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문의 02-724-7792

법 뉴스

이재용 "시민에게 기소 판단받겠다"했는데 檢 영장 청구…"정당 권리 무력화"


이재용 "시민에게 기소 판단받겠다"했는데 檢 영장 청구…"정당 권리 무력화"
2박 3일 간의 중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오후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전격적으로 청구했다. 이 부회장 측이 수사 적법성을 판단받겠다며 검찰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한지 이틀 만이다. 수사팀은 구속영장 청구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검찰 수뇌부 일각의 입장에도 '삼성 봐주기 수사는 안된다'며 영장 청구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 관철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검찰총장 역시 대기업에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사법처리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며 수사팀의 손을 들어줬다는 후문이다.

이 부회장은 2년 4개월 만에 다시 구속 갈림길에 서게 됐다. 두 차례 검찰 소환 조사에서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던 이 부회장은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 기소 여부와 수사의 적절성을 시민에게 판단받겠다고 요청한 상황이다. 수사심의위 절차를 앞두고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란 강공을 밀어붙이자 "강한 유감의 뜻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재용 "시민에게 기소 판단받겠다" 요청하자마자


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복현)는 이날 오전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 김종중 삼성전자 전략팀장(사장)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행위, 주식회사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위증 등 혐의를 적시했다.

1년 6개월 간 수사를 진행해왔던 수사팀은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신병확보를 통해 공판 과정에서까지 수사 동력을 살리는 구속기소 필요성을 주장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계부정이란 사안의 중대성이나 불법 승계의 최대 수혜자로서 이 부회장의 법적 책임 등을 고려할 때 신병확보 없이 불구속 기소하는 것은 다른 사안과의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취지에서다.

검찰 수뇌부 일각에서는 신중론이 감지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개입했다는 결정적 '물증'이 부족하다고 보고 이 부회장의 신병을 확보하는 시도가 무리한 수사란 비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수사팀은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고 사법처리 방향을 결정하게 되면 검찰이 '삼성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며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이냐'고 강하게 영장 청구 필요성을 밀어붙였다고 한다. 여기에 윤 총장 역시 동조 입장을 보이며 최종적으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결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검찰총장이 결단을 내린 이상 조금이라도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이 부회장 측이 검찰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한 것과 별개로 신병 확보에 대한 수사 절차는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의지에서다. 구속영장 청구 여부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논의될 수 없고 이는 수사의 자율성을 보장해 균형을 맞추기 위한 조치이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는다는 판단도 했다.

이재용 "시민에게 기소 판단받겠다"했는데 檢 영장 청구…"정당 권리 무력화"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3일 국민연금공단과 삼성물산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은 국민연금이 지난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의 기업 가치를 의도적으로 높게 책정했다고 보고 있다. 사진은 이날 압수수색이 진행중인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옥. 2019.9.23/뉴스1






이재용 측, 즉시 반발…"정당한 권리 무력화"


이 부회장 측은 즉시 문제제기에 나섰다. 수사심의위 심의신청을 접수한 상황에서의 영장 청구는 정당한 권리를 무력화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재용 부회장 등의 변호인단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서울중앙지검 시민위원회의 안건 부의 여부 심의절차가 개시된 상황"이라며 강한 유감의 뜻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전격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전문가의 검토와 국민의 시각에서 객관적인 판단을 받아보고자 소망하는 정당한 권리를 무력화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라 주장했다.

검찰의 '과잉수사'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문제제기했다. 변호인단은 "이 사건 수사는 1년 8개월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50여 차례 압수수색, 110여명에 대한 430여회 소환조사 등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강도 높게 진행돼 왔다"며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그룹은 경영 위기 상황에서도 검찰의 수사를 묵묵히 받아들이면서 성실하게 수사에 협조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가 사실상 종결된 시점에서 이재용 부회장 등은 검찰이 구성하고 있는 범죄혐의를 도저히 수긍할 수 없었다"며 "국민의 시각에서 수사의 계속 여부 및 기소 여부를 심의해달라는 의미로 수사심의위 심의신청을 접수했던 것"이라 설명했다.

아울러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사심의위 절차를 통해 사건 관계인의 억울한 이야기를 한 번 들어주고 위원들의 충분한 검토와 그 결정에 따라 처분했더라면 국민들도 검찰의 결정을 더 신뢰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구속 갈림길…검찰, 삼성 수사 무더기 기소하나


검찰이 이 부회장에 구속영장을 청구함으로써 이 부회장을 다시 한번 피고인으로 법정에 세우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이와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는 삼성 전현직 사장단의 '무더기 기소'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구속영장이 청구된 최 전 실장과 김 사장 외에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와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등이 검찰의 기소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검찰의 사법처리 대상은 늘어날 수 있다. 검찰은 이번 구속영장 청구에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제외했지만 이 부회장의 신병 확보를 통해 해당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려 할 것으로 관측된다.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검찰이 이 부회장에 대해 유죄를 단정하고 무리한 수사를 펼쳤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 이 점은 부담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사태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검찰이 자칫 경제 전체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기업 총수의 사법처리 문제에 지나치게 강경 모드로 나서고 있다는 여론도 커질 수 있다.

검찰 수사심의회 결과도 검찰 수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법조계와 재계에선 이 부회장 측이 수사심의회 심의를 통해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는 효과를 노릴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에서부터 4년 이상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과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받아왔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도 검찰이 사실상 유죄를 단정하고 시작한 수사라는 비판을 제기해왔다.

2018년 말부터 합병과 분식회계 수사와 관련해 삼성 임원 30여 명이 무려 100여 차례나 검찰에 소환됐다는 점에 대해서도 '과잉수사'라는 논리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으로 불붙기 시작한 검찰의 수사 관행 문제점과도 연결되는 지점이다.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수사과 검찰권 남용이라는 시각에서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는 사실규명을 위한 '핀셋 수사'가 아닌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려 파헤치는 '해부 수사' 수준"이라며 "이로 인해 이 부회장과 삼성의 경영 상황이 너덜너덜해진 상태"라고 말했다.

목록
 
모든 법령정보가 여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