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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한명숙 사건' 위증교사 의혹…진상조사 시작되나


꺼지지 않는 '한명숙 사건' 위증교사 의혹…진상조사 시작되나
11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한명숙 전 총리가 조문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뇌물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선고를 확정받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당시 검찰 수사팀 간의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한 전 총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수사팀이 증인들에게 허위로 진술을 시켰는지 여부다.



한명숙 전 총리 재판 증인 "검찰의 위증 교사 있었다"



한 전 총리 재판 당시 증인으로 법정에서 진술했던 A씨는 지난 4월초 법무부에 '조사 과정에서 검찰의 위증 교사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정을 냈다. 해당 진정은 절차에 따라 대검찰청으로 이송됐다. A씨는 한 전 총리에게 9억원의 뇌물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가 이를 번복한 한신건영 전 대표 고(故) 한만호씨의 구치소 동료 수감자로 알려졌다.

A씨의 이같은 진정은 최근 이어지는 보도와 무관하지 않다. 뉴스타파는 얼마 전 한씨의 비망록을 공개했는데, 거기에는 한씨가 검찰의 추가 기소를 두려워해 검찰 조사 때는 '한 전 총리에게 돈을 건넸다'고 진술했다가 법정에서 이를 번복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당시 한씨는 실제로 법정에서 진술을 뒤집었지만 A씨 등 동료 수감자 2명이 증인으로 나와 한씨가 '검찰에서 한 진술이 맞지만 법정에서 뒤집겠다'는 말을 한 사실이 있다고 증언해 한씨 진술의 신빙성이 크게 떨어졌다. 그랬던 A씨가 선고 후 9년이 지난 지금 입장을 바꿔 당시 수사팀으로부터 위증 교사가 있었다는 주장을 하고 나선 것이다.

이보다 앞서 한씨의 또다른 구치소 동료 수감자인 B씨도 뉴스타파와 인터뷰에서 당시 검찰이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B씨는 한씨가 검찰에서 허위 진술을 했는데 그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며 자신에게 도움을 청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한씨를 돕고자 2010년 8월말 자신이 나가 조사받던 검사실의 검사에게 한씨의 이야기를 전달했다고 했다.

그러나 B씨는 이후 오히려 검찰로부터 아들과 조카를 별건으로 수사하겠다며 협박을 당했고 다른 수감자들과 함께 한씨의 진술을 뒤집기 위해 허위 증언을 하도록 유도당했다고 밝혔다. 한씨가 2010년 12월 법정에서 진술을 뒤집자 수사팀이 동료 수감자들을 이용해 한씨 진술 신빙성을 떨어트렸다는 것이다. B씨는 최종 증인에서는 배제됐으나, 당시 수사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모해위증교사 등의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다.



검찰 "사실과 다른 명백한 허위 주장"




한편 이같은 논란이 일자 검찰은 당시 수사팀 이름으로 즉각 반박에 나섰다.

먼저 A씨의 위증 교사 의혹 제기에 대해선 "객관적 사실과 명백히 다른 허위 주장"이라면서 "수사팀은 절대 회유해서 증언을 시킨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A씨는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진술했고 그 자세한 내용은 증인신문조서에 모두 기재돼 있다"고 덧붙였다.

또 "증인신문조서에는 수사팀은 모르고 A씨만 알 수 있었던 내용, A씨가 한씨와 대질하는 과정에서 한씨의 허위 주장을 강하게 반박하는 내용, 자신이 자발적으로 진실을 말한다는 내용 등 다수 기재돼 있다"면서 "A씨의 증언이 자발적인 것으로 사실에 부합한다는 것은 증인신문조서만 한번 읽어보면 누구라도 쉽게 알 수 있다"고 했다.

B씨에 대해서도 검찰은 "B씨는 한 전 총리에 대한 재판 당시부터 지금까지 장기 수감 중인 사람으로서 당시에도 진술이 과장되고 황당했다"면서 "신뢰할 수 없는 사람으로 판단해 당시 증인신청도 하지 않았던 것. 명백한 허위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꺼지지 않는 '한명숙 사건' 위증교사 의혹…진상조사 시작되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7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추미애 장관 "수사기관이 증인 회유 협박"…'한명숙 사건' 재조사 시사



검찰의 이같은 해명에도 논란의 불씨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까지 나서 재조사를 거론하기도 했다.

지난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추 장관은 한 전 총리 사건에 대해 "이미 확정판결이 있다"면서도 "사망한 증인이 남긴 방대한 비망록을 보면 수사기관이 고도로 기획해 수십차례 수감 중인 증인을 불러 협박, 회유한 내용으로 채워진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과거 수사 관행에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국민은 이해하고 있다"며 "어제의 검찰과 오늘의 검찰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개혁의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또 추 장관은 지난 29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한 전 총리 사건을 언급하며 "사회적인 문제가 된다고 언론이 문제를 제기한 만큼 검찰 수사방식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비망록에 따르면 검찰은 증인을 70여차례 이상 불러 조사했는데 조서 작성은 5회에 불과하다"면서 "그 많은 과정은 검찰의 기획대로 끌고 가기 위해 말을 맞추는 과정이었다는 의혹이 있다"고 했다.

이어 "검찰도 '과거사 진상조사위'를 꾸려 문제의 소지가 있었던 사건을 다시 들여다본 적이 있다"면서 "검찰 조직을 지휘하고 있는 입장에서 한 전 총리 사건도 예외없이 한번 진상조사는 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법조계 "장관이 확정판결까지 난 사안을 너무 쉽게 이야기"




법조계에서는 법무부 장관이 이미 확정판결이 있음에도 너무 쉽게 이야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검찰 수사에 문제가 있거나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면 형사소송법에 정해진대로 재심을 청구하면 될 것"이라면서 "확립된 절차가 있음에도 계속해서 언론 등을 통해 여론 플레이를 하는 것은 법무부 장관으로서 바람직한 태도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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