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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대법관 후보'에 의견낼 수 있다고?


나도 '대법관 후보'에 의견낼 수 있다고?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1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양도소득세 등 경정거부처분취소 등에 관한 전원합의체 선고를 시작하고 있다. 2020.6.18/뉴스1



대법원 판결로 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대법관 인사가 '국민천거'라는 '공개 오디션'으로 이뤄지고 있어도 정작 법조인 외에 일반 국민의 관심이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는 9월 퇴임하는 권순일 대법관 후임자 임명을 위한 제청대상 후보군이 30명으로 압축돼 대법원은 이들에 대한 일반 국민 의견을 제출받고 있다.

다음달 1일 종료되는 의견제출 기간 중, 후보군에 오른 법조인에 대한 의견이 있으면 비공개 서면으로 자유롭게 제출하면 된다.

공개적으로 국민 의견을 받는 절차는 2015년 부터 시작됐다. 그 전엔 공개 검증없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내에서만 검증과 추천이 동시에 이뤄졌다. 그러다 2015년 1월 박상옥 대법관 추천과정 중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수사검사 경력이 걸러지지 않아 부실검증 논란이 일었다. 이를 계기로 후보군 명단 공개를 통해 전 국민에게 의견을 묻는 절차가 보완됐다.


국민 누구나 후보 천거할 수 있지만 '무관심'…실제론 법조인끼리 자·타천


대법관 임명절차는 '천거(薦擧)'로 시작된다. '천거'는 대법관추천위에서 최종 후보군을 3배수 정도로 압축하는 단계인 '추천'과 구분된다. 개인이나 기관, 단체 등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런데 실제로는 대한변호사협회, 지방변호사회, 시민단체, 민변 등 변호사모임, 법원노조 등이 적극적으로 천거한다. 대법원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서식에 맞춰 제출하기만 하면 되지만 법조계 밖에선 시민단체 외엔 비법조인에 의한 일반 천거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게 정론이다.

현재 진행중인 후보군에 대한 의견제출도 마찬가지다. 국민 누구라도 후보군 법조인에 대한 긍정적 혹은 부정적 의견을 접수하면 되지만 실제 접수되는 의견은 많지 않다. 천거와 의견제출 내용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규칙'에 의해 비공개다.

이를 이용해 일부 법조인은 '사실상' 자천을 타인 명의로 하기도 한다. 자천(自薦)은 불가능 하지만 타천(他薦)에는 제한이 없다. 게다가 대법원에서 1차 단계인 천거에선 전혀 거르지 않는다.

몇년 전 대법원에 본인이 피고인으로 기소된 형사사건이 상고돼 있던 한 법조인이 두 차례 이상 자신의 이름을 타인 명의로 천거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있기도 했다. 대법관 후보군엔 어울리지 않는단 평가가 나올 인물이었음에도 연속 천거됐고 공교롭게 형사사건 심리 기간과 맞물려 있었기 때문이다.

후보군에 들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은 있다. 법조 경력 20년 이상의 45세 이상인 자다. 따라서 이 요건만 된다면 법조인은 '자기 홍보용'으로 대법관 후보군에 '타천'형식을 빌려 스스로 들어갈 수도 있다.

최소 20년 이상 경력 법조인들은 누구나 대법관 후보군에 오를 수 있지만, 후보군에 천거됐다고 대법관에 어울리는 경력과 능력을 갖췄다고 볼 순 없다.

나도 '대법관 후보'에 의견낼 수 있다고?
이지혜 디자인기자.





'신상털기' 국회 청문회 무서워 '고사' 하기도


대법원은 천거된 명단에서 공개 심사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에는 명단에서 제외시킨다. 따라서 현재 천거된 30명은 모두 대법관 추천을 위한 심사절차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법관후보추천위가 천거된 후보군 중에서 제청인원(권순일 대법관 후임은 1명)의 3배수를 고르는 과정과 근거는 비공개다. 이에 대해선 시민단체에선 후보추천위 회의 내용과 절차 그리고 천거인과 피천거인 모두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다만 대법원은 개인·단체가 의도를 갖고 특정인을 밀기 위해 여론전을 펼치거나 혹은 낙천을 위해 고의로 천거하는 등의 상황을 막기 위해 비공개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대법관 임명제청 후보가 결정되면 국회에서 인사청문회 절차가 있다. '신상털기' 청문회를 걱정해 후보군에 천거되더라도 본인이 고사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특히 변호사 경력이 오래 된 경우엔 대형 로펌에서 일했거나 고액의 수임료를 받았는 경력이 있으면 청문회에서 드러날 수 있고, 수임사건도 공개될 수 있어 부담을 느끼는 법조인들이 많다. 사회적으론 '공익'에 앞장 선 것으로 평가받는 법조인도 청문회에서 공개하기 부담스러운 자산 형성과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권순일 대법관 후임 임명절차에선 65명이 피천거됐지만 35명이 고사해 30명만 후보군에 포함됐다. 천거된 법조인 중 과반 이상이 심사에 부동의한 셈이다.

대법관은 '판사의 꽃'이지만 수십명 중 단 한 명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들러리를 서고 싶지 않거나, 명단에 포함되는 것 자체로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는 얘기다.

권 대법관 후임 임명 절차에서 1차 후보군에 오른 30명 중 현직 판사는 23명, 변호사는 4명, 교수는 2명, 전직 검사는 1명이다. 여성은 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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