 전국 신도 21만2000명의 명단을 넘겨받았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신도 명단을 분석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전수조사 및 검사에 활용할 계획이라 밝혔다.

하지만 '신천지 신도 명단' 확보 과정을 둔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교단 특성상 폐새적이고 비밀스럽기 때문에 '실제 명단' 확보를 통해 사실 여부 확인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천지의 명단 제공을 넋놓고 기다리다가 결국은 '뒤늦은 확보'에 그쳤다는 볼멘소리도 있다.

국내 코로나19 환자는 26일 오전 9시 기준 1146명이다. 신천지와 관련된 것으로 확인된 환자는 전날 기준 597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추가된 환자에 대해선 아직 감염 경로가 분류되지 않은 상태다.



신천지 대구교회 '첫 확진'부터 '명단확보'까지 '일주일'


뒤늦은 '신천지 명단' 확보…압수수색 안했나, 못했나
지난 25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소재 신천지예수교회 교육관에서 소방대원들이 장비를 챙겨 나오고 있다. 경기도는 "신천지 과천교회 신도 가운데 2명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으며 신도명단을 제출하겠다고 했지만 정확한 명단인지 알 수 없어 과천 본사에 대한 강제역학조사에 들어가게 됐다"고 밝혔다./사진=뉴스1


대구 지역의 첫 확진 판정은 지난 18일 발생했다. 31번째 확진자로 신천지 대구 교회에 다니는 신도였다. 이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는 빠르게 확산세를 이어갔다. 현재 대구 지역 확진자는 677명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그는 신천지 대구교회 확진자가 나온 즉시 정부가 발빠르게 대처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명단 확보일인 지난 25일까지의 '일주일 지체'가 방역 구멍이 뚫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얘기다.

신천지 측이 명단을 제공하기 전까지 자발적으로 나선 지자체도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날 신천지 과천 본부를 상대로 긴급 강제조사에 나섰다. 이 지사는 "예배 참석자 중 거주자 2명이 이미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신천지 측이 명단을 제출할 때까지 더 이상 지체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 필요성을 내비쳤다. 박 시장은 전날 서울시 브리핑룸에서 "명단 제출을 거부한다면 압수수색 등 강제적인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명단을 확보해줄 것을 정부와 경찰에 건의한다"고 했다.

신천지 측이 제공한 명단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금이라도 강제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가족에게도 신도 여부를 잘 알리지 않는 교단 특성상 이들이 제공한 명단을 100%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압수수색 안 했나, 못 했나…"쉽지 않았을 것"


뒤늦은 '신천지 명단' 확보…압수수색 안했나, 못했나
서울시가 서울 소재 신천지교회 폐쇄 조치를 내린 지난 21일 서울 신천지 영등포교회에 적막이 흐르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정부가 재빠르게 신천지 신도 명단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했을까. 법조계는 섣불리 압수수색에 나서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 본다.

정부가 압수수색 등 강제수단을 동원하기 위한 근거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법)의 벌칙 조항에 있다.

감염병법 제18조 3항은 '누구든지 질병관리본부장이나 지자체장이 실시하는 역학조사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방해·회피하는 행위 △거짓 진술·자료 제출 행위 △고의적으로 사실을 누락·은폐하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하지만 법조계는 현실적으로 '신천지 측이 명시적으로 협조적인 모습을 보여온 점'과 '거짓된 자료를 제출한 정황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압수수색이 진행되긴 쉽지 않다고 본다. 또 신천지 신도 개개인의 '불성실한 조사 태도'가 드러나더라도 이를 '전체 명단'으로 확대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필우 변호사(법무법인 콤파스)는 "집단적으로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회피하고 있는 행위가 드러나야 한다"면서 "'거짓말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 그것을 거짓으로 제출하거나 숨기는 행위가 있는 것'은 엄연히 다른 것"이라 했다.

수사기관이 자발적으로 수사권을 발동하기도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수사기관이 나선다면 죄형법정주의(어떠한 행위가 사회적으로 비난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법률로 규정돼 있을 때만 범죄로 규정하는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는 의미다.

임지석 변호사(법무법인 해율)는 "판례상 에이즈 등 감염병을 옮긴 사람에 대해 고의성을 증명하기도 어렵지만, 고의적이라 하더라도 상해죄 등이 성립하기 쉽지 않다"며 "사회적으로 전염병 확산의 중심에 신천지가 있다는 인식이 성립한다고 해도 이를 위법하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공유트위터 공유
목록
 
모든 법령정보가 여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