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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잡한 보고서, 근거도 철학도 없다"... 직제개편안 檢 반발

법무부가 내놓은 '검찰청 직제개편안'에 대한 검사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검찰 내부망에는 전날 법무부가 대검찰청에 통보한 검찰 직제개편안을 두고 여러 비판글이 올라오고 있다. 법무부의 직제개편안에는 △대검 반부패강력부·공공수사부·과학수사부 등 차장직위 폐지 △형사부 업무시스템 재정립(공판준비형 검사실로 개편 등) △직접수사 체계 개편 △공판부 기능 확대 등을 내용이 담겼다.



"조잡한 보고서…어떤 데이터를 바탕으로 했는가"


"조잡한 보고서, 근거도 철학도 없다"... 직제개편안 檢 반발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사진=뉴스1


정유미 대전지검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질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검찰내부망에 올렸다. 정 부장검사는 "조잡한 보고서로 전국 일선 청 검사들의 시간을 낭비하게 하고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했다"며 직제개편안에 대한 의문들을 적었다.

정 부장검사는 △공판준비형 검사실 개편 △전담별 전문사건 전담 처리 △공판부 기능 강화 및 확대 △이의제기 송치 사건 전담부 △인권 수사협력팀 운영 등 19개의 질문을 올렸고 법무부 측의 답변을 요구했다. 직제개편안에 대한 구체적 설명과 근거를 요구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정 부장검사는 "질문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오지만 그것보다 더 크게 나오는 것은 탄식"이라며 "개편안을 보면서 마치 따귀를 맞은 듯 모멸감을 느끼는 것은 저만의 감정이 아닐 것"이라 했다.

이어 "제대로 된 조사도 연구도 없이 아무렇게나 막 뒤섞어 판을 깨 놓으면서 '개혁'이라 위장하려 들지 말아달라"며 "지금 이렇게 검찰을 망가뜨려 놓으면 결국 피해는 국민들의 몫이 된다"고 덧붙였다.

정 부장검사는 법무부의 직제개편안이 담긴 보고서에 책임주체가 명시돼 있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그는 "뒷일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인가"라 반문했다.



"아무런 연구나 철학적 고민 없어"…쌓이는 댓글


전날에는 차호동 대구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검사(사법연수원 38기)가 쓴 '직제개편안의 가벼움'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차 검사는 글에서 법무부가 형사공판부를 강화하겠다며 내놓은 직제개편안에 대해 "아무런 연구나 철학적 고민없이, 공판 분야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이 만들어진 개편안"이라고 비판했다. 차한성 전 대법관의 아들인 차 검사는 지난해 대검 공판송무부에서 근무한 바 있다.

법무부의 개편안에는 공판부 기능 확대의 방향으로 '1재판부 1검사제'가 제시됐다. 현재 공판검사 1인의 평균 재판부 수는 1.8개로, 공판준비에 필요한 시간이 물리적으로 부족하고 공판 업무를 지원하는 인력도 부족하다는 취지가 담겼다. 또 '공판검사실의 업무 부담이 형사부에 미치지 못한다'며 형사부 인력과 함께 일부 업무도 넘겨야한다는 제안도 포함됐다.

"조잡한 보고서, 근거도 철학도 없다"... 직제개편안 檢 반발

차 검사는 "1검사 1재판부는 검사 1명이 공판에서 담당해야 할 업무가 더욱 풍성하고 다양해져야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해야 한다"면서 "(법무부의) 현재 1인이 재판부 1.8개를 담당해서 공판 준비에 필요한 시간이 물리적으로 부족하다면서 '형사부보다 일이 적은 건 맞으니 형사부 업무로 보충해보자'는 의견은 어떠한 철학적 고민의 산물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어 "공판검사실 업무 부담이 형사부에 미치지 못한다는 건 어떠한 실증적 데이터에 기반한 것이냐"면서 "공판부 검사가 해야 할 업무와 정체성은 무엇인지, 특히 개편안이 말하는 조서 없는 공판준비형 검사실 시스템에서는 특히 어떠한지 한 번이라도 깊은 고민을 해봤다면 개편안과 같은 표현은 도저히 나올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검사 1재판부는 단순히 검사 1명이 맡는 재판부를 1개로 줄이는 데서 출발해선 안 된다. 단순히 물리적인 업무 부담이 줄어들면 공판부 기능이 확대될까"라며 전문 공판검사 배치의 필요성에 대한 고민이나 국민참여재판 무죄율 상승세의 이유, 검찰조서 증거능력 제한 등 변화하는 상황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차 검사의 글에는 댓글이 연이어 달렸다. '제도를 만드는 사람들이 형사부와 공판부 업무를 정말 쉽게만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에 자괴감이 든다', '현실과 동떨어진다', '철학적 배경이 없어 어디서부터 논의해야 할지 막막하다', '깊이있는 이해와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등 공감을 표하는 댓글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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